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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세돌 9단이 알파고와의 세기의 대결 마지막인 5국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아쉬운 마무리를 했다. /구글 제공 |
[더팩트ㅣ서민지Ⅱ 기자] 이세돌 9단이 알파고와 마지막 대결인 5국에서 아쉽게 패했지만 '위대한 도전'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세돌 9단은 승패를 떠나 항상 자신감을 내비치며 '도전 의식'을 불태웠고 그의 한 마디에 전 세계인들이 움직였다.
이세돌 9단은 15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알파고와 5국에서 280수 만에 불계패했다. 4국에서 승리 후 많은 기대를 받았던 마지막 경기였던 만큼 아쉬움도 컸지만 이세돌 9단은 오히려 홀가분하게 웃어넘겼다.
이세돌 9단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바둑을 하면서 즐기고 있는 건지 의문을 가질 때도 있었지만 이번 경기에서 원 없이 즐겼다"며 "부족함이 드러나는 경기였다. 더욱 발전하는 이세돌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알파고와 다시 붙어도 이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직 인간이 해볼 수 있는 수준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세돌 9단은 경기 전부터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승부사' 기질을 보여줬다. 경기를 이틀 앞둔 지난 7일 한국기원 대회장에서 열린 제43기 하이원리조트 시상식에서 "5판 중 3판을 이기면 우승하지만, 1패라도 당하면 내가 진 것으로 생각한다"며 완승을 기대했다.
다음 날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알파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내긴 했으나 자신감은 여전했다. 당시 이세돌 9단은 "5-0으로 승리하는 확률까지는 아닌 것 같아 조금 긴장해야 할 것 같다. 알고리즘 설명을 들으니 인공지능이 직관을 어느 정도 모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질 수도 있으나 컴퓨터가 바둑의 아름다움을 이해하고 두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바둑의 가치는 계속될 것"이라며 "좋은 바둑, 재미있는 바둑, 아름다운 바둑을 두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이세돌 9단은 1국부터 3국까지 패배가 잇따르자 다소 위축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1국 후 "첫판을 내줘 아쉽지만 내일은 자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2국 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내용상으로 완패였다"며 본인의 패배를 '완패'라고 칭했다.
3국 후에는 "그동안 바둑 경험은 많았지만 이 정도의 압박감과 부담감을 느낀 적은 없었다"며 중압감에 눌렸던 마음을 털어놨다. 하지만 "승패는 갈렸지만 4·5국도 지켜봐야 한다"며 끝까지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마침내 4국에서 값진 승리가 나오자 이세돌 9단은 편안한 웃음을 되찾았다. 이세돌 9단은 기자회견 후 "한 판을 이겼는데 이렇게 축하받기는 처음이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승리"라며 첫 승의 기쁨을 만끽하기도 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불리한) 흑돌로 이겨보고 싶다"며 도전 의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이세돌 9단은 알파고와 대결에서 최종 전적 1승 4패를 기록했다. 1국부터 3국까지 연패에 빠졌지만 4국에서 끈질긴 집념 끝에 180수 만에 불계승을 하며 값진 유일한 승리를 얻었다. 2연승을 기대한 5국에선 치열한 접전 끝에 아쉽게 지고 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