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지상주의 후유증? LG유플러스 ‘다단계’고객유치‘철퇴’불가피
  • 황원영 기자
  • 입력: 2015.08.06 11:47 / 수정: 2015.08.07 15:26

다단계 위법 LG유플러스의 다단계 판매가 위법 논란으로 도마에 올랐다. 이동통신업계 일각에서는 올해 임기 6년차를 맞은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실적 내기에 집중하며 다단계 논란을 외면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하고 있다./ 더팩트DB
다단계 위법 LG유플러스의 다단계 판매가 위법 논란으로 도마에 올랐다. 이동통신업계 일각에서는 올해 임기 6년차를 맞은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실적 내기에 집중하며 다단계 논란을 외면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하고 있다./ 더팩트DB

LG유플러스 다단계 영업하며 법규 위반…방통위, 제재안 마련

일명 ‘네트워크 판매’라고 불리는 이동통신사 ‘다단계 판매’가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LG유플러스(대표 이상철 부회장)가 정부와 소비자로부터 집중적인 비판을 받고 있다.

LG유플러스가 가입자 유치를 위해 이동통신 다단계업체와 연결해 가입자에게 특정 단말기 구입과 고가 요금제를 강요한데다 허위 과장광고까지 진행한 정황이 사실로 드러나 당국의 행정조치가 불가피한 것으로 확인됐다.

6일 이동통신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이와관련 “업계 3위인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실적 내기에 급급한 나머지 편법적인 다단계 판매를 통한 가입자 유치 유혹에서 잘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KT대표로 근무할 때도 특정인이 운영하는 다단계 업체와 고객 늘리기에 나서 당시 회사안팎에서 잡음이 일었다”고 덧붙였다.

이통사 다단계 판매는 가입자가 판매자가 돼 하위 가입자를 모집하는 구조다. 가입자는 1인 대리점으로 신고한 후 단말기 판매에 지급하는 판매장려금을 받고, 하위 가입자를 모집해 수수료를 받는다. 하위 가입자는 다시 1인 대리점이 돼 또 다른 하위 가입자를 모집한다.

다단계 판매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3개사가 모두 진행하고 있지만 가장 조직적으로 나선 곳은 LG유플러스라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LG유플러스는 인판영업팀이라는 별도 조직을 운영해 다단계 판매업자에게 휴대폰 판매 및 관리 명목으로 최대 월 10% 이상의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 1월 다단계 판매를 통해 해당 월 전체 가입자의 14%를 모집했다. 1월 전체 가입자인 18만1120명 중 2만5620명을 다단계로 모집한 것이다. 업계는 LG유플러스가 다단계를 활용해 매월 2만~3만명에 이르는 가입자를 모으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단계 판매는 LG유플러스 가입자 모집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위법 행위와 비인간적인 판매 방식으로 정부당국의 행정처분을 이달 말 받을 것으로 확실시 되면서 이상철 부회장의 경영전략에 대한 불평불만과 비판이 회사 안팎에서 쏟아지고 있다.

판매원 단계가 3단계 이상으로 이어졌고, 일부 판매업체가 고소득을 보장할 수 있다고 허위·과장 광고를 벌이는등 여타 경쟁사에 비해 소비자들 피해 정도가 허용범위를 넘어섰다는 게 업계 및 당국의 판단이다. 게다가 판촉 과정에서 고가 요금제 가입을 강제하거나 불법 페이백 지급 등 단말기유통구조법(단통법)을 위반한 사실도 드러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의 다단계 피해는 특히 나이 많은 농촌 노년층 대상으로 발생한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고객유치 형태에 고개를 저었다.

이처럼 업계와 시민단체 등의 거센 반발이 이어졌지만, 정작 LG유플러스는 다단계 판매에 대해 ‘잘못이 없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는 “다단계 판매는 1대1 방문판매와 같은 ‘인적(人的) 판매’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방식은 정부가 지난 1995년 한법화한 바 있다.

하지만 방문판매법은 과장된 사실로 거래를 유도하거나 하위 판매원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 즉, 하위 판매원에게 제품을 판매하고 허위·과장 광고를 벌인 것은 위법 행위가 된다.

LG유플러스는 단통법 시행 후 5:3:2로 고착화된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20%를 넘어서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해 자사 최초로 아이폰6·6엣지를 판매하며 가입자를 모은데 이어 G4, 갤럭시S6 등에 대한 보조금을 상한선까지 책정하고 중고폰 선할인 프로그램 제로클럽1·2까지 선보이며 가입자 끌어오기에 사활을 걸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LG유플러스의 다단계 위법 논란에 대해 제재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더팩트DB
방송통신위원회는 LG유플러스의 다단계 위법 논란에 대해 제재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더팩트DB

올해 임기 6년차를 맞은 이상철 부회장이 수치화된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는 가운데 다단계 판매도 그 중 하나라는 게 이통업계내 평가다. 해당 방식이 가입자 모집에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를 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 같은 마케팅등의 효과로 지난 1분기는 이동통신 가입자 유치 경쟁에서 LG유플러스만 3사 중 유일하게 가입자가 증가했다. 2분기 역시 전 분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4.1%와 96.3% 증가했다.

서울YMCA가 지난 5월 LG유플러스 다단계 판매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제공한 모 이동통신 다단계 업체의 내부 자료 사진./ 서울YMCA 제공
서울YMCA가 지난 5월 LG유플러스 다단계 판매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제공한 모 이동통신 다단계 업체의 내부 자료 사진./ 서울YMCA 제공

서울YMCA “LG유플러스, 다단계 업체들 불법행위 사실상 주도주장

시민단체 및 업계는 위법 소지가 다분한 다단계 판매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5월 서울YMCA 시민중계실은 “LG유플러스가 업체들의 불법 영업행위를 사실상 주도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동통신 다단계 업체 2곳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위반 여부를 조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서울YMCA는 “해당 업체들은 구직 활동을 하는 청년과 퇴직자를 대상으로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거나 ‘한달에 2000만 원 정도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등 과장 홍보하는 방식으로 판매원을 모집했다”며 “수집한 증거를 통해 판단한 결과 두 업체의 판매행위는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LG유플러스의 휴대폰 다단계 판매 업체 두 곳이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등을 위반했는지 확인하기 위한 절차를 시작했다.

방통위 역시 LG유플러스의 다단계 판촉에 불법 소지가 있다고 보고 지난 5월 사실 조사에 들어갔다. 다단계 판매가 단통법과 전기통신사업법 등 관련법을 위반할 수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후 지난 달 23일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경기도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LG유플러스가 다단계 영업 도중 단통법을 위반한 사실이 다수 드러났다”며 “법률적 검토도 끝난 만큼 조만간 제재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통위는 LG유플러스가 ‘인판영업팀’이라는 네트워크 마케팅 전문 조직을 구성해 가입자에게 특정 단말기, 특정 요금제 강요하고 허위 과장광고를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LG유플러스측 “타사도 다단계 판매한다. 불공평하다” 항변

반면, LG유플러스는 “불공평하다”다는 입장이다. 최주식 LG유플러스 SC본부장 겸 부사장은 지난 6월 29일 서울 용산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다단계 판매 관련 위법성 논란에 대해 “타 이통사도 모두 다단계 판매를 하는 상황에서 경쟁사들의 지적으로 정부가 LG유플러스만 집중 겨냥해 조사하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생각한다”며 “정부에서 지적하고 있는 LG유플러스의 다단계 판매방식은 일반 피라미드식 다단계와 차원이 다른 네트워크 마케팅이며 절대 단통법을 위반하는 사항이 없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다단계 판매 등으로 규제기관의 조사를 받은 LG유플러스가 위법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영업정지 등을 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갤럭시 노트5와 아이폰6S 등 하반기 주력 스마트폰 출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제재를 받게 되면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팩트│황원영 기자 hmax87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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