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현정 남편' 정대선 사장, 정몽준 서울시장 출마하자 경영 손 뗐다…왜?
  • 황준성 기자
  • 입력: 2014.03.19 10:46 / 수정: 2014.03.19 14:22
전 아나운서 노현정 씨의 남편 정대선 현대BS&C 사장(오른쪽)이 작은아버지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 선언과 맞물려 회사의 대표 이사직에서 물러나 그 배경에 대한 다양한 관측이 재계안팎에서 나오고 있다./더팩트DB
전 아나운서 노현정 씨의 남편 정대선 현대BS&C 사장(오른쪽)이 작은아버지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 선언과 맞물려 회사의 대표 이사직에서 물러나 그 배경에 대한 다양한 관측이 재계안팎에서 나오고 있다./더팩트DB

[더팩트 l 황준성·송형근 기자] 뛰어난 경영 능력을 보이던 현대가 3세 정대선(37) 현대BS&C 사장이 돌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자 그 이유와 앞으로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의 선거 유세 활동에 전 아나운서인 아내 노현정 씨와 모습을 종종 비춘 적도 있어, 정몽준 의원의 서울시장 선거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대표 이사직을 내려놓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재계 일각에서 나와 더욱 그렇다.

회사측은 신사업 구상을 위한 일시 퇴임으로 말하고 있으나 정대선 사장과 정몽준 의원과의 친밀한 관계를 감안할 때 정 사장의 정치 입문설도 나름 설득력을 얻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정대선 사장은 지난 10일 현대BS&C의 대표 이사직을 내려놓았다. 정대선 사장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사남 고 정몽우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3남으로, 지난 2008년부터 현대BS&C을 운영해 회사를 키웠다. 하지만 정대선 사장은 경영상에 큰 문제가 없는, 오히려 회사 성장이 더 기대되는 상황에서 돌연 대표 이사를 사퇴했다.

현대BS&C는 정대선 사장이 경영에 직접 뛰어든 후부터 급성장한 회사로, 지난 2009년 282억 원이던 매출액은 해마다 늘어 지난해에는 1519억 원으로 5배 이상 껑충 뛰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역시 4억 원에서 19억 원으로 불어났고 영업이익은 약 2억 원에서 약 31억 원으로 15배 증가했다. 사업이 순탄대로를 달리는 가운데 굳이 대표 이사 직을 내려놓을 이유가 없다는 게 재계의 일반적 시선이다.

이 때문에 정재계에서는 정대선 사장이 지난 2일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작은아버지 정몽준 의원을 지원하기 위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또 이번을 계기로 경영보다는 정치에 몸을 담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함께 나오고 있다. 정몽준 의원이 지분 10.72%로 현대중공업 최대 주주에 있지만 경영 대신 정치를 선택한 것처럼 말이다.

사실 지난 2008년 정몽준 의원이 17대 대통령 선거에 나가자 정대선 사장은 노현정 씨와 함께 유세장에 자주 나타났다. 지난 2006년 8월 결혼 후 노출을 꺼렸던 정대선-노현정 부부는 정몽준 의원을 지지하기 위해 약 20개월 만에 대중 앞에 선 것이다.

재계안팎에서는 정대선-노현정 부부의 결혼에는 정몽준 의원의 도움이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대선 사장이 처음 어머니에게 노현정 씨와 결혼한다고 했을 때 반대가 심했다고 알려졌다. 정대선 사장의 어머니인 이행자 고려산업개발 고문이 지난해 1월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노현정을 셋째 며느리로 맞이할 때 집안의 전례가 없어서 반대했다"고 털어놓을 정도. 이 때 적극적으로 결혼에 찬성하고 설득한 것이 정몽준 의원이었다.

현대BS&C는 2009년부터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현대BS&C는 2009년부터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게다가 정대선 사장이 지분 100%를 소유한 현대BS&C가 성장을 하는 기반에는 정몽준 의원이 최대 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의 뒷받침도 컸다. 지난 2012년 현대BS&C 매출의 30% 정도가 현대중공업에서 나왔고,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까지 합치면 46%에 달한다. 형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과 정문선 부사장이 계속해서 큰 아버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울타리에서 경영수업을 하고 있는 것과 달리, 개인 회사를 차린 후 정몽준 의원 측과 더 가깝게 지낸 것이다. 정대선 사장도 현대BS&C를 설립하기 전에는 현대비앤지스틸에서 이사를 지냈다.

정대선 사장이 지금의 가족과 사업을 꾸린 것에 정몽준 의원이 도움이 절대적인 셈이다. 정계에서도 정대선 사장의 가족 배경과 인물이면 정몽준 의원 못지않은 큰 주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으며 정대선 사장의 정치 입문에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BS&C는 정대선 사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유가 신사업을 찾는데 주력하기 위해서라고 말하고 있다. 현대BS&C의 주 사업 분야는 IT와 건설 영역이다. 현대BS&C는 시스템 통합, 정보기술(IT) 아웃소싱, IT 컨설팅 등 IT 서비스 사업과 지난 2011년부터 건설 브랜드인 '현대썬앤빌'을 양대 축으로 하고 있다. 지난 4년 간 건설업을 등에 업고 급성장했지만, 이젠 업황 부진으로 회사의 앞날이 밝지 않다는 게 현대BS&C의 설명이다.

현대BS&C 관계자는 “정대선 사장은 직함은 유지한 채 친환경 관련 사업을 개척하기 위해 경영에서 손을 뗀 것”이라며 “5년 동안 정대선 사장이 회사를 성장시켰지만, IT와 건설만으로 더 이상의 성장이 어려워 신사업을 찾기 위해 대표이사에서 물러났을 뿐이다"며 "우연히 정몽준 의원의 출마 시기와 날짜가 겹쳤을 뿐, 일부에서 제기된 정치권 참여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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