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쌀쌀해진 날씨로 거위털을 사용한 구스다운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수입 명품 브랜드 8개사 중 몽클레르와 에르노를 제외한 나머지 6개 브랜드는 오리털 충전재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DB |
[더팩트 | 변동진 기자] 최근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100만 원이 넘는 고가의 명품 패딩점퍼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점퍼의 핵심인 보온용 충전재가 거위털이 아닌 오리털이 사용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다운 점퍼의 핵심 소재인 충전재의 원산지 표시는 전혀 없었으며, 일부 수입업체는 충전재의 원산지 정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19일 소비자문제 연구소 컨슈머리서치에 따르면 8개 프리미엄 다운점퍼 수입 브랜드와 아웃도어 브랜드 9개 등 모두 17개 브랜드 25개 제품의 충전재를 조사한 결과 고가 수입 제품 16개 가운데 거위털을 사용한 제품은 4개에 불과했다.
지난해 젊은층 사이 '캐몽'으로 인기를 끌었던 몽클레르(약 300만 원대)의 경우 거위털 충전재을 사용한 반면 캐나다구스(100만 원대)의 경우 오리털 충전재를 사용했다.
 |
| 17개 다운점퍼 브랜드 중 아웃도어 브랜드 9개사는 모두 거위털 충전재을 사용한 반면 명품 브랜드는 몽클레르와 에르노를 제외하고 모두 오리털 충전재를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컨슈머리서치 제공 |
또한 219만 원∼354만 원의 에르노 브랜드 제품도 거위털 충전재를 쓰고 있었다.
반대로 파라점퍼스, CMFR, 노비스, 아이그너, 무스너클 등 6개 브랜드 12개 제품에는 오리털 충전재가 사용됐다.
일반적으로 거위털은 솜털 크기가 커서 보온성이 뛰어나고 중량에 비해 볼륨감이 있어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문제는 덕다운을 사용하는 수입 명품브랜드다. 거위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함에도 불구하고 수입 명품이라는 미명아래 최저 108만 원에서 최고 271만 원에 이르는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 수입 명품브랜드보다 가격이 저렴한 아웃도어 브랜드의 경우 모두 거위털을 충전재로 사용했다. 가격은 43만∼79만 원 정도지만 충전재로는 비싼 거위털을 사용한 것이다.
보온성을 결정하는 충전재 혼합 비율면에서도 아웃도어 제품이 프리미엄 브랜드보다 우수했다.
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솜털 비율이 높을 수록 보온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 가운데 CMFR과 노비스만 100% 솜털을 채웠고 나머지 브랜드 제품은 솜털과 깃털을 섞어서 썼다. 캐나다구스, 아이그너, 무스너클 브랜드는 오리털을 사용하는데다 깃털비율이 20%에 달했다.
아웃도어 브랜드 중에는 노스페이스, 디스커버리, 밀레 등이 깃털비율이 20%를 기록했고, 나머지 대부분은 솜털을 90% 사용해 프리미엄 브랜드보다 솜털 비중이 높았다.
대표적으로 아이그너의 271만 원짜리 다운점퍼는 충전재가 오리털이면서 깃털이 20%나 들어간 반면, 블랙야크의 57만 원짜리 제품은 거위털을 쓰면서 깃털비율은 10%에 불과했다.
 |
| 지난해 10~20대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캐나다구스의 경우 거위털이 아닌 오리털 충전재를 사용했으며 충전재 비율은 깃털이 20%에 달했고 원산지도 표기돼 있지 않았다. /캐나다구스 홈페이지 캡처 |
이와 함께 프리미엄 다운점퍼는 해외에서 생산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충전재의 원산지 표시도 제대로 하지 않았으며 아웃도어 브랜드가 더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CMFR과 노비스 2개 브랜드만 별도 태그로 원산지를 표시했다. 파라점퍼스는 본사가 이탈리아에 있지만 생산은 중국에서 하고 있으며 오리털도 중국산을 사용한고 밝혔다. 독일 브랜드 아이그너는 중국에서 생산하지만 충전재의 원산지가 어디인지를 밝히지 못했다.
아웃도어 브랜드의 경우 노스페이스와 블랙야크, 밀레, 컬럼비아는 충전재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은 반면, 라푸마와 K2, 디스커버리, 네파, 코오롱은 별도의 태그에 원산지를 표시했다.
최현숙 컨슈머리서치 소장은 "수입 고가 다운점퍼는 가격이 100만 원이 훌쩍 넘는 만큼 패딩의 기능적인 면을 제대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충전재 원료와 혼합비율, 원산지 등을 꼼꼼히 확인한 뒤 구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