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필성 대표 “모바일 비디오 급증…MCN 주목도 커져”
[더팩트 | 최승진 기자] 멀티채널네트워크(MCN)업체 샌드박스네트워크를 이끌고 있는 이필성(30) 대표이사는 공동창업자이자 이사인 친구 나희선 씨와 함께 업계에서 ‘초통령’으로 불린다. 온라인에서 초등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뜻이다. 그에게 2015년은 뜻 깊은 해다. 대학 졸업 후 4년 간 세계적인 인터넷 업체 구글의 한국지사에서 근무하다가 6개월 전 초등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타트업 대표로 변신하면서 인생 전환점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샌드박스네트워크 사무실에서 이필성 대표이사를 만났다. ‘게임 크리에이터들의 진짜 네트워크’를 표방하고 있는 이곳은 전 직원 20명의 평균 연령이 26살인 젊은 인터넷 기업이다. 이날 찾은 샌드박스네트워크는 나흘 전 새로운 보금자리인 이곳으로 옮긴 뒤 분주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취재진의 갑작스러운 방문에 신경이 쓰일 법도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일에만 정신을 쏟고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 회사의 업무 방식이 꽤 자유롭다는 것. 이곳에는 일방적인 지시와 그에 대한 복종도 없다. 왁자지껄한 대화와 토론이 수시로 오간다. 격식과 질서를 상징하는 넥타이 물결도 없다. 좋아한다면 모자를 쓰고 일할 수도 있다. 대표이사도 예외는 아니다. 특별한 사무 공간 없이 일반 직원과 똑같은 책상에서 근무한다. 급변하는 미디어 생태계 속에서 1인 미디어 제국을 꿈꾸는 이 대표의 비전과 포부를 들어봤다.
-일반인에게는 MCN이라는 용어가 생소하다.
크리에이터들의 연예 기획사로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MCN은 연예 기획사와 같은 매니지먼트 제공 형태로 시작했지만 미디어로 성장하고 있다. 제작자가 필요한 연예인과 달리 크리에이터들은 독립적인 존재다. 이러한 이유로 크리에이터들은 소속 연예인 개념보다는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파트너에 가깝다.”
-크리에이터란 무엇인가.
의미를 그대로 해석하면 제작자다. 그러나 MCN 환경에서 크리에이터는 단순히 제작자로 해석하기에는 복잡한 면이 있다. 콘텐츠를 만들어 팬과 소통하는 사람으로서 PD와 탤런트를 합쳐놓은 개념으로 볼 수 있다.”

-회사명이 독특하다.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
창작 욕구를 가진 사람들의 네트워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모래상자를 뜻하는 샌드박스는 자유도가 높은 개발 환경을 의미한다. 우리 회사에 소속된 크리에이터들이 서로 돕고 함께 성장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 네트워크를 붙였다.
-샌드박스네트워크가 지향하는 MCN 사업은 무엇인가.
다른 사람이 게임하는 모습을 보는 콘텐츠가 디지털 비디오 분야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우리는 게임 콘텐츠 크리에이터에게 집중하고 있다. 이들을 육성해 여러 가지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기본적인 사업 영역은 광고지만 캐릭터 라이선싱, 출판 등 2차 저작물 사업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해외에선 유명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게임 캐릭터가 돼 수입을 발생시키는 일도 있다. 단순히 인터넷에서 인기 있는 사람 정도가 아닌 영향력을 지닌 사람이라는 뜻에서 디지털 인플루언스로 불리고 있다. 이들과 많은 사업을 하는 게 MCN의 역할이다.
-올해 업계 상황을 정리해 달라.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모바일에서 유통되는 비디오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TV나 영화 등 전통적인 미디어에서 유통하기 위해 제작한 것을 모바일로 옮겨오는 수준에서 지난해를 필두로 모바일 인터넷에서 유통하기 위해 만들어진 비디오의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양띵, 대도서관 등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의 영상이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것도 이러한 추세를 반영한다. MCN은 이러한 시장 변화에 맞춰 계속해서 주목을 받고 있다.

-구글에서 나와 새로운 일을 하기까지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공동창업자이자 연세대학교 10년 지기 친구인 도티와 사업을 해볼까 고민하던 차에 그의 팬들을 직접 보면서 결심을 굳히게 됐다. 안정된 직장을 그만 두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그를 따르는 팬들을 보면서 이 사업은 실패하지 않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초등학생 콘텐츠로 유명해진 배경이 궁금하다.
일차적으로 도티(나희선 이사)의 덕이 크다. 마인크래프트(샌드박스형 디지털 블록 게임) 고수인 그는 초등학생에게 인기 높은 게임 콘텐츠 크리에이터다. 초등학생은 콘텐츠 사각지대에 있다. 과거에 비해 많은 미디어에 노출돼 있지만 이들을 위한 콘텐츠 제작은 미흡하다. 경제활동이 가장 취약한 세대이기 때문이다. 우리 크리에이터들은 이들을 위한 콘텐츠를 만든다. 그러다 보니 사랑을 받고 있다.
-초등학생들의 콘텐츠 이용 성향은 어떤가.
상상력이 뛰어난 초등학생들은 자유도가 높은 게임을 좋아한다. 리그오브레전드보다 마인크래프트 영상을 좋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초등학생들이 레고를 좋아하는 것도 같은 의미로 해석된다.
-새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 포부와 계획이 궁금하다.
우리 회사는 현재 유튜브에서 한 달 기준 전체 조회수 1억 회를 기록하고 있다. 함께 일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 수는 40명이다. 내년에는 이 모든 수치를 10배 성장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경영자로서 기업공개 욕심도 있다. 기업이 사회적인 책임을 지겠다고 공표하는 것이라 의미가 있다.”
이필성 대표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구글코리아 광고영업본부 대리 △구글코리아 제휴사업팀 과장 △現 샌드박스네트워크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