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요 증가에 대형 휴대전화 제조사도 눈독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KT가 조만간 삼성전자의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J7'을 단독 출시한다. 따라서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확대와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KT는 이번주 안에 '갤럭시J7'을 30만 원 초·중반대 가격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SK텔레콤의 중저가 스마트폰 '루나'와 LG유플러스의 '화웨이 X3'을 겨냥한 맞불 작전이라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이동통신 3사는 최근 '전용 중저가폰' 라인업을 늘리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이번에 출시 예정인 '갤럭시J7'의 경우 공시 지원금과 추가 지원금(15%)을 받으면 실구매가는 최저 10만 원대 안팎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갤럭시J7'은 5.5인치 대화면 HD 디스플레이, 3000mAh 교체형 배터리, 500만 화소 전면 카메라, 스냅드래곤 410 프로세서, 1.5GB 램, 16GB 내장 메모리를 장착해 성능이 가격 대비 뛰어난 편에 속한다.
중저가폰도 값비싼 고가폰과 견주었을 때 성능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퍼지고 있다. 앞서 출시된 '루나'의 경우 출시 당시 하루 2000대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중저가폰 시장이 새로운 전쟁터로 떠오른 이유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이후 중저가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해 7월 32.1%에 머물렀던 60만 원대 이하 단말기 판매 비중이 올해 7월에는 44.1%까지 올랐다. 반면 70만 원 이상 단말기는 54.4%에서 올해 7월 49.3%로 떨어졌다.
이는 '프리미엄폰'의 성능 발전 추세는 더딘 반면, 가격과 성능의 이점을 고루 갖춘 '명품 중저가폰'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형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중저가폰 제작에 목을 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글로벌 시장 공략에서도 중저가폰 개발은 핵심 전략이다. 현재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북미와 중국에서 인도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 스마트폰 미개척지인 신흥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중저가폰이 제격이다.
업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신흥시장은 13억 인구의 인도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최근 발표한 조사에서 인도의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오는 2020년 미국을 제치고 2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J7'을 지난 6월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먼저 출시 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10만 원대 보급형 스마트폰을 인도에 잇따라 출시하면서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3.2%(1위)를 차지했다. 인도의 휴대전화 사용인구 10명 중 7명 이상이 20만 원 이하의 저가 제품을 쓰고 있는 만큼 '점유율 굳히기'를 하려면 중저가폰의 꾸준한 개발과 출시가 필요하다.
제조사들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신흥시장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중저가폰 개발에 힘을 실을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도 중저가형 '갤럭시' 시리즈로 초반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는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
안술 굽타 가트너 연구원은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되고 있지만 동남아 같은 신흥시장은 성장의 여지가 많다"며 "신흥시장에서 모바일 판매의 30~40%가 이뤄질 전망이어서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