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스마트폰 쇼크' 어깨 무거운 권봉석 LG전자 사장 'CES'선 TV 집중
  • 이성락 기자
  • 입력: 2019.01.10 00:00 / 수정: 2019.01.10 00:00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가 지난해 4분기 2000억 원대 이상의 적자를 낸 것으로 관측된다. 적자 폭이 커지면서 사업 회복 임무를 받고 취임한 권봉석 LG전자 MC사업본부장 겸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장(사장)의 어깨가 더욱더 무거워졌다. /더팩트 DB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가 지난해 4분기 2000억 원대 이상의 적자를 낸 것으로 관측된다. 적자 폭이 커지면서 '사업 회복' 임무를 받고 취임한 권봉석 LG전자 MC사업본부장 겸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장(사장)의 어깨가 더욱더 무거워졌다. /더팩트 DB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내리막 흐름…권봉석호 본격 출항 다음 달[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권봉석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장 겸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장(사장)의 어깨가 점점 더 무거워지고 있다.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이 회사 전체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19'가 진행되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MC사업본부 수장으로 첫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권 사장은 아직 스마트폰보단 기존 TV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전날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75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89.9%, 지난해 동기 대비 79.5%나 줄어든 수준으로, 시장 전망치(3000억 원대)에도 한참 못 미치는 '어닝 쇼크'다. LG전자 수익성이 급격하게 떨어진 이유로는 MC사업본부의 적자 폭 확대가 꼽힌다. 이날 사업본부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는 MC사업본부가 지난해 4분기 2000억 원대 적자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MC사업본부의 적자가 3000억 원 후반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MC사업본부가 LG전자 전체 실적을 깎아내리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적자 폭이 줄어들 것이란 기대감이 다시 꺾인 점이다. 지난 2017년 3753억 원까지 늘어났던 영업손실 규모는 이후 2132억 원, 1361억 원 등을 나타내며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해 2·3분기 각각 1854억 원, 1463억 원을 나타낸 뒤 4분기에 다시 손실 폭이 대폭 커졌다. MC사업본부는 벌써 15분기째 적자 상태다.

5개의 카메라를 장착해 기대를 모았던 LG전자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V40 씽큐'의 판매가 부진한 데다 신제품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이 증가해 적자 폭이 커진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업계는 스마트폰 시장 자체가 침체에 빠지면서 LG전자가 회복의 기회를 잡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스마트폰 시장 '승자'로 불리는 삼성전자와 애플도 최근 위축된 시장 탓에 부진을 겪고 있는 중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 LG전자의 부진이 제품력·시장 대응력에서 비롯됐다면, 지금은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입지를 회복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CES 2019가 진행되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MC사업본부 수장으로 첫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권봉석 사장은 아직 스마트폰과 관련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사진은 LG전자가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V40 씽큐. /남용희 기자
'CES 2019'가 진행되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MC사업본부 수장으로 첫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권봉석 사장은 아직 스마트폰과 관련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사진은 LG전자가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V40 씽큐'. /남용희 기자

지난해 연말 인사를 통해 MC사업본부 수장이 된 권 사장의 어깨가 더욱더 무거워지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사업을 기존대로 끌고 가기엔 타격이 크고, 변화를 시도하기엔 성장이 둔화된 시장 탓에 활로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사업을 이끌게 된 것이다. 앞서 LG전자는 MC사업본부의 부진이 이어지자 황정환 부사장을 취임 1년 만에 권 사장으로 교체했다. 권 사장에게 일종의 구원투수 역할을 주문한 셈이다. 권 사장은 스마트폰 사업과 함께 기존 TV 사업도 함께 이끌고 있다.

LG전자 내부적으로 권 사장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회사는 경영 능력이 뛰어난 권 사장을 어려운 스마트폰 사업에 변화를 일으킬 적임자로 보고 있다. 권 사장에게 스마트폰 사업을 맡길 당시 LG전자는 "올레드 TV 성공 체험과 1등 DNA를 MC사업본부에 이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권 사장 취임 이후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에 일어난 변화는 아직 없다. LG전자는 사후지원을 강화하는 등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오래 써도 좋은 폰'이라는 점을 알리기 위한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권 사장은 'CES 2019'에서도 스마트폰 사업과 관련해 눈에 보이는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앞서 업계는 한달 동안 업무 파악에 주력한 권 사장이 MC사업본부 수장으로 소화하는 첫 공식 일정인 'CES'에서 스마트폰 사업과 관련된 새로운 전략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권 사장은 이날 현장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도 스마트폰과 관련된 언급을 피하고 TV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권 사장의 스마트폰 사업 전략 발표는 다음 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신제품 공개와 함께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사업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등 LG전자가 당면한 문제와 큰 틀에서의 전략적 변화에 대해서는 권 사장보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먼저 언급할 가능성이 크다. 조 부회장은 10일 오전 8시 'CES 2019' 현장에서 새해 첫 기자간담회를 진행한다. 조 부회장은 지난해 'CES 2018'에서도 스마트폰 제품 출시 시기와 브랜드 교체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브랜드 교체 및 통합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지난해 LG전자는 실제로 제품 출시 시기를 변경해 경쟁사 제품과 정면 대결을 하지 않는 전략을 펼쳤다. 올해는 LG전자가 5G 도입을 계기로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는 만큼 5G 스마트폰과 관련된 내용이 언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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