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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유 업계가 줄줄이 우유가격 인상을 선언하면서, 소비자들이 연쇄적인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
[ 박지혜 기자] 최근 원유값 상승을 이유로 국내 우유업체들이 줄줄이 가격 인상을 선언했다. 이에 소비자들은 우유 가격 인상과 맞물려 연쇄적으로 물가가 오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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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우유를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다. |
◆우유 가격인상, 부담스러운 가격에 소비자 ‘울상’
지난 1일 우유의 원재료인 원유 기본가격이 원유가격연동제 첫 시행으로 리터당 834원에서 940원으로 106원(12.7%) 올랐다. 이에 서울우유는 9일 흰 우유 1리터 가격(대형마트 기준)을 기존 2300원에 2550원으로 250원(10.8%) 올리기로 방침을 정했다. 매일유업 역시 8일 흰 우유 1리터 가격을 2350원에서 2600원으로 250원(10.6%) 올린다고 밝혔다.
7일 찾은 대형마트, 많은 소비자들이 우유를 구매하고 있었다. 특히 우유를 많이 구매하는 소비층은 어린아이를 둔 학부모였다.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서울우유, 매일우유와 같이 국내에서 우유업계 1위,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제품을 구매했다.
학부모 소비자층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부분은 ‘연쇄적인 물가 상승’이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두고 있는 김모(41)씨는 “우유 가격의 인상이 부담되는 것이 아니다”면서 “우유가 오르면 결국 커피, 빵과 같은 제품이 모두 가격이 오른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한숨을 쉬었다.
이처럼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우유가 주원료가 되는 공산품들의 가격이 상승하는 것을 가장 걱정했다. 이는 어린아이들이 가장 즐겨찾는 제품인 아이스크림, 과자, 빵과 같은 제품에 우유가 가장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1학년 딸을 두고 있는 한모(31)씨는 “이렇게 물가가 상승하게 되면 결국 아이 음식부터 줄일 수밖에 없다”면서 “몇 백원이라도 조금씩 오르는 것도 주부들에게는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 걱정, 현실로 될까
연쇄적인 물가 상승을 우려하는 소비자들의 걱정을 비웃듯 업계 1위인 서울우유는 우유가 주재료가 되는 제품의 가격을 올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우유 가격이 상승한 만큼, 우유의 원재료가 되는 식자재의 가격 역시 올라갈 수밖에 없다”면서 “아직 어떤 특정 제품이 올라갈지는 내부 회의를 통해서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2위인 매일유업 역시 흰 우유 외에도 가공유, 발효유 등 전체 유제품의 평균 9% 인상을 유통사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가공유 11.8%, 발효유 5.1%를 올릴 계획이며 구내산 원유를 사용하는 일부 치즈 제품의 가격을 14.8% 올릴 예정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그동안 원가 인상을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내부적으로 흡수해 오다 원유 등 원부자재 원가 상승폭이 더욱 커져 함께 인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일부 가공유 가격을 인상한 곳도 있다. 동원F&B는 최근 편의점에 공급하는 가공유 가격을 7% 올렸고, 매일유업 역시 바나나 우유 등을 20% 안팎 올렸다.
우유 가격의 상승은 커피 전문점, 도넛 전문점과 같은 프랜차이즈 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실제 최근 대한제분 계열 커피전문점 아티제는 우유가 많이 들어가는 커피 메뉴인 카페라떼(핫·레귤러) 1잔 가격을 종전 4600원에서 4800원으로 200원(4.3%) 올리기도 했다.
국내 도넛 시장 점유율 1위,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던킨도너츠와 크리스피크림도넛 측은 “도넛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던킨도너츠 측은 “우유 가격이 상승하면 기존의 가격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시장 상황을 보고 추후에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커피전문점 ‘탐앤탐스’와 ‘카베베네’ 역시 “커피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는 태도를 유지했다. ‘탐앤탐스’관계자는 “단순히 우유 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커피 가격이 오르지 않는다”면서 “우유 가격 인상이 커피 가격을 올리는 수단으로 사용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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