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진환 기자] 일본 저가항공사(이하 LCC, Low Cost Carrier)인 바닐라에어가 국내 ‘하늘길’을 열면서 외국 항공사의 바람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5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바닐라에어는 지난 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인천-나리타(도쿄) 노선을 신규 취항했다. 이에 따라 항공업계에 외국 국적의 항공사가 7개 업체로 늘어났다. 이미 국내에서 취항한 LCC 외에도 다른 외국 국적 항공사가 속속 국내 항공업계에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국내 항공시장에서 가장 먼저 입성한 외국 LCC는 지난 2010년 8월 인천-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 노선을 취항한 아시아 최대 LCC인 에어아시아엑스다. 이후 차례로 지난해 4월 싱가포르항공의 자회사인 스쿠트항공이 국내에 진입했으며, 필리핀의 세부퍼시픽과 에어아시아제스타가 마닐라, 보라카이 등 휴양지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여기에 일본 ANA항공의 자회사 피치항공은 오사카-인천/부산을 취항했다. 홍콩 유일의 LCC인 홍콩익스프레스는 오는 30일 신규 취항을 확정했으며, 이 밖에도 에어아시아재팬, 스타플라이어 등이 있다.
경쟁사가 늘자 국내 LCC 업계는 촉각이 곤두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제 불황으로 이용객들이 대형 항공사보다 LCC를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국적 LCC의 수송율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외국 국적의 가세로 당장 치열한 밥그릇 싸움을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적 LCC 수송량이 지난해(1305만 명) 대비 20% 상승한 1569만 명을 기록해 전체 국적기 수송량 증가율(4%)을 크게 웃돌았다. 시장점유율은 2012년 18.8%에서 지난해 21.4%로 상승,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외국 LCC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에어피치(인천-오사카 16.9만→33.2만 명) ▲에어아시아재팬(인천-동경 1.3만→9.5만 명) ▲세부퍼시픽(인천-칼리보 3.8만→11.3만 명) 등 외국계 LCC의 운항실적도 증가했다.
이처럼 올해는 외국 LCC의 취항 확대와 신규로 항공 업계의 진출 때문에 국내 LCC 업체는 경쟁 심화 등 성장과 경영 실적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기에 충분하다. 국내 LCC는 국내선 점유율의 절반을 대형 항공사에 뺏어 오면서 승승장구하고 중·단거리 국제노선으로 시장 확대하는 상황에서 외국 LCC 가세는 눈엣가시처럼 보일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LCC 관계자는 "아직 외국 LCC의 가세로 당장 수익 변화는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외국 LCC는 취소수수료 및 항공기 문제로 사고가 빈번히 일어나 항공 이용객들이 국내 LCC를 선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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