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신동빈, 잇단 '지갑열기'…"속보인다" "잘한다" 평가 엇갈려
  • 서재근 기자
  • 입력: 2015.10.26 16:02 / 수정: 2015.10.26 16:54
26일 롯데그룹은 청년창업 활성화 지원을 위해 투자법인(가칭 롯데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스타트업에 초기 자금과 각종 인프라, 멘토링 등을 제공하는 기업))을 설립하고, 1천억 원 규모의 투자금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이번 지원 방안 초기 자본금 가운데 100억 원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접 사재를 출연해 마련한다. / 더팩트 DB
26일 롯데그룹은 청년창업 활성화 지원을 위해 투자법인(가칭 '롯데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스타트업에 초기 자금과 각종 인프라, 멘토링 등을 제공하는 기업)')을 설립하고, 1천억 원 규모의 투자금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이번 지원 방안 초기 자본금 가운데 100억 원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접 사재를 출연해 마련한다. / 더팩트 DB

[더팩트 | 서재근 기자] 그룹 경영권을 두고 형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소송전을 앞둔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공익사업을 위해 사재를 출연, 개인 및 그룹차원의 '지갑 열기'에 나서는 등 '반 롯데 정서' 달래기에 나서 결과가 주목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신동빈 회장의 사회공헌 활동성 '지갑 열기'에 차가운 눈길을 보내고 있어 효과는 미지수다. 그룹 경영권 다툼, 면세점 사업 위기직면 등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우호여론 조성용의 일회성 행사라는 평가가 없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8월 경영권 분쟁 1라운드 당시에도 '반 롯데 정서'를 잠재우기 위해 초대형 태극기를 활용한 '애국 마케팅'에 나선 바 있는 신동빈 회장이 재점화한 집안싸움으로 비난 여론이 걷잡을 수 확산하자 이번엔 100억 원 규모의 사재 출연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재벌가의 권력다툼에 대한 싸늘한 시선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는 분위기다.

26일 롯데그룹은 청년창업 활성화 지원을 위해 투자법인(가칭 '롯데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스타트업에 초기 자금과 각종 인프라, 멘토링 등을 제공하는 기업)')을 설립하고, 1천억 원 규모의 투자금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청년 창업가들에게 더욱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최적의 시스템을 구축해 유통과 서비스, 문화, 관광 등 다양한 분야의 혁신적인 스타트업을 배출해낸다는 게 골자다.

특히, 이번 지원 방안 초기 자본금 가운데 100억 원은 신동빈 회장이 직접 사재를 출연해 마련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롯데에 따르면 사업추진을 위한 초기자본금 300억 원 가운데 200억 원은 주요 계열사로부터 조성하고, 나머지 100억 원을 신동빈 회장이 직접 마련한다. 이후 외부 투자유치 등을 위해 1천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소송전을 앞둔 롯데가 대규모 사회공헌활동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나선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지난 7월 불거진 '롯데 사태' 이후 수차례의 공개사과 등을 거쳐 가까스로 수습 국면에 들어선 '반 롯데 정서'를 해소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인터뷰를 계기로 고령의 아버지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는 '낙인'에 이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날인 25일 신격호 총괄회장이 최근 일주일 동안 그룹 경영 상황을 일절 보고받지 못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형제간 '진흙탕 싸움'에 대한 비난은 더욱 높아지는 등 여론전에서 수세에 몰리자 나름의 해법으로 사재출연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롯데측은 이같은 외부 시선에 대해 개의치 않으면서도 내심 부담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롯데는 전날인 25일에는 지난 9월에 이어 2차로 전역 연기 장병 14명에 대한 특별 채용을 진행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고, 이날 양평동 롯데제과 사옥에서 7개 계열사에서 진행된 채용과정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신동빈 회장(오른쪽)이 대규모 사회공헌활동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나선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지난 7월 불거진 롯데 사태 이후 수차례의 공개사과 등을 거쳐 가까스로 수습 국면에 들어선 반 롯데 정서를 해소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동빈 회장(오른쪽)이 대규모 사회공헌활동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나선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지난 7월 불거진 '롯데 사태' 이후 수차례의 공개사과 등을 거쳐 가까스로 수습 국면에 들어선 '반 롯데 정서'를 해소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동빈 회장과 롯데 측이 '사회 공헌' 활동에 대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이 같은 행보가 실효를 거둘지에 대해서는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롯데는 지난 8월 일본기업이냐 한국 기업이냐 논쟁이 불거지는 등 반 롯데 정서가 불거졌을 당시 롯데그룹이 롯데월드타워에 초대형 태극기를 거는 '애국 마케팅'에 나섰지만, 여성 모델을 내세우면서 본질에서 벗어난 보여주기용 행사'라는 여론의 뭇매에 곤욕을 치른 바 있다.

각종 포털 사이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커뮤니티 게시판 등에서도 롯데 측의 '사회 공헌' 홍보와 과련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 누리꾼들은 "신동빈 회장이 롯데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려는 모습이 보이긴 한다(mj_9****)" "형제 간 분쟁을 옹호할 생각은 없지만, 지배구조 개선 등 노력에 나서는 신동빈 회장의 행위 자체는 칭찬할만 하다(wprl****)" 등 신동빈 회장의 노력에 점수를 주고 있지만, 다른 쪽에서는 "뺏으려는 형이나 지키려는 동생이나 잊을만 하면 터져나오는 집안 싸움에 더는 관심 없다(popo****)" "너무 속 보인다(jskc****)" "사재출연도 전역 연기 장병 채용도 그 취지까지는 욕하고 싶지 않다. 지금까지 논란이 불거진 사안에 대해 국민이 공감을 살 수 있도록 정말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qhfk****)" 등의 반응을 보였다.

롯데는 지난 8월 일본기업이냐 한국 기업이냐 논쟁이 불거지는 등 반 롯데 정서가 불거졌을 당시 롯데그룹이 롯데월드타워에 초대형 태극기를 거는 애국 마케팅에 나섰지만, 본질에서 벗어난 보여주기용 행사라는 여론의 뭇매에 곤욕을 치른 바 있다.
롯데는 지난 8월 일본기업이냐 한국 기업이냐 논쟁이 불거지는 등 반 롯데 정서가 불거졌을 당시 롯데그룹이 롯데월드타워에 초대형 태극기를 거는 '애국 마케팅'에 나섰지만, 본질에서 벗어난 보여주기용 행사'라는 여론의 뭇매에 곤욕을 치른 바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최근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롯데그룹의 분위기는 롯데 홀딩스 주총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불안하다"며 "특히, 경영권 사수와 직결되는 신동주 회장과 법정 다툼을 앞두고 여론이 악화하는 것은 롯데로써도 상당히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전역 연기 장병 추가 채용, 청년창업 활성화 지원책 역시 악화하는 국민적 반감을 막기 위한 목적이 상당 부분 반영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28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 358호 법정에서는 신동주 회장이 롯데쇼핑을 상대로 낸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에 대한 심문이 진행된다.

신동주 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위임을 받아 국내 법원에 호텔롯데와 롯데호텔부산의 이사 해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일본 법원에는 신 총괄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해임에 대한 무효소송 내는 등 모두 3건의 소송을 냈다. 가처분 신청 외에 다른 재판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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