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커피빈에만 없는 '이것'? 이유 알고 보니…
  • 서재근 기자
  • 입력: 2014.01.17 10:43 / 수정: 2014.01.17 18:08
스타벅스와 커피빈이 경쟁 커피전문점과 다른 차별화 정책을 펼치고 있어 고객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 서재근 기자
스타벅스와 커피빈이 경쟁 커피전문점과 다른 차별화 정책을 펼치고 있어 고객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 서재근 기자

[ 서재근 기자] "따뜻한 카페모카 한 잔 나왔습니다."

"따뜻한 카페모카 한 잔 시키신 분 주문하신 음료 나왔습니다."

지난달 서울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안모(27)씨는 지금도 일을 했을 당시를 떠올리면 아찔하다. 매장에 진동벨이 없어 고객들이 붐비는 시간에 주문한 음료가 나올 경우 평소보다 2~3배 더 큰 소리로 두세 번은 외쳐야 손님들이 음료를 가지러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커피전문점 업계 1위 스타벅스는 지난 1999년 국내 시장에 진출한 이후 지금까지 '커피빈', '카페베네', '엔제리너스' 등 경쟁 업체들이 대부분 주문과정의 간소화와 고객 편의를 위해 진동벨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직원들이 주문번호를 알려주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스타벅스 신촌점, 광화문점, 여의도점 등 유동인구가 많은 매장에는 늘 직원들이 주문한 음료의 이름과 고객영수증에 찍힌 주문번호를 부르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일부 고객들 사이에서는 스타벅스의 이 같은 정책이 소음을 유발한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스타벅스 시청점을 찾은 한 고객은 "주위에 회사가 많아 점심시간이면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는데, 그때마다 사람들의 대화 소리와 매장 직원들이 주문번호를 외치는 소리가 겹칠 때면 마치 시장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스타벅스의 차별화 정책은 또 다른 마케팅 방식을 낳았다. 최근 스타벅스는 진동벨을 사용하지 않는 자사 문화를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스타벅스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을 한 고객이 본인 이름이나 닉네임을 등록하면 전국 모든 매장에서 음료 주문 시 등록된 닉네임을 호명하는 '콜 마이 네임' 서비스를 시행한 것이다.

일부 포털 사이트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는 '스타벅스 콜 마이네임 후기'를 담은 게시물이 잇따라 게재돼는 등 소비자들의 눈길을 끄는 데 성공하는 분위기다.

스타벅스가 진동벨이 아닌 '직원들의 목소리'를 고집하는 이유는 아날로그 감성을 고수하는 미국 본사의 경영방침이 그 첫 번째다. 미국에 본사를 둔 스타벅스는 전 세계 모든 매장에서 진동벨 사용을 하지 않고 있다. 영수증에 고객이 직접 자신의 이름이나 닉네임을 적어 바리스타와 고객이 소통하는 문화가 보편화돼있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미국에서 고객들의 이름을 묻고 답하는 소통의 문화가 있었지만, 그동안 국내에서는 (직원들이) 주문번호와 음료명을 부르는 데 그쳤다"면서 "하지만 올해부터 '콜 마이네임' 서비스가 시행되면서 고객들이 원하는 닉네임을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 것은 물론 아날로그 감성을 공유,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모든 커피빈 매장에는 전기 콘센트가 구비돼 있지 않다. / 더팩트 DB
국내 모든 커피빈 매장에는 전기 콘센트가 구비돼 있지 않다. / 더팩트 DB

스타벅스에 진동벨이 없다면 커피빈에는 '콘센트'가 없다. 커피숍 문화가 보편화되면서 대학생들은 물론 직장인들과 중고등학생에 이르기까지 커피숍에서 휴대전화, 노트북, 테블릿 PC를 사용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이들에게 전자기기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콘센트는 필수다.

스타벅스는 두 테이블 당 1개씩 콘센트를 구비해 고객들의 편의를 돕고 있고, 카페베네, 파스쿠찌, 탐앤탐스, 할리스커피는 물론 개인이 운영하는 작은 커피숍들에서도 콘센트를 마련해 놓고 있지만, 커피빈 만큼은 예외다.

스타벅스 등 일부 커피전문점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콘센트에 덮개를 설치해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있다. / 서재근 기자
스타벅스 등 일부 커피전문점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콘센트에 덮개를 설치해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있다. / 서재근 기자

커피빈 매장에 콘센트가 없는 이유와 관련해 커피빈 측은 "고객의 안전상 위험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커피빈에 처음부터 콘센트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00년 국내 첫 진출 당시, 일부 매장에 콘센트가 갖춰져 있었다. 하지만 2002년 어린아이가 콘센트에 포크를 집어넣는 장난을 치다 사고가 발생하면서 전기 콘센트를 제공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커피빈 측은 "콘센트 제공을 원하는 요청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내부 방침을 변경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커피빈의 정책과 관련해 고객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커피빈 매장을 찾은 석모(26)씨는 "일부 커피숍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콘센트에 덮개를 마련해 안전사고를 방지하고 있다"며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정책이라고 하기엔 명분이 부족한 것 같다. 오히려 전자기기 사용을 금지해 회전율을 높이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likehyo85@tf.co.kr
비즈포커스 bizfocus@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