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은행'이 실적 견인…비은행 계열사 명암 엇갈려[더팩트ㅣ정소양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3년 연속 2조 원이 훌쩍 넘는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005년 지주 설립 이후 최대 실적이다. 일각에서는 높아지는 은행 의존 현상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연간 연결당기순이익이 전년(1750억 원) 대비 7.8% 증가한 2조 4084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05년 12월 지주 설립 이후 최대 실적이다. 이로써 하나금융은 2017년 연간 순이익 2조 원을 돌파한 후 3년 연속 2조 원대 순이익을 달성했다.
하나금융의 최대 실적은 핵심 자회사인 하나은행이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전년 대비 3.4% 증가한 2조1565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하나금융 전체 순이익의 89.5%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이자 이익(5조4140억 원)과 수수료 이익(8864억 원)을 합친 은행 핵심이익도 2.7% 늘어난 6조3004억 원에 달했다. 중소기업 대출도 전년 대비 10.3% 증가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7월 지분 15%를 인수한 베트남 BIDV 은행 투자 관련 파생이익으로 2280억 원을 거뒀다.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로 주목받고 있는 베트남의 최대 은행에 유일한 전략적 투자자로 진입한 만큼 앞으로 BIDV로부터의 이익 기여도는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일각에서는 하나금융그룹의 은행 의존도가 더욱 높아졌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나은행을 제외하고는 순이익을 뒷받침할 만한 계열사가 없다는 것이다. 신한금융이나 KB금융 등 다른 금융지주가 은행 외에도 카드, 저축은행 등이 순이익을 뒷받침하면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모습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가맹점수수료 인하의 직격탄을 맞은 하나카드는 연간 당기순이익이 563억 원으로 전년보다 47.2% 급감했다. 하나캐피탈은 1078억 원, 하나저축은행은 161억 원으로 모두 전년 대비 감소한 순이익을 보였다.
하나금융투자와 하나생명의 당기순이익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금융그룹의 하나은행 의존도를 낮추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금융투자의 연간 당기순이익은 2803억 원으로 전년보다 84.3% 급증했다. 하나생명은 2018년보다 21.3% 증가한 237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투자의 그룹 내 이익 기여도가 확대되고 있지만, 은행을 뒷받침할 만한 '캐시카우'가 되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며 "은행 의존도를 낮추고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해 힘써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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