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ㅣ 황진희 기자] 일본 SPA브랜드 유니클로와 롯데쇼핑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관계로 국내 패션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유니클로 한국법인의 2대 주주인 롯데쇼핑이 막강한 유통망을 앞세워 유니클로 매장을 늘렸고, 롯데쇼핑 역시 유니클로부터 수백억 원의 배당금을 받으면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004년 롯데쇼핑은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일본의 패스트리테일링(FR)그룹과 투자해 FRL코리아를 설립했다. 당시 롯데쇼핑은 60억 원을 출자했고, 롯데쇼핑과 FR그룹은 각각 지분 49%와 51%씩을 나눠가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8월 결산법인인 FRL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액 8954억3500만 원, 영업이익 1077억100만 원을 올렸다. 당기순이익은 812억9500만 원으로 1년 전(493억7500만 원)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올랐다.
FRL코리아의 실적 상승은 국내에서 막강한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는 롯데쇼핑의 공이 크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유니클로는 국내 진출 초기 '초저가'라는 인식이 팽배했던 것과 달리 롯데쇼핑에 힘입어 국내 패션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또 롯데백화점은 지난 10월 자사 백화점에 입점한 유니클로 전 매장에서만 단독 할인 행사를 열어 큰 인기를 끌었다. 당시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창립 35주년과 유니클로 한국 진출 10주년을 기념해 통상 11월에 하던 세일을 한 달 앞당겼다"며 "백화점에 입점한 유니클로 매장만 할인 행사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유니클로는 2011년 연매출 3279억 원을 올리면서 본격적인 상승세를 탔다. 이후 매출이 해마다 2000억 원 가량 늘어나며 한국 진출 10년 만에 단일 브랜드 1위에 올라섰다. 최근 5년간의 매출 증가율 추세를 봤을 때 1년 안에는 1조 원 돌파도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폭발적인 성장세를 바탕으로 유니클로는 매장 확장 전략을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백화점과 쇼핑몰, 가두점 등 매장 확대를 공격적으로 진행해 현재 137개 매장을 내년까지 160개 이상으로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클로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호주 등 전세계 16개국에서 150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10% 이상의 매장이 한국에 진출해 있는 셈이다.
국내 SPA브랜드 관계자는 "국내 패션업계도 백화점 위주로 수익이 나는 구조이기 때문에 유니클로 역시 롯데쇼핑의 유통망을 활용해 패션시장을 장악했다고 본다"면서 "일례로 제2롯데월드 안에 있는 유니클로 매장 역시 가장 목이 좋은 곳에 자리잡고, 임대료도 다른 브랜드에 비해 저렴하게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쇼핑의 도움으로 매출이 수직성장한 유니클로는 배당으로 롯데쇼핑에 돌려주고 있다. 롯데쇼핑은 FRL코리아로부터 이번 회계연도에 배당금 131억3200만 원을 받았다. 롯데쇼핑은 지난 2011년 배당금 35억 원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2012년 117억 원, 2013년 68억 원을 챙겼다. 최근 4년간 FRL코리아에서 배당금으로만 모두 351억 원을 받아, 투자금액 이상을 배당금으로 회수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롯데의 강력한 유통망을 바탕으로 일본 SPA브랜드인 유니클로가 국내 SPA시장을 독주하고 있다"면서 "유니클로 역시 통 큰 배당으로 롯데쇼핑에 보답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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