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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국민카드에서 SM엔터테인먼트와 협약을 맺고 'KB국민 슈퍼주니어 체크카드'와 'KB국민 소녀시대 체크카드'를 출시했지만, 팬들의 소장용 카드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
[박지혜 기자] KB국민카드가 SM엔터테인먼트와 협약을 맺어 출시한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카드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팬덤(열성팬)을 기반으로 인기 가수들의 얼굴이 새겨진 체크카드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정작 공연 할인 등 필요한 혜택은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 달 6월 KB국민카드는 SM엔터테인먼트와 협약하여 'KB국민 슈퍼주니어 체크카드'와 'KB국민 소녀시대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현재까지 소녀시대 체크카드는 1만1000장, 슈퍼주니어 체크카드는 5000장이 발급됐다.
지난해 7월 KB국민카드와 SM엔터테인먼트, 비자코리아는 공동발전을 위한 상호 협력 등에 관한 업무 체결을 맺었다. 협약은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의 캐릭터 또는 초상 등을 활용한 상품 출시와 마케팅을 후원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후 KB국민카드는 SM의 다양한 콘텐츠와 SMTOWN의 브랜드 자산을 활용한 제휴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소녀시대 체크카드를 3000개 한정 판매했다. 이 상품은 판매 한 달만에 매진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
이 때문에 KB국민카드는 젊은 층의 고객과 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에 관심을 갖고 있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폭 넓은 사업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비자의 글로벌 지급결제망을 통해 체크카드 고객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인기 아이돌의 얼굴이 카드에 새겨져있다는 것 외에는 큰 혜택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타 체크카드와 할인혜택이 차별화된 점이 없어 단순한 '소장용 카드'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타 은행들도 이러한 지적 때문에 일찌감치 사업을 정리했다. 약 10년 전 신한카드 역시 '동방신기 카드', 'GOD카드' 등의 선불 카드를 발급했지만, 팬들의 소장용 혹은 팬클럽 인증 용도로만 사용되면서 사업을 철수했다. 현재 카드사들 가운데 KB국민은행만 연예인 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KB국민카드의 소녀시대 카드와 슈퍼주니어 카드는 전월 실적 20만원인 경우 CGV, 롯데월드 환급 할인 서비스와 아웃백 등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전월 실적 30만원 일 경우 YBM 시사어학원, 올리브영 등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하지만 SM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이벤트에서는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없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SM에서 주최하는 행사가 매번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해당 서비스를 추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들은 연예인 카드는 수요층이 적고 수익이 낮기 때문에 '이벤트 카드'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일부 연예인을 타깃으로 하는 카드는 관심을 갖는 소비자가 적기 때문에 시장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대부분 10대~20대 초반의 연령대이기 때문에 카드사 측에서 상품을 개발하는데 적극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한 광고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다양한 아이돌 가수가 있지만 인기와 팬 클럽의 수가 과거처럼 집단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과거 신한카드의 동방신기 카드는 9만5000장이나 발급되며 카드사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했다. 그러나 현재는 가수들이 빠르게 사라지고 인기 역시 빨리 시들어 특정 연예인의 팬들을 타깃으로 하는 카드를 만드는 것은 힘들다는 것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체크카드의 특성상 신용카드 만큼의 다양한 혜택이 없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른 체크카드와 비슷한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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