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의 월드컵 고민, 한국-벨기에 승부 어디를 응원할까?
  • 신진환 기자
  • 입력: 2014.06.25 11:41 / 수정: 2014.06.25 15:43
애국 응원을 할 것인가, 자본 응원을 할 것인가. 27일 오전 5시(한국 시각)에 펼쳐지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예선 H조 한국과 벨기에전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최근 주류업계에서 벨기에 맥주 회사 AB인베브에 인수된 오비맥주가 어느 나라를 응원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는 우스갯소리가 나돌고 있다.
'애국 응원'을 할 것인가, '자본 응원'을 할 것인가. 27일 오전 5시(한국 시각)에 펼쳐지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예선 H조 한국과 벨기에전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최근 주류업계에서 벨기에 맥주 회사 AB인베브에 인수된 오비맥주가 어느 나라를 응원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는 우스갯소리가 나돌고 있다.

[신진환 기자] "월드컵 응원, 벨기에냐, 한국이냐."

최근 주류업계에서는 오비맥주가 지구촌 축제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예선 H조 한국의 마지막 경기인 벨기에전을 앞두고 어디를 응원할지 고민에 빠졌다는 '반 농담 반 진담'형식의 말들이 나돌고 있다.

다름 아닌 오비맥주가 벨기에에 본사를 둔 세계적 맥주 회사의 계열사이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벨기에의 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AB인베브는 오비맥주를 58억 달러(약 6조1680억 원)를 들여 재인수했다.

AB인베브는 지난 2009년 7월 미국 안호이저부시와 합병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오비맥주를 18억 달러(약 2조3000억 원)에 사모펀드인 KKR-어피너티에 팔았다.

버드와이저, 코로나, 호가든 등을 소유한 AB인베브는 재인수 작업을 완료하면서 오비맥주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이름만 국내 기업일 뿐 사실상 벨기에 회사이다. 때문에 벨기에 회사인 오비맥주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임직원들이 과연 한국-벨기에 경기에서 어느 나라를 응원할지를 놓고 주류업계에서는 묘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비맥주가 AB인베브로 흡수되면서 100% 외국 기업으로 바뀌었다. 한국과 벨기에의 경기 때 아무래도 본사의 눈치를 안 볼 수 없지 않겠느냐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비맥주 측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한국과 벨기에 경기 때 어디를 응원하느냐 고민하는 것은 전혀 없다. 한국사람으로 당연히 우리나라를 응원한다"며 항간에 떠도는 얘기에 대해 해명했다.

그도 그럴 것이 AB인베브는 벨기에에 본사 두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안호이저-부시가 인베브를 지배하는 구조이므로 미국회사에 가깝다. 그러나 많은 사람에게 AB인베브는 여전히 벨기에 맥주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오비맥주가 국내기업이라고 알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오비맥주와 AB인베브의 관계는 상당히 오래됐다. 지난 1990년대 모기업 두산그룹의 '든든한' 지원 아래 업계 1위를 차지했던 오비맥주는 하이트맥주에 왕좌를 내주면서 휘청거렸다. 위기에 처한 오비맥주에게 손을 내민 곳이 바로 벨기에 맥주 회사 인터브루(AB인베브 전신)이다. 오비맥주는 1998년 인터브루에 매각됐다.

이후 회사를 사들인 인터브루는 지난 2004년 브라질 최대 맥주 회사 엠베브와 합병해 사명을 인베브로 바꿨다.

인베브는 2008년 7월 '버드와이저'로 유명한 안호이저-부시와 합병해 회사이름을 지금의 AB인베브로 바꿨다. 이후 AB인베브는 2009년 오비맥주를 미국의 사모펀드 KKR-어터피티에 매각했고, 5년 만인 지난 4월 재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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