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계 '미다스의 손' NS스튜디오 윤상규 대표, 온라인PC게임 강국 부활 시동
  • 김연정 기자
  • 입력: 2013.10.18 14:48 / 수정: 2013.10.18 16:14

NS스튜디오 윤상규 대표는 18일 <더팩트>과 인터뷰에서 PC온라인게임 강국으로 부활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분당=최진석 기자
NS스튜디오 윤상규 대표는 18일 <더팩트>과 인터뷰에서 "PC온라인게임 강국으로 부활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분당=최진석 기자

[ 분당=김연정 기자] 박근혜 정부의 국정기조인 '창조경제'의 핵심은 상상력과 융합이다. 반짝이는 아이디어에 과학기술과 문화를 합쳐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이야깃거리와 음악, 그리고 캐릭터 등 다양한 콘텐츠가 융합된 '종합 창작물'인 게임이 창조경제의 '핵심'으로 일컬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NS스튜디오의 윤상규 대표(전 네오위즈게임즈 대표)는 이런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국정기조를 설계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청년위원으로 발탁돼 활약했다. 네오위즈게임즈의 창립 멤버로 시작해서 네오위즈(네오위즈게임즈 지주사) 이사를 거쳐 네오위즈게임즈 대표를 맡은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네오위즈 대표시절 FPS '크로스파이어'를 중국 시장으로 진출시켜 시장 점유율 30%, 연간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게 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그는 요즘 또 다른 게임 한류 신화를 준비하고 있다.


네오위즈게임즈 대표직을 내려놓고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 신흥 게임 시장에서 게임 한류를 이어가기 위해 벤처회사를 창업했다. 인수위 위원으로 선임되면서 게임을 포함한 IT 전반 정책의 틀을 짜고 차기 정부 5년의 청사진을 그린 뒤 스스로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인수위 시절에는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해외 취업, 창업 정책인 'K-MOVE'의 기틀을 잡았다. 지금은 창의력을 바탕으로 한 해외 진출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게임벤처업계의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윤 대표를 17일 분당 AK프라자 17층 사옥에서 만나 NS스튜디오의 작품, 현재 한국의 게임 산업 그리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게임 정책에 대해 들어보았다. 약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작정한 듯 NS스튜디오 작품과 한국 게임 산업의 현실과 문제점들을 쏟아냈다.

윤 대표는 자사가 개발하고 있는 정통 FPS 바이퍼 서클이 PC온라인게임의 한류를 일으킬 제 2의 크로스파이어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윤 대표는 자사가 개발하고 있는 정통 FPS '바이퍼 서클'이 PC온라인게임의 한류를 일으킬 '제 2의 크로스파이어'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 정통 FPS '바이퍼 서클'…제 2의 크로스파이어 신화 기대

인수위 활동을 마친 윤 대표는 이후 정신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NS스튜디오'의 대표직으로 또 다른 게임 한류 신화를 꿈꾸며 일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NS스튜디오는 아바(A.V.A) 등 국내 유명 슈팅게임을 개발한 박보현 PD와 NC소프트 출신의 이민표 팀장 등 국내 최고 수준의 개발진을 포함한 90여명의 직원들이 끊임없는 도전과 열정으로 일궈가고 있는 회사다.


윤 대표는 "NS스튜디오는 네오위즈게임즈에서 분리된 지 6개월 가량 됐다. 주력 상품은 세계 온라인 PC게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슈팅게임이다"고 말하며 운을 뗐다. 네오위즈게임즈 대표 시절 그는 이미 '크로스파이어'를 중국 시장에 진출시켜 어마어마한 성과를 거둔 '화려한' 이력이 있다. 이런 경험을 되살려 '제 2의 크로스파이어'를 기대하며 '바이퍼 서클' 공식 오픈을 준비 중이다.


그는 "세계 최대 규모의 중국 게임시장에서 부동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크로스파이어의 후속작 '바이퍼 서클’이 2014년 중순쯤 출시될 예정이다"며, "지난 3월 1차 비공개 시범 테스트(이하 CBT)를 했는데 6개월 정도 지나면서 완전히 다른 게임으로 탈바꿈했다"고 말했다.
1차 CBT 당시 1, 3인칭이 혼용된 그리고 'SF'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던 '바이퍼 서클'이었다. 하지만 현재 ‘바이퍼 서클’은 FPS의 정통인 1인칭으로 SF적인 분위기도 '밀리터리'로 변화했다.


"1, 3인칭을 혼용했던 '바이퍼 서클'은 사실 FPS의 '변종'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며, "CBT 이후 직원들과 이런 얘기를 했다. 흔히 말하는 프로야구에서 우승한 선수가 '돌직구'를 던지듯 '정통 FPS'를 만들자는 의견이 나왔다. 게임개발사가 너도나도 '차별화'를 외쳐대며 정작 정통 FPS의 출시가 없었다는 것이 그 말의 핵심이었다. 생각해보니 사용자들이 오히려 '정통'을 반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의 말을 듣고 보니 최근 국내 개발사가 론칭한 FPS는 흔치 않았다. 그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많은 게임 개발사들이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슈팅게임 개발을 많이 했지만 대부분 실패를 맛봤다. 그 이후 '리그오브레전드'가 시장을 장악하고 이어 기대작 '디아블로 3'가 나왔다. 여기에 개발사들은 슈팅게임에 등을 돌리고 MMORPG나 AOS를 개발하기 시작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어 "우리가 2011년 당시 FPS를 만든다고 할 때 주위에서 '아니 왜?'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우리는 현 슈팅 게임의 소강 상태를 기회라고 생각했다. FPS를 즐겨 하는 이용자들의 입장에서 국산 FPS '바이퍼 서클'의 등장은 반가울 수도 혹은 신선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는 윤 대표의 눈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그가 바라보는 것은 비단 국내뿐만이 아니다. 인수위원 시절부터 주장했던 해외 진출, 게임 한류의 주 타깃인 신흥 게임시장 중국과 인도네시아로의 진출도 준비 중이다.


"'바이퍼 서클'은 언리얼엔진 3를 사용해 고퀄리티의 그래픽을 선사한다. 다만 언리얼엔진 3의 문제점인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이었는데 이를 최적화해 타격감이 좋으면서도 캐주얼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 '바이퍼 서클'의 특징이다"며, "그 외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PC사양도 중국에 맞췄기 때문에 전 세계 어디서나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국내 1등 추격에 이어 해외 시장에서의 활약도 기대하고 있다."

윤상규 대표는 한국의 게임 규제에 대해 하나의 게임을 볼 것이 아니라 게임 산업 전체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상규 대표는 한국의 게임 규제에 대해 "하나의 게임을 볼 것이 아니라 게임 산업 전체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 게임 '중독' 아닌 '몰입'…"게임 하나만 볼 게 아니라 게임 산업을 봐야 한다"


바이퍼 서클의 등급을 묻자 "유혈이 낭자한 게임이 아닌지라 '청소년이용가능' 등급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청소년이용가능이라는 말에 최근 다시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 '게임 규제' 문제가 떠올랐다. 특히나 총기류를 겨누며 상대를 처치하는 FPS는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여기에 여성가족위원회에서 다음 달 6일 진행하는 국정감사에 ‘라이엇게임즈 코리아’의 오진호 대표를 증인으로 세우는데 이어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까지 게임을 사회악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한 윤 대표의 생각을 물었다.


"게임 '중독'이라고 표현하는 것 자체가 과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게임업계에서는 '몰입'이라고 표현한다. 더 지나치면 '과몰입'이 되는 것이다. 게임이 '4대 중독 중 하나'라는 오해 아닌 오해를 받고 있는 것에 대해서 아쉬울 뿐이다"며, "하지만 이런 발언에 게임업계가 과민반응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한 가지 바로 정의해야 할 게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수위 시절 때도 했던 말이다. 자동차를 예로 들면 자동차는 하나의 기계장치일 뿐이다. 모 브랜드의 자동차에서 사고가 발생할 때 그 자동차를 문제 삼느냐 아니면, 자동차 산업 전체를 문제 삼느냐. 게임도 마찬가지다. 게임이 나쁜거냐 혹은 게임 산업이 나쁜거냐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콘텐츠 수출에서 게임은 수출비 60%를 차지하는 고부가 가치산업이다. 게임 산업이 발전하면서 일자리도 늘었고 PC와 모바일 사업도 확대됐다. 여기에 더해 PC방 산업도 게임 산업으로 파생된 산업 중 하나다. 이렇듯 여러 산업과 그에 대한 일자리가 유기적으로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데 게임 하나하나의 콘텐츠만 보고 얘기할 게 아니라는 것이 그의 말이다.


그는 "이렇듯 시야를 넓히면 게임 산업 전체가 보인다. 연결된 기업도, 그 속에서 일하고 있는 국민도 보일 것이다. 스마트폰의 쓰임새도 게임을 통해 많아졌고 텔레콤들이 망구축을 통해 더 빠른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도 게임이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다. 하지만 IT 강국이라고 말하는 대한민국에서 이 거대한 생태계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게임 산업에 '중독', '4대악' 이라고 하는 것은 게임산업을 너무 작게만 보기 때문인 것 같다"며 "함께 수익 창출을 할 수 있는 생태계를 '게임' 하나만으로 국한 지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윤상규 대표는 나를 포함한 임직원들은 PC 온라인게임 중 슈팅게임을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상규 대표는 "나를 포함한 임직원들은 PC 온라인게임 중 슈팅게임을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PC온라인게임 개발사의 모바일 게임 전향…"악마가 준 달콤한 열매, 게임 회사가 먹었다?"


윤 대표는 최근 게임 개발사들이 쉽게 만들고 배포할 수 있는 모바일 게임 개발에 편중돼 게임 한류를 이끌었던 대작 PC게임의 개발이 위축된 점을 우려했다. 그는 "현실적인 얘기를 하면 개발사들은 매우 힘든 상황이다. 금융권에서 PC 온라인 게임을 완전히 외면한 점이 피부에 와 닿는 큰 문제점이다"라고 말했다.


사용자나 인프라를 근거로 금융권의 투자가 끊겼다는 것이다. 그는 "사용자를 이야기 할 때에는 전 세계 사용자를 이야기해야 한다. 사실 한국 게임 시장이 성장을 한 것은 국내 내수시장이 아니었다. 국외 퍼블리셔들이 한국 게임을 가지고 서비스하면서 성장하고 그로 인해 한국 게임 개발사들이 성장하면서 국내 게임 산업의 기반을 다진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 모바일 게임 시장도 언급했다. 윤 대표는 "많은 투자자나 그 외적인 사람들도 PC온라인게임에서 모바일 게임으로 넘어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쉽게 조작할 수 있는 것을 이용해 유아, 어린이, 중장년, 노인 등으로 게임 사용자의 저변이 확대된 것이지 PC 온라인게임 이용자들이 모바일 게임으로 이동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게임 개발사가 모바일 게임 개발에 몰입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악마가 준 달콤한 열매를 게임 회사가 먹었다'는 생각이 든다. 5~6년 개발 기간에 투자금은 최대 600억까지든다. 이렇게 공들여 만든 PC 온라인 게임에 비해 10명 남짓한 인원에 6개월에서 1년, 3억~10억원 가량 투자한 모바일 게임은 그 중 몇 개에 투자해 하나만 성공해도 현금회전이 빨라진다는 점이 있다. 충분히 '악마의 열매'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점에서 퍼블리셔를 포함한 게임업계는 게임 이용자를 배제한 '달콤한 열매'를 집어먹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발자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혼을 담은 '장인 정신'을 가지고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개발자, '바람의 나라', '리니지' 등을 개발한 '스타PD 송재경' 같은 인물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모바일 게임에서 승부를 보는 것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다. 하지만 그것을 실현 시킬 수 있는 고퀄리티의 개발력과 무엇인가를 계속 배워나가야 하는 성장력이 없다는 것이 윤 대표가 말하는 문제점이었다.


"예전에는 이른바 'A TO Z'라는 성장 등급이 있었는데, 여전히 콘솔게임, 아케이드게임, PC온라인 게임에는 그런 것이 존재한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에는 그런 것이 없다. 반복적이고 직관적인 설계방법으로 일정 시간이 지나면 굳이 초기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이어서 업데이트 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이어 "모바일로의 전향이 좋은 현상은 아닌 것 같다. 앞으로 나아가 큰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많은 국외 게임 개발사들은 기술력을 키워 PC온라인 게임 개발을 해나가고 있다. 하지만 유독 한국만 모바일 게임 개발에 편중되고 있는 것 같다. 몇 개의 소위 잘나가는 게임 탓에 한국인의 '냄비 근성'이 게임 산업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씁쓸해 했다.


윤 대표는 마지막으로 "나 역시 '신석기(온라인PC게임)'에서 '청동기(모바일게임)'로 가야하나라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이것이 진화를 위한 단계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NS스튜디오의 '바이퍼 서클', '디젤'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게임을 만들 수도 있다"며, "나와 우리 회사 직원은 PC 온라인게임, 그 중 슈팅게임을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를 바라보며 PC온라인게임 강국으로 부활할 것이다"며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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