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강현 기자] 유튜브를 단지 건전한 동영상 서비스 업체로 알고 있으면 큰 오산이다.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야한 동영상(야동)을 보는 공유 플랫폼으로 명성이 자자하기 때문이다. 이를 모르는 사람들은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유튜브 속 야동을 성인뿐만 아니라 청소년도 자유롭게 보게 된다면 그 충격은 배가 된다.
세계 최대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는 분명 장점과 순기능을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최대 장점은 역시 공짜다.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은 누구나 무료로 볼 수 있다. 심지어 따로 로그인할 필요도 없다. 그만큼 개방성이 뛰어나다. 반대로 유튜버(동영상을 올리는 사람) 역시 영상을 부담 없이 올릴 수 있다. 오히려 유튜버는 조회 수에 따라 돈도 번다. 클릭 당 1원 정도에 불과한 액수지만 전 세계를 대상으로 동영상이 서비스되기 때문에 조회 수가 대박이 터지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금액이다.
문제는 유튜브의 이 같은 개방성을 역이용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유튜브 역기능이다. 유튜브는 결코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이용자들 사이에서 ‘유튜브=야동 창고’라는 인식이 점차 퍼지고 있다. 물론 과장된 점이 있다. 하지만 허무맹랑한 얘기로 치부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유튜브에서 조금만 품(?)을 들이면 ‘19금’ 성인비디오를 마음껏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온통 ‘살색’으로 가득한 남녀가 뒤엉키는 낯뜨거운 베드신이 여과 없이 공개된다. 전라의 영상부터 폭력이 가미된 성행위, 국적불문 남녀가 뒤엉키는 야동이 손쉽게 재생되고 있다. 유튜브 야동 삼매경이 취미라는 혹자는 “포르노 수준은 아니지만 성인비디오 수준은 넘는 것 같다. 특히 일본 성인물(AV)이 엄청 많다”고 활짝 웃는다.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다. 그는 야동을 주로 손안의 노트북인 스마트폰 유튜브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에서 본다고 했다. 무선 인터넷이 가능한 와이파이(WiFi)만 잡히면 별도 비용 없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웹이나 앱이나 ‘19금’ 영상을 보는데 장애물이 없는 셈이다.
결국 유튜브가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성인사이트 못지않게 야동을 자유롭게 접하는 플랫폼이 됐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조금 과장하면 (유튜브가) 성인비디오나 야동 창고란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에요. 아는 사람들은 다 알아요.”
이는 유튜브 야동에 푹 빠진 사람의 얘기다. 물론 유튜브를 바라보는 여러 가지 시선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유튜브 측은 치부할 수 있다. 하지만 누구나 볼 수 있는 유튜브 야동 때문에 일부 청소년이 왜곡된 성문화에 빠지게 된다면 유튜브 측은 뭐라고 변명할 것인가.
유튜브 야동에 빠진 당사자도 “청소년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까 걱정이 된다”고 토로했을 정도다. 특히 유튜브에 올라온 일부 일본AV는 아직 성숙하지 않은 청소년에게 잘못된 성문화를 심어줄 장면과 내용이 상당하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문제는 유튜브가 그런 야동의 존재를 모르지 않으면서도 사실상 자율성을 내세워 방관적(?)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튜브)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에는 부적절한 콘텐츠를 유튜브 내에서 불허한다는 내용을 명확히 표시하고 있다. 만약 가이드라인을 위반하는 콘텐츠가 업로드 될 시에는 일반적으로 유튜브 사용자들에 의해 신고가 되며 해당 콘텐츠는 담당 팀에 의해 삭제된다. 더불어 상습적으로 가이드라인을 위반하는 사용자의 계정은 차단이 된다.”
유튜브 관계자의 말이다. 그는 이어 “성인들에게만 적합한 주제를 다룬 콘텐츠로 판단될 경우, ‘제한적 콘텐츠’로 표시하고 해당 콘텐츠는 미성년 사용자들에게는 시청이 허용되지 않고 있다”며 “유튜브는 사용자들에게 부적절한 콘텐츠를 발견하면 표시하거나 신고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고 있으며 만일 그래도 불쾌한 콘텐츠나 댓글이 보인다면 이를 차단시킬 수 있는 ‘안전모드’를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청소년들이 집단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만약 이를 보게 된 어른들이 말리지 않고 모른 척 지나가면 상관이 없는 것일까. 유튜브의 설명대로라면 과장된 해석일 수 있겠지만 누구의 신고도 없다면 그냥 내버려둬야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성인콘텐츠 전문가 김창환 씨는 유튜브의 답변에 황당하다며 비웃었다. 김창환 씨는 “자체적으로 부적절한 콘텐츠를 거르는 기능이 필요하다. 사실 그런 영상은 보고 싶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서 보는데 누가 그걸 신고하겠느냐”며 “유튜브는 사실상 야동 콘텐츠를 사용자들에게 미루는 책임 방기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사실 야동 저작권자도 엄연히 유튜버다. 조회 수에 따라 주머니를 채운다. 유튜브는 어느새 성인콘텐츠 업계에도 자의반 타의반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유튜브는 야동이 성인이 아닌 청소년에게 무차별적으로 노출되고 있는 현실을 모른 척하지 않기 바란다. 지난해 7월 유튜브를 자회사로 둔 구글 고위 관계자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어린 세대로 갈수록 TV보다는 유튜브 시청률이 높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뭔가 가이드라인이나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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