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극약처방, 누리꾼 냉소적 반응 일색
현대자동차가 2000년대 들어 무이자 할부 판매에 처음 나선다. 대상은 현대차의 주력 차종인 아반떼와 쏘나타 구입 고객이다.
현대차는 ‘5월 판매조건’을 발표하며 아반떼와 LF쏘나타, LF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사면 차 값을 50만 원 깎아주거나 선수금 20%를 내면 36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시행한다고 6일 밝혔다.
미국에서 ‘제로금리’ 정책을 펴왔던 현대차가 국내에서 무이자 할부를 실시하는 것은 1997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현대차는 12개월 무이자 할부를 도입했다. 하지만 36개월 무이자 할부는 최초다. 현대차의 이 같은 조치는 수입차 판매가 급증하고 상황에서 안방 수성을 위해 극약처방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수입차 점유율은 치솟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수입차 신규등록대수는 전월 대비 32.9% 늘어난 2만2280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월 1만5733대보다 무려 41.6% 늘어난 수치로 올 1분기 누적대수 역시 5만8969대로 4만4434대를 기록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7% 증가했다.
반면 현대차가 지난 1분기에 이어 지난 4월에도 국내 시장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현대차는 지난 4월 국내에서 6만3050대를 판매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판매는 4.3% 감소한 수치다. 올 1~4월 누적 판매 실적에서도 현대차는 21만8287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감소했다.
결국 위기감을 느낀 현대차가 내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무이자 할부 조건을 내세웠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여론이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대부분 누리꾼들은 냉소적이거나 감정적인 의견을 여과없이 올렸다.
“되돌리기에는, 이미 늦었다”(nam0****)을 비롯해 “이미 배는 떠났다. 잃어버린 국민들의 신뢰는 다시 찾기 힘들 듯. 자국민을 호구로 만들었는데”(gksw****), “무이자 할부. 드디어 쓰XX회사가 조금씩 사태 파악이 되는구나. 아직 멀었다. 10%, 20% 할인하는 날이 조만간 올 것이다”(assa****) 등 매몰찬 반응이 쏟아졌다.
특히 내수 차별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았다. “수출만이 살 길이라며 그동안 내수고객 개 무시, 홀대하더니 이제야 조금 정신이 드나 보군”(ksg3****), “고객들이 원하는 것은 무이자 할부가 아니라 내수용 자동차와 수출용 자동차의 품질이 똑같은 걸 원한다”(yaku****), “극약처방으로 내놓은 게 무이자 할부라니. 아직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건가?”(kate****) “국내는 36개월 무이자, 미국은 60개월 무이자. 무이자도 내수 차별”(boms****) 등 현대차의 내수 시장 무시에 불쾌감을 나타냈다.
무이자 할부가 아닌 자동차 값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들도 눈에 띄게 많았다.
“꼼수 부리고 있네. 소비자가 원하는 건, 무이자가 아니다. 제대로 된 차를 만들어 내수시장에 내놓으라는 것이다. 즉 차 값이 3000만 원이면 그 가격에 합당한 튼튼하고 하자 없는 차를 만들어서 팔라는 거야. 다시 말하면 수출용차와 수입차에 비해서 품질이 떨어지는 차는 차 가격 자체를 내리라는 얘기다.”(mans****)
이외에도 “자동차 값을 내려야지 아직 크게 와 닿지 않는다”(jyh2****), “그래도 안사, 외제차 대비 비싸”(말자**), “이미 차 값이 바가지인데 무이자 할부해도 남는 장사”(유**) 등 현대차 가격의 거품론을 지적했다.
[더팩트│성강현 기자 dank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