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이성로 기자] 수입맥주의 공세로 추운 나날을 보냈던 국내 주류업계가 '대목'인 여름을 앞두고 기지개를 켜고 있다. 업계 2, 3위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는 각각 국내 최초 신개념 발포주와 스탠다드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을 출시하며 '손님맞이'를 마쳤다. 업계 1위 오비맥주는 주력 상품인 '카스' 병 교체와 수입맥주 호가든 신제품 내놓으며 점유율 지키기에 나섰다.

◆ 하이트진로, '발포주' 필라이트 출시…'2017 엑스트라 콜드 캠페인'
가장 적극적으로 올 여름을 공략하고 있는 업체는 하이트진로다. 지난 19일, 90년 역사 주류 제조 노하우로 만든 '필라이트(Filite)' 출시 발표와 함께 스타트를 끊었다. 필라이트는 국내 최초 신개념 발포주로 100% 아로마호프를 사용했고, 맥아와 국내산 보리로 깨끗하고 깔끔한 맛을 구현해 풍미를 살려낸 것이 특징이다.
발포주는 일반 맥주와 비교해 주재료인 맥아 비율이 낮아 기타주류로 분류된다. 필라이트는 엄밀히 말해 '맥주'라고 할 순 없지만, 맛과 향 그리고 알코올 도수(4.5도) 모두 기존 맥주와 큰 차이는 없다. 출고가격은 355㎖캔 기준 717원으로 일반 맥주와 비교해 40% 이상 저렴해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필라이트는 국내 최고의 양조기술로 선보인 신개념 발포주로 맥아와 보리의 황금비율로 최고의 품질은 유지하면서 가성비를 높였다"면서 "좋은 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으로 소비하는 고객들에게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하이트진로의 주력 브랜드인 '하이트'는 '극강의 시원함'으로 성수기 시장을 공략한다.
'영하에서 만들어지다. 그래서 더 시원하다'라는 캠페인 슬로건 아래 제품의 라벨 디자인과 브랜드 모델 모두 새롭게 하며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하이트의 특징을 강조하기 위해 직관적이고 세련된 콘셉트로 라벨 디자인을 변경했고, 배우 다니엘 헤니를 모델로 선정해 '2017 엑스트라 콜드 캠페인'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 롯데주류, 피츠 수퍼클리어 출시! 제2공장 가동으로 점유율 15% '목표'
'후발주자' 롯데주류는 지난 19일 출시 3주년을 맞은 클라우드 한정판을 출시한 데 이어 하루 뒤에는 신제품 '피츠(Fitz)수퍼클리어' 출시를 발표했다.
롯데주류는 지난 2014년 클라우드를 출시하면서 프리미엄 맥주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이번 신제품 피츠 출시로 맥주 시장에서 여전히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스탠다드 시장(국내 맥주시장의 약 60% 추정)에 본격적으로 진입함으로써 새로운 성공 신화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피츠는 클라우드와 비교해 가볍게 마실 수 있는 맥주다. 특유의 진한 맛과 향(알코올 도수 5%)을 무기로 프리미엄 시장에 진입했던 클라우드와 달리 알코올 도수 4.5%로 오비맥주의 카스(4.5%), 하이트진로의 하이트(4.3%)와 직접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피츠는 물 타지 않은 공법인 오리지널 그래비티(Original Gravity)공법의 라거로 신선한 향이 특징인 유럽산 헤라클레스 홉을 사용해 가볍고 경쾌한 맛이 특징이다. '오리지널 그래비티'공법은 발효 후 맥주원액(맥즙)에 추가로 물을 타지 않고 발효원액 그대로를 제품화하는 맥주 제조 공법이다.
맛과 향이 가벼워지면서 신선함을 더한 피츠는 '꼭 맞다', '적합하다' 등의 뜻인 'Fit'을 활용해 '언제 어디서나 누구와 함께해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고, 어떤 음식과도 언제나 최상의 궁합을 만들어내는 최고의 맥주'라는 콘셉트로 소비자에게 다가갈 예정이다.
롯데주류는 충북 충주 메가폴리스에 건립한 맥주 제2공장으로에서 기존 클라우드와 피츠의 생산량을 늘려 4~5%였던 국내 맥주 점유율을 1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 오비맥주, '주력 제품' 카스 23년 만에 병 교체·호가든 체리 출시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 60%대로 업계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오비맥주는 '혁신'을 내걸었다.
지난해 10월 카스 라이트 출시 이후 첫 리뉴얼을 통해 이미지 변신에 나섰던 오비맥주는 올해 1월엔 단순한 라벨 디자인 개편을 넘어 카스 병 자체를 교체했다. 카스 후레쉬의 330ml, 500ml 병 디자인을 젊고 역동적이며 참신한 이미지의 신규 병으로 교체해 비 트렌드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오비맥주가 카스 병을 교체한 것은 지난 1994년 제품 출시 이후 무려 23년 만에 처음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젊은 소비층이 가장 선호하는 대한민국 대표맥주로서 '카스' 고유의 특성에 부합하는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패키지에 구현하기 위해 무엇보다 심혈을 기울였다"며 "이번 병 교체는 수입맥주의 공세로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국내 맥주시장에서 카스만의 차별성과 독보적인 브랜드 정체성을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비맥주는 지난 3월엔 수입맥주인 '호가든 체리'를 출시하며 봄 마케팅에 나섰다. 천연 다크 스위트 체리(Dark Sweet Cherry) 과즙과 체리 시럽을 가미해 은은하고 매혹적인 체리 꽃 향을 구현해 맛을 차별화하는 등 '틈새시장' 공략에도 손을 놓지 않았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최근 2년 동안에 6개의 신제품을 출시했고, 카스 병을 교체하는 등 혁신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4월 말에는 카스의 중국 진출이 시작된다. 최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 조치로 인해 우려의 시선도 존재하지만, 현지 분위기는 좋은 편이다"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