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당첨 금액의 제한이 없는 로또는 '인생 역전'의 대명사로 요약된다. 2002년 12월 처음 시작된 로또는 국민 10명 가운데 6명이 1회 이상 구입한 경험이 있을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대한민국은 로또 공화국'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하지만 평범한 시민들의 '로또 중독'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로또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팩트>이 국내 로또 산업의 실태와 로또 중독의 문제점을 모두 3회에 걸쳐 내보낸다. <편집자 주>
[ 오세희 기자] 지난해 복권 판매액은 모두 3조2000억원에 이른다. 이중 온라인 복권인 로또 판매액이 2조9896억원으로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로또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는 가운데 관심을 모으는 이들이 바로 로또 분석가들이다. '로또는 과학이다'를 외치는 이들은 매주 추출해 낸 번호로 인기를 끌지만, 수학자들은 분석 자체가 과학적이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로또 판매액은 2조9896억원을 기록했다. 이른바 '로또 열풍'이 불었던 지난 2003년과 2004년 각각 3조8000억원, 3조28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 지난해 전국 로또 판매점 6211곳은 평균 4억5722만원 어치의 로또를 판매했다.
경기 침체로 서민들의 '인생 역전'을 위한 로또 구매율이 높아지면서 로또 분석가들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로또 분석가들을 다수 보유한 예측 전문회사가 생기기도 하고, 블로그, 사이트를 비롯해 최근에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등 로또 분석가들의 활동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로또 분석가들은 사이트나 블로그 등을 통해 로또 1등 예상번호를 추천하고 정보를 제공한다. 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회귀수법칙'이라는 것이다. 당첨확률이 높은 조합을 만드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으로 당첨번호들의 총합, 홀짝 조합, 끝수 통계, 소수 등 그동안의 데이터를 가지고 당첨 확률을 높이는 법칙을 연구한다.
실제로 한 로또 분석가는 매회 예상 당첨번호를 내놓는데 최근 3등 2명, 4등 17명, 5등 300여명 이상을 배출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또 다른 로또 분석 사이트는 한 회원이 가입 5일 만에 로또 1등에 당첨됐다며 대대적인 홍보하기도 하고, 2등, 3등 당첨자가 발표됐다며 실제 로또 당첨금 지급 은행인 농협 거래내역을 증거로 제시하며 회원가입을 유도한다.
이렇다 보니 로또 분석가들에 대한 회원들의 신뢰도도 높다. 로또 분석가 사이트에 가입한 한 회원은 "기본 1등 당첨 숫자 가운데 서너개는 꾸준히 맞는다. 분석력이 대단하다. 정말 신빙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른 사이트 가입자 역시 "수학적으로 분석하다보니 아무래도 확률이 더 높아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학자들은 로또 분석가들의 분석이 수학적으로 신빙성을 가지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당첨번호를 분석하는 것은 '도박사의 오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지난번에 나왔던 번호는 이번 차에 나오지 않거나 많이 나온 번호가 유리할 것 같지만, 사실 과거 당첨 번호와 이번 당첨 번호 사이에는 연관성이 없기 때문에 당첨 번호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로또 분석가들의 사이트들이 1, 2등을 보장한다는 과장 광고로 회원들에게 유료 결제를 권유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많다. 로또 분석가들이나 사이트는 한 달 적게는 1만원 미만, 1년 이용권 20만원 가까이하기도 한다"며 "사이트들은 당첨 고객의 신상 일부와 농협 통장을 공개할 정도로 신뢰 있는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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