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현장] '1+1'할인 사라진 과자에 소비자들은 '등골 휘어'
  • 유지연 기자
  • 입력: 2013.10.09 10:07 / 수정: 2013.10.09 12:33

홈플러스 신도림점에서 한 고객이 과자 할인매대 앞을 서성이고 있다. / 유지연 인턴기자
홈플러스 신도림점에서 한 고객이 과자 할인매대 앞을 서성이고 있다. / 유지연 인턴기자

[ 유지연 인턴기자] 과자 값이 연이어 인상됨에 따라 '군것질거리 사는 것도 무서운 시대'가 됐다. 대형마트는 저마다 과자 값 할인 행사를 하며 소비자의 부담을 덜겠다고 나섰지만 정작 '1+1' 할인이 사라져 소비자들의 체감 경기는 여전히 매서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더팩트>은 7일 오후 롯데마트, 홈플러스, 이마트 대형마트 3곳을 방문했다.

◆ '1+1' 대신 '가격할인', 소비자는 "여전히 비싸다"

1+1할인이 사라지고 대신 자리잡은 단품 할인에 소비자들은 여전히 비싸다는 반응이었다.
1+1할인이 사라지고 대신 자리잡은 단품 할인에 소비자들은 여전히' 비싸다'는 반응이었다.

오후 4시, 홈플러스 구로점을 찾았다. 과자 코너 한 판매대의 상품 88개 중 할인 중인 상품은 22개로 25%를 차지하고 있었다. 할인 방식은 에코 머니포인트 적립, 쿠폰, 소량화 등으로 다양했지만 '1+1'행사는 눈에 잘 띄지 않았다. 행사상품 판매대를 살펴보니 오리온은 6개 제품 중 2개의 버라이어티팩과 '오예스'를 제외하면 모두 원래가격을 할인해 판매하고 있었다. 롯데제과는 8개 품목 가운데 '엄마손파이'만 1+1행사를 하고 있었다.

신도림에 위치한 홈플러스와 이마트도 마찬가지였다. 홈플러스에서 1+1행사는 오직 '빈츠'뿐이었고 이마트는 전체 가운데 모두 11개의 품목이 1+1할인 중이었다. 해태의 ' 버터링', '사브레' 등 3개 품목과 롯데의 '빈츠', '제크', '롯데샌드' 등 4품목, 크라운의 2품목, 오리온과 청우의 각각 1품목씩이 1+1 증정행사 중이었다.

한 마트 점원에게 물어보니 “1+1할 때도 있고 여러 상품의 묶음 판매를 할 때도 있는데 요즘은 묶음판매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1+1할인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대형마트들은 그 대안으로 '가격할인'을 제시했다. 원래 제품의 가격을 낮춰 저렴하게 팔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반응은 썰렁한 과자코너만큼이나 냉랭했다.

과자코너를 유심히 살펴보던 교복차림의 한 고등학생은 "전체적으로 과자가 비싸다"고 운을 떼며 "원래 가격을 50%이상 낮추지 않는 이상 1+1이 좋다. 아무리 싸게 한다 해도 결국 1+1이 반값이니까 더 싼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군대 간 아들에게 소포를 보내기 위해 과자를 사려고 마트를 방문한 한 중년여성은 '치즈샌드'를 집었다가 이내 다시 내려놓았다. 중년여성은 "각 제품마다 500원씩은 오른 것 같다"고 말하며 "아들에게 과자 보내는데 돈이 많이 들어서 부담이다"고 말했다. 이어 "1+1할인보다 원래 가격을 할인해 주는 게 나는 더 좋다. 그런데 정작 자세히 보니 싸진 만큼 양도 줄어들어든 것 같아 불만이다. 너무 겉만 번지르르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단품 할인 상품의 경우 대체적으로 20~30% 정도 선에서 할인이 이뤄지고 있었다. 1000원 이하의 저렴한 가격으로 나온 상품들도 있었으나 이러한 상품들은 한눈에 보기에도 양이 적어 보였다. 실제로 해태 '오사쯔', 롯데제과의 '쌀로별' 등은 960원이었지만 각각 52g, 65g으로 양이 본래 크기의 상품보다 훨씬 적었다.

단품 할인 상품을 둘러보던 한 마트고객은 "1000원 이하의 싼 과자를 먹느니 차라리 본래무게의 과자를 사겠다. 이건 양이 너무 적다. 그리고 양에 비하면 그리 싼 것 같지도 않다"고 말했다.
◆ ‘3’, ‘2+1’, ‘4+2’ 행사, 실제 할인율은 50% 이하

대형마트 내 과자코너 곳곳에는 2+1, 4+1 등 다양한 할인상품매대가 들어섰다.
대형마트 내 과자코너 곳곳에는 '2+1', '4+1' 등 다양한 할인상품매대가 들어섰다.

마트에서는 1+1행사 팻말이 사라지고 있었으나 정작 소비자들은 이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1+1 대신 '3', '2+1', '4+2'등의 팻말이 적힌 묶음판매가 그 자리를 대신했기 때문이다. 3개를 묶음으로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거나 2개를 사면 하나를 덤으로 증정하는 행사가 1+1을 대신해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 물가를 낮추지는 못했다. 묶음할인 판매대에서 과자를 고르기 위해 한참을 서성이던 소비자는 "여러 과자를 맛 볼 수 있는 묶음 할인판매를 자주 이용한다. 그런데 중량이 다소 줄어든 것 같다. 또 1+1보다 더 비싼 것 같다"로 말했다. 또 다른 마트 고객은 "낱개할인상품도 비싸고 2+1할인제품을 사도 왠지 비싼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실제 홈플러스에서 3개 묶음으로 할인판매를 하고 있는 '생생칩콘소메펀치맛'을 1+1할인 했을 때의 가격과 비교해봤다. 해당 과자는 단품으로 960원이었고 3개를 살 경우 2000원으로 할인해주고 있었다. 때문에 3개를 한 번에 사면 개당 약 666원으로 2개를 약 1332원에 사게 된다. 그러나 1+1할인행사가 진행된다면 2개를 960원에 사는 것으로 1+1할인이 소비자에게는 훨씬 이익이다.

이처럼 마트 내 묶음 할인을 진행하고 있는 상품들을 살펴본 결과 보통 20~30%의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었다. 50%의 할인율과 마찬가지인 1+1행사와 비교했을 때 이는 낮은 수치다. 결국 50%할인의 파격적인 세일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오리온 고래밥볶음은 과자 포장지만 바꿔 210원이나 높은 가격을 책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리온 고래밥볶음은 54g에 750원에 판매됐으나, 고래밥'왕'볶음은 56g에 960원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단지 이름에 '왕'과 중량 2g을 추가하고서는 원 가격의 20%이상을 올린 것이다. 이에 지나가던 한 소비자는 "터무니없다. 원래 꼼꼼히 안 봐서 잘 몰랐는데 오늘 보니 속은 느낌이다"고 말했다.

아이들과 마트를 찾은 한 소비자는 "과자는 애들을 위해 비싸지만 그냥 사는 편이다. 그래서 과자 값은 자꾸 비싸지는데 구입 양은 줄지 않아 지출이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다"라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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