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딱지 분유' 논란에 정면 대응 나선 '남양유업'[더팩트|세종시=이진하 기자] '코딱지 분유' 의혹으로 곤혹을 치렀던 남양유업이 일등 품질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세종 분유공장을 공개했다.
22일 오전 서울에서 차로 약 2시간 거리인 남양유업 세종 분유공장에 갔다. 이곳은 분유·이유식·커피믹스·발효유·치즈·크리머 등을 생산하는 남양유업의 핵심 전초기지다. 세종시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만으로 지난해 약 4000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남양유업이 세종공장을 공개하게 된 배경은 지난달 29일 불거진 '코딱지 분유' 논란 때문이다. 남양유업 측은 당시 논란이 일자 "최신 분유 설비와 생산과정을 보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제조 공정상 이물질 혼입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고 자사 분유 생산설비를 외부에 전면 개방하겠다"며 정면 대응에 나설 의사를 밝혔다.
이날 먼저 방문한 곳은 제품개발·식품안전센터 등 총 2개 센터와 7개 팀이 일하고 있는 남양유업 중앙연구소였다. 이곳에서 눈에 띄는 것은 소비자들의 모유성분 분석 서비스였다. 소비자들의 모유를 받아 각자 모유 별 함유 성분과 부족한 것을 분석해 정보를 제공하고 남양유업은 소비자들의 모유 정보를 분유 연구에 활용한다.
중앙연구소를 지나 반대편에 위치한 생산동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분유 생산동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위생 가운·위생모·위생화를 착용해야 했다. 손 세척은 기본이었다. 그 다음 금속 검출기와 에어샤워 등 2~3단계의 청결 작업을 거쳐 현장에 들어갔다.

공장에 들어서자 압도적인 규모를 갖춘 건조기가 보였다. 건물 내부는 바삐 움직이는 기계들뿐 사람들의 모습은 좀처럼 볼 수 없었다. 간혹 흰 가운을 입은 사람들이 나와 컴퓨터를 조작하는 일이 전부였다. 회사 측은 "모든 과정이 자동화 시스템으로 구성돼 더욱 안전하고 깨끗하다"고 설명했다.
분유 생산 과정을 보니 원유 투입 후 조제, 살균, 농축 그리고 균질 건조 과정을 거쳤다. 분유 핵심 기술인 건조기는 액상태 조제액을 약 2㎜ 크기 노즐로 고압 분사해 180도 열풍으로 순간 건조·입자화 했다. 남양유업은 최근 500억 원을 투자해 남양 만의 첨단 분무 건조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높이가 40m에 이르는 이 장치는 시간당 3.8톤 조제분유 분말을 생산할 수 있다. 회사 측은 "헤파필터를 통과한 공기를 가열시켜 외부 이물질 혼입을 제어한다"고 설명했다.
완전히 건조된 조제분유 분말은 밀폐된 제품용 사일로에 분체 이송되며 충진기 상부에서부터 2차 체분단계를 거쳐 약 1.18㎜ 크기 체를 마지막으로 통과하게 된다. 공기 내 유해성분을 걸러내는 최첨단 장치 헤파필터를 통해 24시간 항온·항습 공기로 분유 분말의 품질을 최고 상태로 유지한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남양유업 분유 제조공정이 원료 입고부터 빈 분유 용기를 뜻하는 공관 포장단계까지 한 곳에서 이뤄진다는 점이었다. 모든 공정이 분유동 건물 내부 밀폐 라인을 통해 자동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외부 이물 혼입 방지 측면에서 효과적으로 보였다. 회사 측은 "각 공정별로 금속 검사 장비와 필터를 이용해 제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물 혼입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만난 서경민 남양유업 세종공장 품질보증팀장은 "모든 작업 과정에서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자석봉' '바스켓 필터'(필터 종류)로 미세한 이물질을 차단하고 있다"며 "다른 생산 공장과 달리 한 건물 안에서 제조되기 때문에 외부 이물질이 들어오기 어렵다. 현재까지 이물질 차단은 100%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이들 분유는 최첨단 비전 시스템으로 내부 이물질 혼입여부를 확인·점검한 뒤 자동 정량 충진(질소충진율 97%)을 거쳐 밀봉 형태 완제품이 만들어졌다. 이후 마지막으로 이물질 혼입 여부를 엑스레이(X-ray) 검사로 이물질 혼입 여부를 한 번 더 살펴봤다.
1980년 2월 설립된 남양유업 세종공장은 10만5785㎡(3만2000평) 규모로 3개 생산동과 원료·완제품 보관을 위한 2개 자동화 창고를 보유하고 있다. 연면적 1만4757㎡(4464평) 규모의 HACCP 지정 작업장인 분유 생산동은 건조기 2기와 분말 저장 및 포장 시설이 있다. FSSC 22000, 중국 HACCP&GMP 인증을 획득해 해외시장 수출 제품도 생산하고 있다.
박종수 남양 중앙연구소 소장은 "저출산 때문에 사업적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의약품 수준의 철저한 관리를 바탕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며 "남양유업의 안전 및 품질 관리 시스템이 미국·유럽 등 해외보다 뛰어난 공정을 거치고 있다고 자부한다. 이번 기회에 남양유업의 이물질 논란이 불식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