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로비 1mm] 삼성생명, 로댕과 함께하는 문화 공간
  • 오세희 기자
  • 입력: 2014.09.20 09:11 / 수정: 2014.09.20 09:11
삼성생명 로비에는 플라토라는 미술관이 자리잡고 있다./오세희 기자
삼성생명 로비에는 플라토라는 미술관이 자리잡고 있다./오세희 기자

사람의 첫인상이 얼굴에서 좌우되듯 회사의 첫인상은 로비에서 결정된다. 그 회사를 방문한 사람들이 가장 먼저 마주치는 곳이 바로 1층 로비이기 때문이다. 대기업 본사 로비는 그 회사만의 조직문화와 경영철학, 정체성을 나타내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국내 대기업들은 회사 로비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대기업 본사 로비에 숨겨진 1mm를 파헤쳐 본다. <편집자 주>

[더팩트 | 오세희 기자] 국내에서 로댕이 전 생애를 걸쳐 만들었다는 '지옥의 문'을 볼 수 있는 곳은? 현대 기념조각의 시초로 불리는 '깔레의 시민'을 고개만 돌리면 만날 수 있는 곳은? 이는 모두 삼성생명 로비에 있는 '플라토미술관'의 이야기다. 삼성생명 로비에는 국내 기업 중 유일무이하게 미술관이 자리 잡고 있다.

서울 태평로2가 삼성생명 1층에 있는 플라토는 삼성생명 본관의 대표 공간이라 할 수 있다. 1999년 오귀스트 로댕 작품의 상설전시관으로 문을 열었던 이곳은 로댕의 불후의 명작인 '지옥의 문'을 전시하면서 이름을 알린 이후 명실공히 삼성생명의 마스코트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플라토는 하루 200~300명의 관람객이 찾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

삼성생명에 플라토가 자리를 잡은 것은 지리적 특성이 크다. 삼성생명 본관이 있는 태평로는 남대문과 인접한 중심가라 유동인구가 많은 곳. 위치로만 따지면 서울시립미술관과 덕수궁미술관에 전혀 뒤지지 않는 곳이다. 여기에 사회공헌을 위해 삼성생명이 책정한 3000원의 입장료는 플라토 미술관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특히 삼성문화재단이 위탁 운영하고 있는 플라토는 삼성그룹 안주인인 홍라희 관장의 애정이 듬뿍 담긴 공간이다. 지난 2010년 홍 관장이 삼성문화재단 관장직에 복귀한 뒤 바로 다음 해에 로댕갤러리는 고원을 의미하는 플라토라는 이름으로 재개관했다. 이후 국내외 현대미술을 소개하는 공간으로 전시의 폭을 넓혔다. 홍 관장은 지난해 플라토에서 진행된 무라카미 다카시 전을 위해 작가를 직접 만나 부탁했을 정도로 플라토 전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생명 로비 미술관에서는 로댕의 지옥의 문과 깔레의 시민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삼성생명 로비 미술관에서는 로댕의 지옥의 문과 깔레의 시민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은 플라토의 외관에서도 드러난다. 플라토 내부로 들어가면 전면 유리 덕에 로댕 작품을 최대한 자연광 속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삼성생명은 뉴욕의 저명 건축설계사무소인 KPF의 책임디자이너 윌리엄 페더슨에게 설계를 맡겼다. 설계부터 로댕 전시를 위한 맞춤 공간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철저한 운영 덕에 플라토는 예술가들 사이에서도 명성이 자자하다. 일단 플라토에서 전시하면 이 작가는 '떳다'는 이야기가 돌 정도다. 또한 삼성생명은 임산부를 위한 강연을 비롯한 사회공헌사업 프로그램에 플라토 미술관 관람을 편성하는 등 문화와 함께하는 사회공헌을 실천하고 있다.

삼성생명 직원들에게도 플라토는 특별한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직원들에게 무료로 운영되는 이곳은 문화생활에 관심이 많은 직원들을 위한 공간이 되고 있다. 특히 플라토는 점심시간이 시작되는 정오부터 직장인을 위한 10분 설명 시간을 운영해 막간을 이용해 찾는 직원들을 배려하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플라토는 삼성생명이 유동인구가 많은 거리에 부지를 확보하고 있어 잠깐이라도 미술 작품 관람을 제공하는 문화예술 공간을 마련하고자 해서 탄생한 것"이라며 "사설 미술관이나 전시관과 비교해 미술관을 운영할 수 있는 최소한의 비용만을 받고 운영하는 사회봉사를 위한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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