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달 '오렌지라이프'로 사명 변경 예정…인수 확정되면 미뤄질 듯[더팩트ㅣ이지선 기자] 신한금융지주의 ING생명 인수설이 다시 한번 흘러나왔다. ING 그룹과의 브랜드 계약 만료를 앞두고 사명 변경이 예정돼 가치 하락을 우려한 대주주 MBK파트너스가 가격을 낮춰 서둘러 매각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ING생명은 올해 말 ING 상표권이 만료돼 '오렌지라이프'로 사명을 바꿀 계획이다. 오는 23일 주주총회를 개최해 사명 변경을 승인한 후 실무 절차를 거치면 다음 달 3일부터 새로운 회사명을 사용할 예정이다.
문제는 사명이 변경된다면 기존의 브랜드 가치 하락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ING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고객 인지도에서부터 차이가 날 수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ING생명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사명 변경 전에 매각하기 위해 서두를 것이라는 시각이 나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이미 많이 알려진 브랜드인 만큼 아무래도 ING생명일 때의 회사 상표 가치가 클 것"이라며 "사명이 변경되면 아무래도 고객 인지도 면에서 영업 등에 좋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ING생명 인수설에 가장 빈번하게 등장한 곳은 신한금융지주다. 신한금융의 기존 생명보험 자회사인 신한생명과 ING생명이 합쳐지면 총자산 61조 원 규모의 대형 생명보험사가 탄생하게 된다. 따라서 신한금융은 '리딩뱅크'에 한걸음 가까워질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신한금융은 ING생명의 높은 가격 탓에 인수를 망설이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회사명이 변경을 앞두고 있는 만큼 가격 하락이 예견되다 보니 인수설에 힘이 실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인수합병 시장에서 매물에 대한 가치 하락 요인이 있으면 반영된 뒤에 인수를 추진하는 게 유리하지 않겠나"라면서 "매각하려는 입장에서는 가치 하락이 발생하기 전에 빠르게 매각하기 위해 가격을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 측은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인수와 관련해서 논의는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금액이나 인수 여부에 대해 확실히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만약 실제로 인수가 추진된다면 사명 변경은 보류될 가능성이 있다. 상표 사용 기한은 올해 말까지기 때문에 ING생명으로 매각을 진행하는 것이 MBK파트너스 입장에서는 유리하다.
MBK파트너스가 기존에 ING생명 지분 100%를 1조8000억 원에 사들인 만큼 매각 금액은 이를 웃돌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매각 협상 초반에 자산규모나 업계 영향력 등을 고려해 제시된 것으로 알려진 3조 원에 가까운 금액보다는 확실히 가격이 낮아졌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명 변경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기존에 제시된 것으로 알려진 3조 원 규모 가격이 유지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금액에 대한 보도나 인수 확정설 등이 흘러나오는 것을 보면 MBK파트너스가 매각을 서두르고 있는 분위기이긴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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