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스활명수-훼스탈-베아제, '국민 소화제' 삼파전
  • 이철영 기자
  • 입력: 2013.02.10 09:21 / 수정: 2013.02.11 12:36
[이철영 기자] 민족 최대의 명절 설. 멀리 떨어져 있던 가족들이 모이다 보니 그 어느 때보다 음식의 종류와 양이 많아지게 된다. 고기, 전, 떡, 술, 과일 등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먹다 보면 과식으로 소화불량, 더부룩한 증세로 괴롭기도 하다. 이를 달래 줄 수 있는 약이 바로 소화제다. 소화제 시장에서 삼파전을 벌이고 있는 ‘까스활명수, 훼스탈, 베아제’ 등을 알아본다.

◆ 소화제의 대명사 116년 부채표 동화약품 ‘까스활명수’

활명수, 생명을 살리는 물로 사랑을 받아 온 동화약품의 까스활명수의 변천사.
활명수, '생명을 살리는 물'로 사랑을 받아 온 동화약품의 까스활명수의 변천사.

소화제의 대명사는 누가 뭐래도 동화약품의 ‘까스활명수’라고 할 수 있다. 역사가 116년이나 된다.

동화약품 활명수는 1897년 9월 궁중 선전관(임금을 측근에서 보필하는 무관)이던 민병호가 궁중 비방을 토대로 아선약, 육계, 정향 등 11가지 생약 성분에 양약의 편리성을 더해 개발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양약이자 신약이 탄생한 순간이다. 활명수의 개발은 국내 제약업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으며, 제조 회사의 설립을 통해 브랜드를 갖고 판매됐다는 사실은 자본주의와 브랜드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사건이었다.

약이라고는 달여 먹는 탕약밖에 몰랐던 시기로 그마저도 구하기가 어려워 급체, 토사곽란 등으로 목숨을 잃는 경우가 많았다. 때문에 소화불량에 효과가 있으면서도 복용이 간편한 활명수(活命水)는 그 이름처럼 ‘생명을 살리는 물’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구한말, 한국을 방문했던 여행가 비숍은 “한국 사람들이 활명수를 만병통치약으로 먹었다”고 말했을 정도로 당시 활명수가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제형을 작게 만드는 것이 불가능해 정제의 크기가 커 7세 이하 영·유아는 질식의위험이 있는 정제 타입과 달리, 활명수는 액제 소화제로 만 1세부터 성인까지 안전하게 복용 할 수 있다.

활명수는 국내 액제 소화제 가운데 가장 많이 생산되는 제품으로 연간 1억병이 생산되고 있으며, 지난 115년 동안 83억병 이상이 판매됐다. 이 수치는 병을 한 줄로 놓았을 때 지구 25바퀴를 돌 수 있는 양이며 전 세계 인구 65억 명이 1병씩, 또는 우리나라 국민 1인당 170병씩 마실 수 있는 양이다. 연간 1억병이면 1초에 평균 3병이 생산되고 있는 셈이다. 까스활명수(일반의약품), 활명수(일반의약품), 까스활(의약외품) 등의 세 가지 제품으로 소비자와 만나고 있다.

까스활명수는 긴 역사만큼이나 세월의 모진 풍파를 겪어야만 했다.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에 자금을 보태다 존폐 위기에 처하기도 했으며, 유사품들과 끊임없이 싸워야만 했다.

국민 소화제로 불릴 만큼 인기를 끈 활명수의 역사는 ‘유사 상품과 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10년대에는 활명회생수, 생명수 등 60여 종의 유사 제품이 앞다퉈 시장에 나왔다. 동화약품은 1919년 유사 상표를 막기 위해 방어 상표를 사용하는, 시대를 앞선 마케팅 전략을 구사했다. 하지만 1990년대까지 유사품이 끊이질 않자 동화약품은 ‘부채표’라는 브랜드 마크와 ‘부채표가 없는 것은 활명수가 아닙니다’라는 광고 문구를 10년 넘게 쓰면서 오리지널 제품의 자부심을 공고히 했다.

활명수는 전자동 액제 생산 라인에서 생산되며 연 매출 400억원,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인의 체질이 변하고, 10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지만 뛰어난 약효와 유효한 마케팅 전략으로 116년 간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소화제 No.1 브랜드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 한국인의 식탁과 함께 해 온 소화제 한독약품 ‘훼스탈’

정제 타입 소화제 판매 1위, 한독약품 훼스탈이 반세기가 넘는 동안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정제 타입 소화제 판매 1위, 한독약품 훼스탈이 반세기가 넘는 동안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독약품의 ‘훼스탈’은 정제 타입 소화제 판매 1위 제품으로 역사가 반세기가 넘는다. 훼스탈은 국내 최초로 출시된 정제형 소화제로 1957년 한독약품이 독일 훽스트사(현 사노피)와 기술 제휴 협정을 맺으면서 수입을 시작했다. 이후 훽스트사의 훼스탈 제조 기술을 이전 받아 1959년부터 한독약품 공장에서 자체 생산을 시작, 당시 열악했던 국내 제약업계 환경에서 앞선 독일 제약사 기술로 만든 서구형 소화제로 큰 인기를 누릴 수 있었다.

1976년에는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했던 서독의 뤼프케 대통령이 한독약품의 훼스탈 제조 공장을 방문해 크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우리나라 대표 소화제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아 온 훼스탈은 1970년대 이민 붐이 일었을 때 이민 필수품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1995년에는 장쩌민 전 중국 국가 주석이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선물한 백두산 호랑이가 위궤양을 앓자 훼스탈을 빻아 사용하기도 했다.

국민의 식생활 변화에 맞춰 지속적으로 제품 개발을 한 훼스탈은 1986년 소화력을 강화한 ‘훼스탈 포르테’를 출시하고 2000년에는 가스 제거 성분을 보강한 ‘훼스탈 플러스’를 내놓았다. 훼스탈 플러스는 소화력이 뛰어난 판크레아틴을 주 성분으로 하는 종합소화제로 소화불량, 식체(위체), 소화불량으로 인한 위부 팽만을 개선하고 소화 촉진 효과가 있는 정제 형태의 종합소화제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 대웅제약 ‘베아제’, “위에서 한번, 장에서 한번”

위에서 한번, 장에서 한번이라는 광고 카피로 유명한 대웅제약의 베아제.
"위에서 한번, 장에서 한번'이라는 광고 카피로 유명한 대웅제약의 베아제.

“위에서 한번, 장에서 한번”이라는 광고 카피로 유명한 대웅제약의 ‘베아제’. 1990년 출시된 대웅제약 베아제는 의사 처방 No.1브랜드로 오랜 기간 그 약효와 효능을 인정 받은 소화제다. 2000년 의약분업 이후에 일반의약품으로 전환되면서 매출이 감소했으나, 여전히 의사 처방 No.1브랜드이자 약국 판매 No.2 브랜드로 연간 약 50억원의 매출로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대웅제약의 베아제, 닥터베아제는 소화작용 기전에 맞추어 위와 장에서 작용하는 소화효소를 모두 함유하고 있다. 따라서 소화불량, 과식, 체했을 때 위에서부터 장까지 작용하는 이중 작용으로 완벽한 소화 작용을 나타낸다. 또한 다층 혼합형 정제로 위에서 작용하는 과정에서 작용하는 성분을 다층으로 분리해 혼합한 정제 특허를 받아 위와 장에서 소화 작용을 더욱 빠르게 작용하도록 도와주는 제형이다.

또한 일반적으로 의사가 처방하는 전문의약품이 아닌 일반의약품은 임상이 없는데 반해, 베아제는 국내 최초로 임상을 해 그 약효를 인정 받은 소화제로 처방 1위의 소화제이기도 하다.

또한 현대인의 서구화된 식습관에 맞춘 프리미엄 소화제인 닥터베아제는 주식인 탄수화물의 소화효소를 강화하고, 육류 섭취가 많은 식습관에 맞추어 단백질 소화효소인 브로멜라인(파인애플 추출물로 고기의 연육 작용을 도움), 지방 소화를 강화하는 성분을 보강한 프리미엄급 소화제로 1일 1정으로도 빠른 효과를 나타낸다.

또한, 대웅제약은 중국 ‘입센 텐진’사와 복합소화효소제 ‘베아제’의 판매 제휴 계약을 체결하며 국외로 진출했다. 중국 시판 허가를 승인 받은 베아제는 앞으로 5년간 중국 판매가로 약 800억원, 10년 누계로는 5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소화는 소화관의 운동과 소화액의 분비 및 효소작용이 복합적으로 이뤄져 음식을 흡수가 가능한 형태로 분해하는 과정을 말한다. 음식물에 포함된 3대 영양소 가운데 탄수화물은 주로 침과, 췌장액에서 분비되는 아밀라제에 의해 단당류로, 단백질은 위액의 펩신과 췌장액의 트립신에 의해서 각종 아미노산 형태로, 지방은 췌장액의 리파아제가 지방산으로 분해해 흡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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