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병문 기자] 토요타코리아가 야심차게 내놓은 스포츠카 '토요타 GR 수프라(이하 수프라)'의 초도 물량이 완판되면서 지난해 7월부터 이어진 일본차 불매운동이 수그러든 게 아니냐는 말이 돈다. 하지만 수프라의 초도 물량이 30대에 불과한 소량인 데다가 온라인에서는 여전히 일본차 불매 여론이 뜨거워 시장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토요타코리아는 지난 21일 BMW와 합작으로 만든 스포츠카 수프라를 국내에 출시했다. 국내 판매 가격은 7380만 원으로 책정됐다.
1978년 탄생한 수프라는 토요타를 대표하는 스포츠카로 개성 넘치는 디자인과 강력한 동력성능, 그리고 튜닝이 용의하다는 강점 등으로 전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도 다수의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수프라는 2002년 단종됐지만 토요타가 BMW와 손잡고 새롭게 출시하게 됐다. 토요타가 수프라의 디자인과 기획을 맡았고 BMW는 엔진을 담당했다. 수프라는 직렬 6기통 3.0ℓ 트윈 스크롤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51.0kg·m을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걸리는 시간은 4.3초다.
토요타코리아는 수프라의 초도 물량이 하루 만에 동이 났다고 밝혔다. 일본차 불매 운동이 잠잠해졌다고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수프라의 초도 물량은 30대, 극소량이라는 점에서 단정할 수 없다.
토요타코리아는 물량 확보가 어려워 초도 물량이 적은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 수입차 관계자는 "수요가 많지 않은 스포츠카를 통해 일본차 불매 운동 분위기를 살피는 모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차 불매 운동 분위기는 온라인에서 여전히 뜨겁다. 토요타코리아가 수프라를 출시 직전인 지난달 31일 '컴백! GR 수프라 매력 파헤치기'라는 동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영상에는 토요타코리아 관계자와 자동차 전문가 등이 출연해 수프라의 장점을 알리는 내용이 담겨있다.
해당 영상은 10만 조회수(30일 정오 기준 10만9534회)를 기록해 수프라에 대한 관심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영상을 보고 '좋아요' 버튼을 누른 누리꾼은 426명이며, '싫어요'를 누른 누리꾼은 1575명으로 나타난다.
댓글을 살펴보면 대다수의 누리꾼이 "이런 시기에 일본차는 안산다"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수프라의 상품성에 대한 의견은 찾아보기 어렵고 불매 운동이 지속되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다.
수입차 관계자는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은 지난해 불매 운동을 극복하기 위해 파격적인 할인 판매를 했다. 할인 판매로 재고를 털어낼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분위기를 반전할 계기가 없다면 올해도 고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토요타 판매량은 1만611대로 전년 대비 36% 고꾸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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