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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태광그룹 '티시스'중심으로 3개 계열사와 합병 왜?
입력: 2017.11.20 05:00 / 수정: 2017.12.04 10:56
태광그룹의 IT 계열사인 티시스가 내달 1일 서한물산과 동림건설, 에스티임 등 그룹 3개 계열사와 흡수·합병한다. /더팩트 DB
태광그룹의 IT 계열사인 티시스가 내달 1일 서한물산과 동림건설, 에스티임 등 그룹 3개 계열사와 흡수·합병한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태광그룹의 금융, 미디어, 섬유·섬유화학 등 계열사들의 일감으로 성장한 시스템통합(SI)업체 ㈜티시스가 업종 연관성이 떨어진 서한물산 등 여타 3개 계열사와의 합병을 추진, 그 배경에 눈길이 쏠린다.

티시스는 그룹내 계열사인 서한물산과 동림건설, 에스티임 등과 내달 1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그룹측은 경영 효율성 제고차원의 합병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한 합병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중인 티시스는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이 80%를 넘는다는 배경에서다.

◆ 티시스, 그룹 계열사 3곳과 합병

지난 7월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기존의 자산 10조 원 이상에서 자산 5조 원 이상 기업으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자산 규모가 7조 원인 태광그룹도 규제 대상이다. 티시스는 이호진 전 회장 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티시스는 내달 1일 서한물산과 동림건설, 에스티임 등 태광그룹 3개 계열사와 흡수·합병한다. 서한물산은 직물임가공업을 중단하고 현재 부동산임대업과 지관류 생산·판매를 하고 있다. 동림건설은 토목·조경·전기 공사 및 부동산업를 하는 건설사이며, 에스티임은 그래픽 디자인·홍보물·인테리어 디자인 업체다.

티시스는 합병목적으로 기업집단내 계열사 수를 줄이고 역량 집중화로 경영 효율성을 제고한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IT 회사인 티시스와 지관류 판매사인 서한물산, 건설사인 동림건설, 디자인 업체 에스티임 등 업종 상관도가 떨어진 계열사간 합병이 계열사 수 축소 외에 어떤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티시스의 합병에 대해 태광그룹 관계자는 <더팩트>에 "내부거래 문제를 해소하고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좀 더 높이기 위해서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지주사 전환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태광그룹이 오너 일가 회사인 티시스에 대한 여타 계열사의 전산 관리 등 용역으로 내부적으로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는 지적과 비판이 일자 계열사간 합병을 통해 이를 희석하려는 시도로 보기도 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이와 관련 "대기업들이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 합병하는 경우도 있다. 오너 일가 지분이나 내부거래 비중, 내부거래액 등 세 가지 중에 하나라도 만족하지 않으면 규제를 빠져나갈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경영에 도움이 안 되는 계열사 간 합병도 있었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대기업집단에서 오너 일가가 지분 30% 이상을 보유한 상장사(비상장사는 지분 20% 이상)에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주는 행위를 규제·처벌한다. 규제 대상이 되면 연간 거래액 200억 원 미만, 상대방 매출의 12% 미만까지만 거래할 수 있다.

◆ 내부거래 비중 높은 태광 계열사, 티시스로 헤쳐모여?

티시스는 태광그룹의 시스템통합(SI) 계열사로 골프장과 부동산업 등을 영위하고 있는 회사다. 티시스의 지난해 매출액 2157억 원 가운데 84.31%인 1818억 원이 계열사를 통해 발생했다. 이는 2015년보다 13.0%가량 증가한 수치다.

티시스는 이호진 전 회장 일가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호진 전 회장이 51.01%, 장남 이현준 씨가 44.62%를 보유하고 있다. 또 이호전 전 회장의 아내 신유나 씨와 딸 이현나 씨가 각각 2.18%를 가지고 있다.

태광그룹은 섬유·석유화학 7개사, 미디어 9개사, 금융 7개사, 인프라레저 6개사 등 총 29개 계열사를 두고 있는데 이 가운데 23개사가 티시스와 밀접한 거래를 맺고 있다.

특히 티시스는 지난해 티브로드와 흥국생명보험, 흥국화재해상보험 등으로부터 각각 534억 원, 524억 원, 430억 원 총 1488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거래 규모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티시스의 지난해 티브로드와 거래액은 2015년보다 31억 원 증가했고 흥국화재는 51억 원, 흥국생명은 50억 원 늘어났다.

티시스는 이호진 전 회장과 이현준 씨 부자에게 2015년 108억 원, 2014년 25억 원의 잉여금을 배당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의 규모가 커지면서 전산망 등 시스템도 방대해지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시스템 통합 관리를 위해 SI 계열사를 두고 있는데 자연스럽게 내부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티시스와 합병하는 동림건설은 티시스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동림건설 역시 지난해 매출 81.6%가 계열사 간 거래를 통해 발생, 내부거래 비중이 높다. 또 이호진 전 회장이 지분 59.77%를 보유한 서한물산의 작년 매출 89억 원 가운데 76억 원이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했다. 에스티임 역시 지난 2015년 계열사를 통해 19억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전체 매출 비중에 79.42%를 차지한다. 에스티임은 신유나 씨와 이현나 씨가 각각 지분 51%, 49%를 보유한 오너 회사다.

태광그룹의 내부거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언급됐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지난달 19일 국회 국감에서 "태광그룹의 일감 몰아주기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공정위법으로 규제할 수 있는지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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