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이상동몽' 넥슨·블리자드, "라이엇, 기다려!"
  • 김연정 기자
  • 입력: 2014.01.17 15:40 / 수정: 2014.01.17 18:27

업계는 “넥슨과 e스포츠의 원조 격이라 할 수 있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2014년 e스포츠업계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넥슨,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제공
업계는 “넥슨과 e스포츠의 원조 격이라 할 수 있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2014년 e스포츠업계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넥슨,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제공

[ 김연정 기자] “올해에는 라이엇 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가 아닌 넥슨이 업계를 이끌었다는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거라 자신한다.”

지난 14일 판교 사옥으로 이전한 넥슨의 오픈하우스 행사에서 김태환 부사장은 이 같은 말로 올 한해 e스포츠를 향한 넥슨의 속내를 드러냈다. 작년 e스포츠업계 영향력을 라이엇게임즈 ‘리그오브레전드’에게 모조리 빼앗겼던 넥슨이 e스포츠를 향한 발걸음에 재시동을 걸었다.

업계는 “한국 넥슨과 e스포츠의 원조 격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의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가 2014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회사의 공통점은 ‘리그오브레전드(이하 롤)’ 같은 AOS 장르 게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넥슨은 자사가 서비스하고 밸브코퍼레이션이 개발한 ‘도타 2’를 이미 작년 10월 25일부터 한국 에서 정식 서비스 하고 있다. 블리자드 발 AOS ‘히어로즈오브더스톰’은 아직 정식 서비스 전이지만, 지난해 11월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린 ‘블리즈컨’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지스타 2013’에서 공개돼 큰 관심을 받았다. ‘히어로즈오브더스톰’은 올해 안에 정식 서비스될 예정이다.

하지만 두 회사의 ‘라이엇 따라잡기’는 꼭 AOS를 통한 것은 아닐 거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복수의 관계자는 “넥슨에서는 도타 2 외에 현재 이미 리그가 진행 중인 ‘피파온라인 3(이하 피파 3)’의 반응이 좋은 편이다. 또 블리자드는 ‘스타 2 프로리그’ 외 앞으로 진행할 계획인 ‘하스스톤:워크래프트의 영웅들(이하 하스스톤)’ 리그로 e스포츠 분야의 영향력을 넓혀 나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사실 넥슨 ‘도타 2’는 정식 서비스 전 많은 관심과 기대를 받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난 이후의 반응은 기대에 못 미쳤다는 게 업계의 말이다. PC방점유율조사업체인 게임트릭스(16일 기준)에 따르면 현재 1위는 37.07%를 차지하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이하 롤)이며 77주 째 1위를 기록하고 있을 만큼 그 자리를 탄탄히 하고 있다. 하지만 ‘도타 2’는 40위권 안에 겨우 안착하는 등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며 롤과의 경쟁력에서 한참 뒤처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넥슨 아레나에서 열린 피파온라인 3 챔피언십 개인전 16강전에 700여 명의 관중이 몰렸다./넥슨 제공
지난 3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넥슨 아레나'에서 열린 '피파온라인 3 챔피언십' 개인전 16강전에 700여 명의 관중이 몰렸다./넥슨 제공

반면 넥슨의 또 다른 게임, ‘피파 3’는 9.84%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3위 자리에 등극, 점유율 높이기에 매진하고 있다. 작년 12월 28일 개막한 상금 3억원의 ‘피파온라인 3 챔피언십’ 역시 스포츠게임 만의 차별화된 요소로 관중들의 눈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넥슨의 전용 경기장 ‘넥슨아레나’ 개장도 ‘피파 3’ 리그 흥행에 큰 보탬이 된 것 같다”며 “올해에는 전세계 최대의 축구축제인 ‘월드컵’ 개최도 예정돼 있어 피파 3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 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블리자드 역시 스타크래프트 2로 이미 프로리그를 진행하고 있지만, 앞으로 공개될 신작들 중 e스포츠화를 염두한 게임이 있어 업계는 이들에 주목하고 있다. 우선 ‘히어로즈오브더스톰’에 대한 반응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롤에 진입장벽이 낮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지나치게 단조롭기 때문에 금방 질릴 우려가 있고 롤 유저들을 빼내기엔 버거울 것’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작년 11월 부산 벡스코 지스타 현장에 부스를 마련한 블리자드는 행사 내내 해설자 엄재경, 김태형과 스타크래프트 2 프로게이머 이유라의 진행으로 하스스톤:워크래프트의 영웅들 이벤트 매치를 열었다./김연정 기자
작년 11월 부산 벡스코 지스타 현장에 부스를 마련한 블리자드는 행사 내내 해설자 엄재경, 김태형과 스타크래프트 2 프로게이머 이유라의 진행으로 '하스스톤:워크래프트의 영웅들' 이벤트 매치를 열었다./김연정 기자

그러나 하스스톤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하스스톤은 워크래프트의 다양한 마법과 무기 그리고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수백 가지의 카드를 조합해 전술을 만드는 게임이다. 한국 클로즈 베타 테스트(Close Beta Test, CBT)는 작년 10월 11일 시작됐고 CBT 소식에도 불구하고 많은 게이머의 큰 관심을 받으며 실시간 검색어에도 수 차례 오르내렸다.

게임이 ‘게임성’으로 주목 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하스스톤에 눈길이 더 쏠리는 이유는 ‘e스포츠로의 확장’ 가능성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말부터 들려오던 온게임넷 하스스톤 리그 소식이 점점 가시화되고 있는 움직임이다. 곰TV(GSL)와 스포TV(프로리그 2014시즌)가 스타 2 리그를 진행하면서 온게임넷은 스타 2를 대신할 게임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롤이 대세긴 하지만 하나의 게임으론 힘들다”며 “또 블리자드와의 앞으로의 관계에 있어서도 이번 하스스톤 리그는 큰 의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스타, 롤을 비롯한 몇몇 전 프로게이머 출신들 역시 하스스톤을 즐겨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스스톤 리그가 생길 시 참가할 의사가 있다고 밝힐 만큼 하스스톤에 대한 업계의 관심은 큰 상태다”며 “롤과 전혀 다른 종목이지만 지금까지의 반응을 봤을 땐 흥행 가능성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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