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 2017년까지 지하 3층·지상 4~5층 규모 복합문화 허브 공간 조성
대한항공이 지난 2008년부터 추진해온 경복궁옆 미국대사관 숙소 부지 내 '7성급 특급' 호텔 건립 계획을 전면 수정하고 해당 부지에 대규모 복합문화 허브 공간을 조성하기로 결정했다.
18일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 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국정 2기, 문화융성 방향과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해당 부지를 소유한 대한항공 역시 이날 정부가 발표한 계획안과 관련해 "정부와 공조해 시민들에게 더 많은 문화적 체험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복합문화 허브를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단, 애초 대한항공 측이 개발 의사를 드러냈던 '7성급 호텔'은 건립되지 않는다.
애초 대한항공은 지난 2008년 서울 종로구 송현동 49-1번지 일대 3만6642㎡의 부지를 삼성생명으로부터 2900억 원에 사들인 이후 해당 부지에 지하 4층, 지상 4층 규모의 7성급 특급호텔, 한옥 영빈관, 갤러리를 포함한 문화복합 공간 등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시는 송현동 부지 반경 500m 내 경복궁과 덕성여중·고, 풍문여고 등 학교가 세 곳이나 들어서 있어, 학교보건법에 저촉된다는 이유로 호텔 신청을 허가하지 않았고, 대한항공은 2010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학교환경위생 정화구역 내 금지시설' 해제를 신청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대법원까지 간 소송에서 모두 패소한 이후 송현동 부지 개발에 대한 구체적인 플랜을 제시하지 않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송현동 부지에 숙박시설을 건립하는 것은 여러 가지 여건을 고려했을 때 사실상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숙박시설을 제외한 문화융합센터 건립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현동 부지 계획의 방향을 '7성급 호텔'에서 '복합문화 허브' 건립으로 수정한 대한항공은 오는 2017년까지 종합적인 한국 전통문화 체험이 가능한 지하 3층, 지상 4~5층 규모의 복합문화허브 공간(가칭 '케이-익스피어런스')에 대한 1단계 공사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새로 들어설 송현동 문화융합센터는 LA LIVE, 상하이 신천지, 롯폰기 힐스와 같은 세계적 문화시설과 같이 누구나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볼거리와 먹을거리, 살 거리 등 다양한 즐길 거리와 시설을 한 공간에 밀집한 '열린 공간'으로 활용될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대한항공 측은 "송현동 문화센터는 한국 건축 고유의 아름다움을 원형으로 전통적인 아름다움과 첨단 기술을 결합해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설계할 것"이라며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고, 다양한 문화 체험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모둠 공간'을 콘셉트로 송현동 지역적 특색을 상징화할 수 있는 '전통공간'이라는 특색도 잘 살려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을 방문하는 전 세계인들에게 한국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알릴 수 있는 관광 랜드마크이자, 서울 시민들에게 문화적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자부심을 높이는 복합문화 허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더팩트 | 서재근 기자 likehyo85@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