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진희 기자]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삼성에버랜드가 상장을 추진하면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녀인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이 야심차게 출시한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도 주목받고 있다.
에잇세컨즈는 2012년 2월 이서현 사장이 3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내놓은 토종 SPA(제조·유통 일괄형)브랜드로, 에버랜드 패션부문의 핵심 육성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SPA브랜드는 국내는 물론 세계 패션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이서현 사장의 에잇세컨즈가 에버랜드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톱 브랜드로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에버랜드는 상장을 통해 패션부문의 핵심 육성사업인 에잇세컨즈에 과감한 공급망 투자로 차별화된 사업 역량을 확보하겠다고 3일 밝혔다. 또 내년부터 중국을 시작으로 에잇세컨즈의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해 글로벌 톱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스포츠·아웃도어 부문의 신규 사업도 강화할 예정이다.
삼성그룹의 패션사업은 지난 수십년 동안 제일모직에서 진행해오다 지난해 말 삼성에버랜드로 이관됐다. 삼성의 패션사업은 이건희 회장의 차녀 이서현 사장이 사실상 이끌어 왔다. 지난 2005년부터 경영에 참여한 이서현 사장은 에잇세컨즈를 론칭하고, 중국 사업을 강화하는 등 패션 부문을 직접 챙겨 왔다.
2012년 2월 1호 매장을 연 에잇세컨즈는 첫해 6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고, 이듬해인 2013년에는 1296억 원 매출로 2년 만에 1000억 원대 브랜드로 도약했다. 올해는 매출 1950억 원이 목표다. 특히 에잇세컨즈는 2020년까지 ‘매출 10조원, 아시아 톱3 브랜드’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연 매출 1조9000억 원 규모의 삼성에버랜드 패션 부문에서 에잇세컨즈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유니클로 등 세계 패션 유행이 SPA 브랜드로 재편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모바일 채널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점도 에잇세컨즈의 강점이다. 2012년 오픈한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뿐 아니라 11번가, CJ몰 등과 다양하게 사업을 추진한 덕에 지난해 모바일 매출 실적이 전년 대비 53% 신장했다.
에잇세컨즈는 오픈마켓인 11번가가 4월 한 달 동안 국내외 20여개 SPA 브랜드의 거래액을 분석한 결과 점유율 30%를 차지해 1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에잇세컨즈는 오너가 직접 챙겨오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 확대가 용이하다는 강점이 있다”면서 “SPA가 침체되고 있는 국내외 패션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만큼 에버랜드가 직접 나서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에버랜드는 에잇세컨즈와 함께 빈폴아웃도어를 중심으로 한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 육성에도 힘을 쏟을 방침이다. 에잇세컨즈와 나란히 2012년에 출시한 빈폴아웃도어는 첫해에 매출 380억 원을 달성했고, 2년차인 지난해는 11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매출 목표는 1700억 원이다.
빈폴아웃도어는 2012년 말 중국에 진출해 현재 상해, 장춘, 하얼빈 등에 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빈폴아웃도어는 중국 내 매장을 크게 늘릴 예정으로 중국 이외의 해외사업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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