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진희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녀인 이서현(40) 제일모직 부사장이 3년 만에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으로 승진했다. 반면 이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43) 호텔신라 사장은 승진 명단에서 제외돼 현직을 유지하게 됐다.
2일 오전 9시 삼성그룹은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사에서 사장단 인사 결과를 발표했다. 삼성은 이번 인사에서 사장 승진 8명, 전보·위촉업무 변경 8명 등 모두 16명 규모의 2014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이부진 사장을 포함해 부회장 승진은 없었다.
이날 인사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이서현 사장의 승진 여부였다. 1973년생인 이서현 사장은 서울예술고등학교와 미국의 명문 파슨스디자인스쿨을 졸업하고, 2002년 제일모직 패션연구소 부장으로 입사해 2005년 상무, 2009년 제일모직과 제일기획 기획담당 전무를 거쳐 2010년 그룹인사에서 제일모직 패션사업총괄 부사장에 올라 임기 만 3년을 채웠다. 오너 일가가 아닌 삼성그룹 사장들은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는 데 평균 3.4년 걸렸다는 점에 비춰 올해 이서현 사장의 승진은 일찌감치 점쳐져왔다.
이서현 사장은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글로벌 패션 전문가로서 패션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고, 패스트 패션과 아웃도어 사업 진출 등 신성장 동력 확보를 통한 회사의 성장 기반을 마련해 왔다는 점에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또 삼성에버랜드로 이관된 패션사업 부문을 계속 맡는 동시에 제일기획 경영전략부문장을 유지함으로써 그룹 내 영향력이 한층 확대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그룹 측은 “이 사장은 패션사업의 에버랜드 통합 이관 이후 제2의 도약을 견인하는 한편, 제일기획의 경영전략부문장도 겸임하며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2011년 사장 승진한 이부진 사장은 이날 부회장으로 승진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렸지만, 결국 인사 명단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이부진 사장은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삼성에버랜드 경영전략담당 사장을 겸직하면서 사실상 경영전반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편 이번 인사를 통해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에버랜드에 이 회장의 3남매인 이재용(45)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사장, 이서현 사장 3남매가 모이게 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에버랜드에서 실무를 맡고 있지는 않지만, 지분 25.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부진 사장, 이서현 사장은 각각 8.37%씩 보유하고 있다.
jini8498@tf.co.kr
비즈포커스 bizfocus@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