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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9세대 올 뉴 어코드는 가솔린 V6 3.5L SOHC i-VTEC + VCM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282마력(6200rpm), 최대토크 34.8kgㆍm(4900rpm)의 힘을 발휘한다. |
[더팩트|황준성 기자] 과거 국내 수입 중형차 시장에서 혼다 어코드는 단연 돋보였다. 특히 8세대 어코드는 2008년 국내시장에서 4948대가 팔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당시 어코드를 타고 어디를 가든지 대접을 받았다.
혼다는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9세대 올 뉴 어코드를 국내 시장에 내놨다. 미국시장에서 지난해 출시되자마자 약 4개월 만에 8만대 이상 판매고를 올리며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터라 국내 시장에서의 기대감도 크다. 혼다코리아는 이번 신형 어코드의 연간 판매대수를 4000대로 내다봤다.
혼다의 신형 어코드에 대한 자신감의 이유를 알기 위해 서울-춘천 고속도로 주행을 포함해 약 200km를 시승했다. 모델은 신형 어코드의 최상위 모델인 3.5 EX-L.
가장 먼저 정숙성에 감탄했다. 시동 버튼을 누를 때 들리는 시동 소리 외에는 내부에서 그 어떠한 소음도 들리지 않았다. 심지어 내가 시동을 켰나하고 의심이 들 정도다. 일본차 특유의 정숙성이 강조됐다.
어코드는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ANC)과 액티브 사운드 컨트롤(ASC) 시스템을 통해 소음을 대폭 잡았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소음의 반대 주파수를 차량 내부에서 쏴줌으로써 소음을 없애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전체적인 주행 성적표도 우수했다. 9세대 어코드는 전형적인 고회전 엔진인 가솔린 V6 3.5L SOHC i-VTEC + VCM이 탑재돼 최고출력 282마력(6200rpm), 최대토크 34.8kgㆍm(4900rpm)의 힘을 발휘한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전 8세대 어코드 V6 엔진의 VTEC+VCM 시스템을 높여 기존 모델 대비 7마력의 출력 향상 및 4%의 연료소비 개선과 더불어 3.5% 무게 감소를 실현했다.
가솔린 엔진 특유의 치고 나가는 힘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순식간에 시속 100km를 넘어 ‘아차’하는 순간 160km/h의 고속까지 속도가 올랐다. 게다가 고속에서 커지는 풍절음마저 거의 들리지 않았다.
가속페달을 밟는 즉시 엔진에 전해지는 반응도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정지상태에서 바로 가속페달을 밟자 차가 툭 튀어 나갔다. 혼다는 신형 어코드 출시 당시 타깃 고객을 486세대라고 밝혔는데, 반응성은 젊은 층에서도 충분히 어필이 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중형 세단치고 고속에서 스티어링 휠(이하 핸들)이 좀 가볐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고속에서는 핸들을 꼭 잡게 만들었다. 가벼운 핸들은 저속 구간에서 편하지만 고속에서는 불안감을 일으킨다. 또 급정거를 할 때도 핸들이 가벼워 흔들림이 컸다. 때문에 최근 출시되는 차들은 저속에서는 가볍게, 고속에서는 무겁게 조정돼 운전을 부담을 줄이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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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9세대 올 뉴 어코드 |
신형 어코드만 갖춘 레인와치 기능은 생각보다 편리했다. 우측 사이드 미러 아래에 카메라가 달려있어 우측 방향 지시등을 켜면 자동으로 LCD 화면으로 비춰주는 데 사각지대가 없어졌다. 초보 운전자에게 상당히 유용할 것 같다.
연비는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신형 어코드는 복합연비 10.5km/ℓ에 불과했다. 경쟁차종 도요타 캠리 11.5km/ℓ, 알티마 12.8km/ℓ와 비교하면 뒤떨어지지 않지만, 디젤 세단이 국내 시장에 늘어나면서 1ℓ에 15km를 가는 차도 많아져 연비의 효율성은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 게 개인적 생각이다. 2.4 모델은 12.5km/ℓ이다.
바뀐 얼굴은 기존에 비해 날카로워졌다. 기존 8세대는 중형 세단느낌이 물씬 날 정도로 다소 각이 졌다면, 신형 어코드는 헤드램프부터 강렬한 인상을 줬다. 또 전면부에 크롬라인을 추가해 혼다의 프리미엄 세단임을 강조했다.
내부 인테리어는 간결했다. 센터페시아에는 불필요한 조절장치를 모두 빼고 대쉬보드 제일 윗부분에 있는 터치스크린을 통해 조작할 수 있도록 집중시켰다. 중장년층은 처음에 다소 적응기간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내 공간은 넓다. 경쟁 차종인 도요타 캠리, 닛산 알티마보다 각각 전장이 85mm, 30mm 넓다. 성인 남자 4명이 타도 무릎 공간은 충분했다.
가격은 4190만원이다. 2.4 EX는 3250만원, 2.4 EX-L은 349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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