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상장시 삼성이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 황준성 기자
  • 입력: 2014.06.03 15:11 / 수정: 2014.07.07 17:47
삼성에버랜드의 상장으로 이재용 부회장은 그룹 경영승계 난관을 한고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더팩트DB
삼성에버랜드의 상장으로 이재용 부회장은 그룹 경영승계 난관을 한고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더팩트DB

[더팩트|황준성 기자]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인 삼성에버랜드가 3일 상장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달 8일 삼성SDS가 상장을 발표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사실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는 삼성그룹이 그동안 재계에서 제기해오던 상장 관측에 대해 부정적 태도를 보이며 노출을 꺼린 곳이다.

상장하게 되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오너 일가 삼남매가 상장 후 주식 차익을 크게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불가피하게 구설수에 오를 수 있어 삼성 측은 최대한 이 이슈를 가리려고 노력했다.

그럼에도 '포스트 이건희'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삼성은 두 회사의 상장추진 계획을 이건희 회장 입원전후로 각각 공식화했다. 그만큼 상장차익으로 형성되는 수조 원대의 자금이 다용도로 필요했을 것으로 재계에서는 해석한다.

3일 현재 삼성에버랜드의 최대 주주는 지분 25.1%를 보유한 이재용 부회장이며, 이부진, 이서현 사장이 각각 8.37%를 가지고 있다. 이건희 회장의 지분은 3.72%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이 보유한 삼성에버랜드의 상장 후 지분 가치는 2일 기준 장외에서 거래되는 182만~200만원 선을 고려했을 때 2조700여억 원으로 추산된다.

2대 주주인 KCC가 지난 2011년 삼성카드로부터 삼성에버랜드 주식을 주당 182만 원에 매입한 가격을 놓고 봤을 때도 2조 원이 훌쩍 넘는다.

삼성SDS은 장외 시장에서 14만~15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11.25%,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이 각각 3.9%를 가지고 있다. 상승세를 탄 장외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인 14만 원으로 계산했을 때 주식 870만4312주를 보유한 이재용 부회장의 보유 가치는 1조2186억원으로 추산된다. 주당 15만원을 기준으로 하면 지분가치는 1조3000억원대가 된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의 주식 가치 4200억 원까지 합치면 삼성SDS 상장으로 삼남매는 2조 원이 훌쩍 넘는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 상장으로 삼성 오너 일가 삼남매는 5조 원에 달하는 주식가치를 보유하게 되는 것이다. 이건희 회장의 주식 및 여타 자산을 증여 받을 때 약 6조 원대의 증여세가 예상되는 만큼, 이번 상장은 증여세 등을 내는 데 적지 않게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삼성에버랜드가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고, 삼성SDS의 오너 일가 지분은 높은 편이 아니라 대량의 주식을 매각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물론 삼성이 확보한 삼성에버랜드 지분은 높은 편이다. 삼성카드(5.0%), 삼성전기(4.0%), 삼성SDI(4.0%), 제일모직(4.0%), 삼성물산(1.48%) 등의 계열사들도 모두 18.48%의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가지고 있어 삼남매(45.56%)가 어느 정도의 주식을 매각해도 경영권 방어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SDS는 그룹의 경영권을 좌지우지하는 순환출자구조에서 빠져 있다. 오너 일가의 지분이 아니라도 삼성전자(22.58%), 삼성물산(17.08%) 등 계열사를 통해 충분히 장악할 수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에버랜드와 SDS의 지분을 취득하는 과정이 삼성과 시민단체등의 공방끝에 법적으로는 문제없는 것으로 일단락됐으나 사회 일각의 눈총은 아직도 따갑다. 글로벌 삼성이 지혜롭게 풀어야 할 부분은 보다 더 사회적 공감대를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용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은 이재용 시대의 원활한 론칭을 위해서 필요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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