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종로=이성로 기자] 한국필립모리스가 궐련형 전자담배인 아이코스(IQOS)와 관련해 유해성 저감 연구 결과를 공개하면서 일반 담배와 비교해 유해물질은 10% 수준이며 타사 제품과 호환 흡연 시 유해성 감소는 보장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이코스 출시 이후 계속해서 논란이 되고 있는 유해성 저감을 증명하는 동시에 최근 불거진 타사 제품과 호환 흡연에 대한 방지책으로 풀이된다.
한국필립모리스는 14일 서울시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비연소 전자담배 아이코스 관련 최신 연구 결과 발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미카엘 프란존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 의학 담당 수석(박사)은 연구 자료를 공개하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 세계보건기구(WHO) 등에서 지정한 대표적인 발암 물질 58가지 등에 대해서 아이코스는 연구용 표준 궐련 담배(3R4F·타르 10)와 비교해 유해하거나 잠재적으로 유해한 물질(HPHC)이 약 90% 이상 낮다"고 밝혔다.

김병철 한국필립모리스 전무는 "저타르를 비롯한 국내에 판매되는 궐련 제품의 유해 물질 발생량을 아이코스 증기와 비교한 실험에서도 동일한 수준의 실험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기업이 주도하는 임상 시험은 신뢰할 수 없다"는 의견에 대해 "임상 시험은 독립된 외부기관에서 시행하고, 정부 기관의 승인을 받아서 하는 만큼 이해도가 높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아이코스 출시 이후 계속해서 논란이 된 "일부 유해 물질을 가지고 비교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정면 반박한 것이다.
아이코스 히츠와 호환 흡연이 가능한 제품인 KT&G의 릴(전용연초 핏)을 비롯해 온라인 등에서 '아이코스 짝퉁'이라 불리며 화제는 모으고 있는 '바스토네'와 '이시그 2.0' 등을 염두에 둔 발언도 잊지 않았다.
프란존 박사는 "아이코스와 히츠는 하나의 시스템으로 아이코스 과학은 두 제품이 같이 사용됐을 경우에만 한정된다"며 "아이코스는 전용 제품인 히츠를 기준으로 개발됐다. 다른 제품과 사용했을 때에는 필립모리스에서 축적해온 모든 연구 및 임상시험 결과는 다를 수 있으며 위해성 감소에 역행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전무 역시 "사실 타 업체 역시 전용 디바이스와 스틱(전용담배)는 하나의 시스템으로 개발됐다. 최적의 성능과 흡연, 유해성 감소, 기기 안정성을 위해선 전용 디바이스와 연초를 사용해야 한다. 어느 회사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일부 '짝퉁 아이코스'에 대한 의견도 서슴없이 밝혔다. 그는 "업계에서 담배 연기 없는 혁신 제품이 출시되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합당한 연구개발과 검증이 수반되어야 한다. 모방을 통한 제품은 담배 업계가 좋은 방향으로 가는 장애물이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지난 5월 사전 판매를 시작으로 국내에 처음으로 궐련형 전자담배(아이코스)를 출시했다. 이후 8월엔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BAT) 코리아가 '글로'를 이달 13일엔 KT&G가 '릴'을 잇따라 내놓으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최근 온라인에는 히츠로 흡연이 가능한 중국산 궐련형 전자담배인 '이시그2.0', '바스토네' 등이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선 유해성, 세금 문제와 더불어 후발주자의 맹공에, 외부적으로는 저렴한 중국산 제품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을지도 모를 필립모리스다.
이번 간담회 역시 "내우외환을 극복하고자 하는 자리가 아니냐"라는 의심의 눈초리에 대해 필립모리스 측은 "저희가 가지고 있는 연구 결과나 지식을 공유하는 의미에서 개최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