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디지털 키오스크, 아쉬운 실적…왜?
  • 서민지 기자
  • 입력: 2016.01.12 09:58 / 수정: 2016.01.12 10:09
신한은행이 처음으로 도입한 생체인증 시스템 키오스크가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기록하고 있다. /더팩트 DB
신한은행이 처음으로 도입한 생체인증 시스템 키오스크가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기록하고 있다. /더팩트 DB

생체인증 방식, 소비자들 아직은 거리 두고 있어

[더팩트ㅣ서민지Ⅱ 기자] 금융권에 핀테크 바람이 불면서 생체인증 시스템이 속속 도입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개인 고유정보 유출 우려감 등의 영향으로 아직은 기대만큼의 활성화 바람이 일지 않고 있다. 가장 먼저 생체인증 시스템을 도입한 신한은행의 '디지털 키오스크'의 경우, 금융권의 정보 유출 사건과 새로운 기기에 대한 생소함으로 아쉬운 실적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일부터 서비스가 시작된 신한은행의 디지털 키오스크 기기에서 생체인증 등록은 같은 달 31일까지 2600건이 이뤄졌다.

한 달 동안 꽤 많은 성과를 보인듯하나 전체적으로 봤을 땐 아쉬운 수치다. 디지털 키오스크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17개 영업점에 24대가 마련된 점을 고려하면 한 대당 한 달에 약 108건, 하루에는 약 3.6건의 등록이 이뤄진 것이다.

디지털 키오스크는 신한은행이 국내 최초로 바이오 인증(손바닥 정맥 인증 방식) 서비스를 적용한 기기다. 신분증 복사와 얼굴 사진을 대조해 화상인증·정맥 등 바이오 인증을 거치면 기존 은행 창구 직원이 하던 업무를 고객이 직접 처리할 수 있다.

신한은행이 시작한 생체인증 방식은 등장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학교나 회사 일 등으로 은행 영업시간 중 은행 방문이 어렵거나 창구에서 대기자들을 기다릴 필요 없이 빠르고 간편하게 서비스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또 기존 ATM(자동화기기)으로 이용할 수 없었던 서비스까지 이용할 수 있게 돼 범위가 크게 늘었다. 정맥 정보를 한 번만 등록해 놓으면 통장이나 카드 신규 발급은 물론 예·적금이나 펀드 등도 가입할 수 있다.

신한은행을 비롯해 은행권에서 생체인증 시스템을 속속 도입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을 비롯해 은행권에서 생체인증 시스템을 속속 도입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생체 인증 방식으로 은행 업무가 간편하게 이뤄지게 됐지만 소비자들은 아직 우려하는 모습이다. 철저한 정보 확인과 고객 정보가 분리 보관되고 있음에도 고유 정보인 만큼 더욱 조심스러운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동안 금융권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종종 발생해왔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쉽사리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은행권에 생체인증 시스템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기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기업은행이 홍채 인증 서비스를 도입한 데 이어 우리·농협은행은 지문 인증 방식을 통한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하나·국민은행은 지문 인증 시스템을, 우리은행은 홍채 인증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편의성이 뛰어나도 보안에 대한 신뢰감이 없이는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객의 신뢰감 형성 여부가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이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국장은 기존 은행 서비스가 충분히 편의성을 갖추고 있어 성과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강 국장은 "기존 창구 업무부터 모바일·인터넷뱅킹 등 은행 업무가 간편해진 만큼 생체 인증 방식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도 "아직 전 지점으로 확대되지 않은 상황이라 평가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이어 "생체 인증이 편리한 방식이지만, 금융 사기 등으로 소비자들의 우려가 있을 수 있다"며 "본인 인증수단을 다양화하고, 보안이 강화됐다는 것이 입증된다면 점차 이용자 수가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아 점차 이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생소한 기기이다 보니 소비자들의 이용이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라면서도 "정맥 등록이 많이 이뤄지지 않았을 뿐, 체크카드 발급, 통장 이월, 인터넷 뱅킹 신규 등 키오스크를 이용한 거래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점차 이용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궁극적으로 키오스크 기기를 전국적으로 배치해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jisse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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