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양재동 AT센터=장병문 기자] 르노삼성자동차(이하 르노삼성)의 프리미엄 중형 세단 SM6의 마지막 궁금증이 풀렸다.
르노가 지난해 7월 프랑스에서 공개한 탈리스만이 유려한 외관과 럭셔리한 편의사양으로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탈리스만이 SM6로 국내 판매가 결정되자 가격과 제원 등이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르노삼성은 지난달 31일 SM6의 가격과 구체적인 제원을 공개해 예비 고객들의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하지만 풀지 못한 SM6의 궁금증이 하나 더 남았다. 앞서 '프리미엄 중형 세단을 표방한다는 SM6에 저가 토션빔 서스펜션이 장착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일반적으로 세단에 장착된 서스펜션은 멀티링크와 토션빔으로 나누어진다. 중형 세단 이상의 고급차에 주로 탑재되는 멀티링크는 승차감이 좋지만 가격이 비싸다. 반면 준중형과 소형차 등에 장착되는 토션빔은 가격이 싸지만 승차감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르노삼성은 멀티링크와 토션빔의 장점을 살린 'AM링크' 서스펜션을 SM6에 적용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르노삼성이 개발한 AM링크의 성능은 2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공개됐다. 결론부터 공개하면 AM링크는 중형차에 걸맞은 서스펜션이라고 할 수 있겠다. 기자가 주로 타는 차량이 토션빔이 장착된 국내 준중형 세단이기 때문에 비교가 쉬웠다.
이날 시승행사는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용인 에버랜드를 거쳐 기흥 르노삼성 중앙연구소까지 왕복 약 160km를 운전하는 코스로 진행됐다.

시승하기에 앞서 실내를 둘러봤다. 프리미엄 중형 세단인 만큼 넉넉한 공간과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이 눈에 띈다. 특히 8.7인치 S-링크를 중심으로 매끈하게 내려오는 센터페시아가 SM6 실내의 가장 큰 특징이다.

또 나파가죽에 틸팅 디자인이 된 시트가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50만 원의 프리미엄 시트 패키지를 선택해야 하지만 아깝지 않은 수준이다. 시트에는 마사지 기능이 들어있다. 컴포트 모드와 뉴트럴 모드에서 운전 중 허리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

운전석에 앉아서 본 계기판은 모두 디지털로 이루어져 있다. '감동적인 드라이빙'을 강조하는 차량인 만큼 운전자의 시야가 계기판을 향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전방을 바라보고 있어도 전면 유리에 위치한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통해 속도나 내비게이션 등 각종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트렁크도 여유 있는 공간을 보여준다. 중형차 이상이라면 골프백 4개는 기본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국내 인식에 맞게 넉넉한 공간을 자랑한다. SM6의 트렁크 공간은 571ℓ로 국내 경쟁사 모델과 비교했을 때 더 넓다는 게 르노삼성의 설명이다.
기자는 SM6의 주력 모델이 될 1.6 TCe RE를 시승했다. 1.6 TCe의 최상위 모델에 파노라마 선루프(95만 원), S-링크(120만 원), 프리미엄 시트(50만 원), 드라이빙 어시스트 패키지(70만 원) 등 풀옵션이 장착된 차량이다. 선택사양이 모두 적용된 이 차량의 가격은 3585만 원이다. 터보 모델인 1.6 TCe는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26.5kg.m,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7.7초 만에 도달한다. 19인치 휠을 신은 시승 차량의 복합연비는 12.3/L다.

르노삼성 측은 AT센터에서 용인 에버랜드까지 스포트 모드 주행을 권유했다. 스포트 모드로 설정하자 시트가 허리를 단단하게 고정해준다. 가속패달을 밟은 만큼 차가 쭉쭉 치고 나간다. 힘 있는 주행에도 실내는 조용하고 엄숙하다. 정숙한 가운데에서도 터보차저에서 뿜어져 나오는 엔진음은 달리는 맛을 더한다. 다만 연비는 포기해야만 한다. 에코 모드에서는 가속감이 떨어지지만 효율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에버랜드에 도착하고 다른 기자에게 운전대를 넘겼다. 기자는 SM6의 AM링크 서스펜션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 뒷자리에 앉았다. 주행 중 과속 방지턱과 포트홀을 지날 때 오는 느낌은 일반 중형차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특히 코너 구간에서는 더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 암레스트에 물병을 올려두고 흔들림을 영상에 담았다. 평지를 주행할 때 물결은 잔잔했다. 포트홀을 밟을 땐 물결이 크게 출렁거렸지만 물병은 넉넉한 컵홀더 속에서도 흔들림이 없었다.
전체적으로 르노삼성이 프리미엄 중형 세단이라는 콘셉트를 SM6에 딱 맞게 입혔다는 느낌이었다. 중년층에 어울리는 럭셔리한 디자인, 파워풀한 드라이빙은 젊은층이 선호할 만 하다. SM6는 중형차에 호화로움을 더하면서 달리는 재미까지 느낄 수 있는 세단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르노삼성이 SM6를 통해 '권토중래'할 수 있을까. 내달 소비자들이 판단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