
나머지 90%의 약 4배 수준[더팩트|윤정원 기자] 서울 아파트 월세시장의 양극화가 극심해지고 있다. 아파트 거래가격 상위 10%와 나머지 90%의 가격차는 갈수록 벌어지는 추이다.
16일 직방에 따르면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월세거래가격 상위 10%의 평균은 2020년 기준 238만1000원이다. 나머지 90%(61만2000원)의 3.89배 수준이다. 2011년 월세 실거래가가 공개된 이후 가장 큰 격차다.
서울 상위 10% 월세 평균가격은 △2018년 232만2000원 △2019년 230만6000원 △2020년 238만1000원 등으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하위 90%는 △2018년 65만 원 △2019년 65만2000원 △2020년 61만2000원 등으로 낮아졌다.
지난 7월 새 임대차법 시행 전후로 2020년 서울 아파트 월세거래가격을 분석한 결과 상위 10%는 시행 이전(1월~7월) 215만3000원에서 시행 이후(8월~11월) 240만3000원으로 크게 늘었다. 반면 하위 90%는 62만2000원에서 58만3000원으로 오히려 낮아졌다. 양쪽 그룹의 월세가격이 상반된 움직임을 보이면서 격차는 시행 이전 3.46배에서 시행 이후 4.12배로 확대됐다.
월세가격 상위 10%와 하위 90%의 평균 보증금은 2011년~2016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2016년에는 하위 90%의 평균 보증금이 2억365만 원으로 상위 10% 1억9445만 원에 비해 높게 형성되기도 했다.
하지만 2017년부터 하위 90%의 보증금이 낮아지고 상위 10%의 보증금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격차가 커지고 있다. 2020년 상위 10%의 평균보증금이 2억6127만 원, 하위 90%가 1억7423만 원으로 조사되면서 차이는 8704만 원까지 벌어졌다. 상위 10%는 월세와 보증금이 같이 높아지는 모습을 보였으나 하위 90%는 보증금이 낮아지면 월세는 약간 높아지는 반비례 관계가 나타났다.
고가 아파트 매매시장이 강남3구를 벗어나 서울 전방위로 확산되는 것과 달리 아파트 고가 월세시장은 강남3구로 다시 회귀하는 분위기다. 서울 월세거래가격 상위 10%는 2011년 강남3구가 75.7%의 비중을 차지했으며, 이후 2016년까지 비중이 꾸준히 감소하면서 57.3%까지 줄어들었다. 그러나 2017년(59.2%)부터 다시 비중이 늘었다. 2018년은 63.8%, 2019년은 65.8%까지 올랐다. 다만 2020년 들어 비중이 소폭 감소하면서 63.2%로 조사됐다.
신규 아파트 공급이 늘어나면서 신흥 고가 아파트 매매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의 상위 10% 거래비중은 2011년 10.5%에서 2017년 20.7%까지 증가했으나 2018년에도 전년과 같은 20.7%에 머물렀고, 2019년부터 19.7%로 다시 감소했다. 2020년에도 19.7%로 집계됐다.
그외 서울 지역도 2016년(22.15%)까지는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지속했으나 △2017년 20.11% △2018년 15.45% △2019년 14.53% 등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올해 들어서만 17.14%로 소폭 반등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월세시장의 양극화와 지역적 편중 현상은 더 강화될 수 있다. 고가 월세를 지불할 수 있는 수요가 한정된 만큼 일반적 임대차시장과 분리돼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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