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현장]'주식부자 3위' 김정주 선택, '제주판 베벌리힐스' 비오토피아 가보니
  • 황원영 기자
  • 입력: 2012.12.26 11:48 / 수정: 2012.12.26 11:48
제주 비오토피아 전경. 비오토피아에는 타운하우스 246채, 미술관 4개, 생태공원, 온천 등이 위치해 있다. (원 안) NXC 김정주 회장/ 서귀포=황원영 기자
제주 비오토피아 전경. 비오토피아에는 타운하우스 246채, 미술관 4개, 생태공원, 온천 등이 위치해 있다. (원 안) NXC 김정주 회장/ 서귀포=황원영 기자

[ 서귀포=황진희·황원영 기자]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클래식 음악, 최고급 라운지가 들어선 커뮤니티센터, 단지 입구를 지키는 삼엄한 경비. 강남의 고급 아파트단지 얘기가 아니다. 제주도판 '베벌리힐스'라 불리는 빌라 단지 '비오토피아'다. 제주도에서 가장 비싼 공시지가를 기록한 주택단지이자, 국내 주식 부자 3위이자 게임업계를 평정한 김정주 넥슨 회장이 거주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대기업 회장들이 전통적으로 서울 성북동, 평창동이나 강남 일대 등 부촌에 거주하는 것과 달리 김 회장은 제주도라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12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제주도 땅값이 싸서 강남 30~40평대 아파트 가격에 넓은 집에 살고 있다"고 밝혔다. <더팩트>취재진은 비오토피아의 어떤 점이 김정주 회장의 선택을 끌어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김 회장이 거주하고 있는 비오토피아는 최고급 개인빌라가 모여 있는 단지로,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장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72만㎡ 규모로 조성된 비오토피아는 타운하우스 246채, 미술관 4개, 생태공원, 온천 등이 있으며, 인근에는 롯데 '아트빌라스', 서해종합건설 '아덴힐 리조트' 등 VVIP(최상위 소득층)를 위한 주택 단지가 조성돼 있다.

21일 찾은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 비오토피아는 서울의 부촌이 부럽지 않은 시설을 자랑하고 있다. 자연경관은 외국의 휴양도시를 연상케 할 정도로 빼어났다. 하지만 넓은 부지 때문일까. 비오토피아 내에서는 이따금 최고급 외제 승용차나 골프장 버기카가 오갈 뿐 걸어서 이동하는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SK텔링크가 억대 자산가를 대상으로 개발한 비오토피아 단지에 들어서자 이국적인 단지와 인공 숲, 호수까지 시원하게 펼쳐졌다. 강한 비바람이 몰아치는 궂은 날씨임에도 푸른 수풀과 형형색색의 꽃, 억세 숲이 우거져 있어 조경 관리가 잘 돼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단지 안쪽으로 발길을 돌리자 제주도 돌담을 쌓은 아기자기한 빌라와 이국적인 모습의 정원이 한 폭의 그림처럼 늘어서 있다. 일본 유명 건축가 고(故) 이타미 준이 디자인한 집이다. 주택 단지 내에는 호수와 냇물이 있는 생태공원과 동산이 자연미를 느끼게 해준다. 곳곳에 설치된 스피커에서는 은은한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온다. 산ㆍ정원의 조망을 확보해 탁월한 조망권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비오토피아 커뮤니티센터. 시설 내부에는 주민들만을 위한 수영장과 멤버스 라운지, 레스토랑, 피트니스센터, 가라오케 등이 마련돼 있다.
비오토피아 커뮤니티센터. 시설 내부에는 주민들만을 위한 수영장과 멤버스 라운지, 레스토랑, 피트니스센터, 가라오케 등이 마련돼 있다.

전체 관리 운영은 SK텔링크가 맡는다. 개인주택인 빌라는 분양가가 20억원에 달하는데, 수십억원에 달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분양은 모두 마감됐다. 개인 숙박은 불가능하다. 비오토피아 관계자는 "개인 숙박이나 대여는 불가능하며 주택 소유자나 법인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VVIP를 겨냥한 빌라 단지이다 보니 가격도 높은 게 당연지사다. 비오토피아의 분양가는 빌라 평수에 따라 약 14억원부터 25억원대다. 비오토피아는 2009년 국토해양부 공시지가 조사 때 제주도에서 공시지가가 가장 비싼 주택으로 꼽히기도 했다. 업계관계자는 "2005년 1차 분양 때 빌라 한 채당 14억~25억원이었다"며 "분양 완료까지 약 4년의 기간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억' 소리가 나는 가격이다보니, 제주도 주민들 사이에서 비오토피아는 '부의 상징'으로 통하고 있다. 제주도에서 공인중개사를 운영하는 이모(44)씨는 "관리비만 연간 2000만원 이상"이라며 "500억원 이상을 가진 자산가나 법인 외에는 엄두를 내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비오토피아의 유지 관리와 치안은 꼼꼼하게 이뤄지고 있다. 실제 비오토피아 주택 단지에는 일반인의 접근이 엄격하게 통제된다. 다만 비오토피아 안 커뮤니티센터에 있는 레스토랑에는 일반인의 출입이 허용되는데, 이마저도 예약 후 단지 입구에 있는 경비실에서 신원확인을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다. 비오토피아 레스토랑 직원은 "원래 비오토피아 주민들을 위한 시설이다. 때문에 외부인은 100% 예약을 통해서만 주문을 받는다"고 말했다.

커뮤니티센터의 호텔식 서비스도 인상적이다. 화려한 커뮤니티 시설 내부에는 주민들만을 위한 수영장과 멤버스 라운지, 레스토랑, 피트니스센터, 가라오케 등이 마련돼 있다. 멤버스 라운지는 입주민들이 여가생활을 즐기는 데 전혀 문제가 없도록 네셔널지오그래픽과 신문, 당구대, DVD 등이 갖춰져 있었다. 커뮤니티센터 내 화장실만 하더라도 국내 유명 브랜드의 화장품이 일일이 구비돼 있었다.

아라고나이트 고온천으로 유명한 온천 역시 입주민 전용 시설이다. 비오토피아 관계자는 "국내 유일의 아라고나이트 온천"이라며 "입주민의 정신적 치유와 휴식을 위한 전용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제주 영어마을 단지에 있는 국제학교. 노스런던컬리지에잇스쿨 제주, 한국국제학교 제주캠퍼스, 브랭섬 홀 아시아(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제주 영어마을 단지에 있는 국제학교. 노스런던컬리지에잇스쿨 제주, 한국국제학교 제주캠퍼스, 브랭섬 홀 아시아(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교육여건도 최상이다. 자동차로 20분 거리에는 한국국제학교(KIS) 제주캠퍼스와 노스런던컬리지에잇스쿨 제주(NLCS Jeju), 브랭섬 홀 아시아 등 유명 국제학교가 모여 있는 제주 영어마을 단지가 있다. 고급 기숙사 시설과 교육 환경을 제공해 서울 등에 거주하는 자산가 부모들이 자녀를 유학 보내는 국제학교다. 학비는 학기당 약 1500만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8조 원대 자산가다. 김 회장이 48.5%의 지분을 갖고 있는 NXC는 2011년 말 회계 기준(연결 재무제표)으로 3조9000억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현금성 자산만 1조8000억원이다. 김 회장의 부인 유정현 씨가 소유한 주식도 21.5%나 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108억달러),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66억달러)에 이어 3위(43억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3위 주식 부자인 김 회장은 고액자산가를 위한 최고급 주택단지를 선택했다. 부동산 관계자는 "저렴한 땅값 외에 최고급 주거 환경과 교육 환경이 이 회장을 제주도로 이끌었다"면서 "온난한 기후와 이국적인 풍경, 깨끗한 바다가 강점인 제주에 별장이나 고급 주택이 있다는 사실은 부의 상징으로 통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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