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33년 은둔' 롯데 신격호 회장의 세 번째 부인 서미경은 누구?
  • 이철영 기자
  • 입력: 2014.03.04 10:13 / 수정: 2014.03.04 10:46

지난 1981년 돌연 연예계를 은퇴한 서미경 씨가 26일 <더팩트> 카메라에 포착됐다. /문병희 기자

지난 1981년 돌연 연예계를 은퇴한 서미경 씨가 26일 <더팩트> 카메라에 포착됐다. /문병희 기자

[반포=이철영·문병희·서재근 기자] 지난 1981년 연예계 은퇴 후 철저하게 언론 노출을 피해왔던 신격호(92)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세 번째 부인이자 1970년대 인기 스타 서미경(예명 서승희, 55)씨가 지난달 26일 연예계 은퇴 33년 만에 <더팩트> 카메라에 포착됐다. 당대 최고의 스타와 그룹 회장과의 로맨스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서 씨는 누구일까.

신 총괄회장의 세 번째 부인인 서 씨는 1970년대 당시 국내를 대표하는 인기 연예인이었다. 서 씨의 당시 인기에 대해 김모(54)씨는 “지금의 송혜교, 김태희의 인기와 비슷할 정도로 톱스타였다”고 말했다.

이처럼 큰 인기를 얻었던 서 씨는 지난 1981년 돌연 연예계를 은퇴하고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며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졌다. 1981년 은퇴와 함께 베일에 가려졌던 서 씨가 33년 만인 지난달 26일 <더팩트>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미 50대 중반에 들어선 서 씨의 모습은 세월의 흔적만이 묻어날 뿐 젊은 시절 미모는 여전했다.

서 씨는 지난 1970년대 큰 인기를 누렸다. 활동 당시 서 씨는 본명 미경이 아닌 서승희라는 예명으로 활동했다. 1973년 영화 ‘방년 18세’, 1974년 ‘여고교사’ ‘청춘불시착’, ‘혼열아 쥬리’, 1975년 ‘김두환 3,4편’, ‘속 협객 김두환’, ‘동거인’, 1976년 ‘강력계’, ‘홍길동’, ‘천의 얼굴’, ‘여수 407호’, ‘춘풍연풍’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다.

신 총괄회장과 인연을 맺기 시작한 계기는 안양예고에 재학 중이던 1977년 '제1회 미스롯데'에 선발되면서부터다. 미스롯데에 선발된 서 씨는 롯데제과의 광고에 등장하며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리며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롯데그룹은 TBC-TV와 1977년부터 1980년까지 미스롯데 선발대회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롯데그룹은 미스롯데 선발대회를 통해 자사의 CF모델을 뽑았다. 당시 연예계로 직행할 수 있다는 것에 경쟁률은 300대 1에 이를 정도로 치열했다. 이후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진행된 미스롯데 선발대회는 당대 최고의 스타들을 배출했다. 현재 미스롯데 출신 연예인으로는 이미숙, 원미경, 이미연, 안문숙 등이 대표적이다.

제1회 미스롯데에 선발된 서 씨는 1978년 TBC 드라마 '상노'에서 용녀 역을 맡으며 일약 톱스타 반열에 올랐다.

1970년 최고 인기를 얻었던 서미경(예명 서승희)씨의 활동 당시의 모습./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1970년 최고 인기를 얻었던 서미경(예명 서승희)씨의 활동 당시의 모습./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톱스타에 오르면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서 씨는 1981년 돌연 일본 유학길에 오르며 연예계를 은퇴했다. 돌연 유학을 떠난 서 씨를 둘러싸고 ‘강력한 스폰서’ 때문이라는 소문이 연예계에 돌았다. 한창 인기를 모으던 시기에 돌연 은퇴는 모든 사람의 궁금증을 낳기에 충분했다. 1981년 3월 9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서 씨의 한 지인은 “착한 성품과 연기 생활에 임하는 성실한 자세가 상당히 돋보이는 탤런트”라며 “그러나 워낙 깜찍하고 자신의 생활에 연막을 치고 사는 친구여서 이번 일도 전혀 예측을 못했었다”고 말했을 정도로 놀라운 일이었다.‘강력한 스폰서’ 소문에 대해 서 씨와 아버지는 당숙이 도쿄에 살고 있어 일본을 택한 것이라며 부인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소문은 사실로 드러났다.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소문만 무성했던 서 씨의 행적이 공식적으로 알려진 것은 1988년이다. 1983년에 낳은 딸을 5년 후 신 총괄회장의 호적에 입적하며 ‘강력한 스폰서’ 소문은 사실로 밝혀졌다.

그러나 국내 굴지의 그룹 회장 세 번째 부인이자 유명 연예인이었던 서 씨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었다. 일본을 오가며 지내고 있다는 것이 알려졌을 뿐 그의 삶은 철저히 베일에 가려졌다. 수십 년 동안 외부에 모습을 감췄던 서 씨의 소식이 전해진 건 다름 아닌 재계였다. 서 씨는 2006년 말 롯데시네마에 팝콘 등을 제공하는 ‘유기개발’과 롯데백화점에 음식점을 입점한 ‘유원실업’의 사업가로 등장했다. 하지만 모습은 여전히 드러내지 않았다. 그의 딸 신유미(32) 호텔롯데 고문 또한 마찬가지다.

그러나 서 씨가 신 총괄회장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서 씨가 보유한 부동산 대부분이 신 총괄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것이기 때문이다. 신 총괄회장의 서 씨에 대한 애정을 두고 일각에서는 서 씨는 신 총괄회장의 영원한 ‘샤롯데’라고 이야기할 정도다. ‘샤롯데’는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등장하는 여주인공이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이미 약혼자가 있는 ‘샤롯데’를 연모하며 금지된 사랑을 하다 결국 자살로 끝나는 베르테르의 이야기로 열정적인 사랑의 실체와 비극적 결말을 그린 소설이다.

신 총괄회장의 ‘샤롯데’ 사랑은 각별하다. 지금의 롯데라는 이름 역시 신 총괄회장이 ‘샤롯데’에서 따왔다는 설이 유력하다. 인기 절정의 연예계를 은퇴하고 재벌가 회장과의 로맨스로 다시 한번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서 씨. 은퇴 33년이 지난 현재 서 씨는 여전히 신비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cuba20@tf.co.kr
moonphoto@tf.co.kr
likehyo85@tf.co.kr

비즈포커스 bizfocus@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