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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주택기금 총괄수탁은행 선정을 앞두고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의 경쟁이 치열하다. |
[황진희 기자] 국민연금에 이어 자산 89조원, 연간 40조원 가량의 자금을 운용하는 국민주택기금의 수탁은행 자리를 놓고 은행권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수탁은행으로 선정될 경우, 위탁수수료 수입뿐만 아니라 신규고객 유치 등 부가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주택기금 총괄수탁은행(기금 업무)인 우리은행을 비롯해 신한·농협·하나·기업은행 등 일반수탁은행과 2007년까지 업무를 담당했던 국민은행까지 6곳이 후보로 나섰다. 국토해양부는 공고절차를 거쳐 내년 1월7일까지 입찰제안서를 접수하고, 1월 중순 총괄수탁은행 1곳과 4곳 내외의 일반수탁은행을 선정하게 된다.
총괄수탁은행이 되면 전세자금 대출, 청약저축통장, 국민주택채권 등 일반고객업무뿐 아니라 LH, SH 등 주택사업자에 대한 대출도 단독으로 취급할 수 있어 우량고객 확보 효과가 크다. 전문성이 요구되고 건수도 적지만, 그만큼 수수료도 개인 대상 대출의 10배 이상이다. 특히 시장 포화로 미래 고객 확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상황이어서 은행권에서는 이번 입찰을 국민연금 주거래은행 선정에 이은 올해의 마지막 ‘빅 매치’라고 부를 정도다.
각 은행들은 이미 입찰 참여에 대한 준비를 진행중이다. 특히 총괄수탁은행 자리를 놓고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그리고 농협은행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현재 총괄수탁은행 선정에 가장 혈안이 된 곳은 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은 국토해양부와 위탁수수료를 둘러싼 갈등을 겪으면서 2008년 우리은행에 총괄수탁은행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과 민병덕 국민은행장이 올해 초부터 임직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수차례 수탁은행 탈환에 걸쳐 중요성을 강조해온 만큼,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려 입찰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국민은행 측은 "기존 운영했던 경험이 있어 전산시스템은 이미 마련됐다. 운영과 관련된 충분한 노하우도 축적된 상태라 기금 운용을 다시 재개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고객 접점인 은행 창구 직원들도 이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총괄수탁은행 선정이 되더라도 직원들의 혼선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수성 의지도 강하다. 5년간 총괄수탁은행 업무를 위해 전산시스템 확충에 수십억원대의 투자를 한 만큼, 절대 자리를 빼앗길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전세자금 대출 수수료로만 160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기금 관련 상품으로 각종 대출, 예·적금 고객층도 넓혀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다른 은행들은 TFT를 꾸려 입찰준비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은행은 이미 전담부서가 있기 때문에 따로 TFT를 구성할 필요조차 없다"면서 "지난 5년간 사고나 말썽 없이 잘 운영해온 만큼 자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과 농협은행도 기회를 엿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주택기금 업무를 시작한 신한은행은 5년 만에 신흥강자로 올라섰다는 점을 부각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의 전세자금 대출액은 2008년 수탁은행 총 대출액의 9.1%였지만 올해 10월 기준 21%로 급성장했다. 청약저축통장 계좌 수는 301만좌로 현재 우리은행(370만좌)에 이어 2위다.
농협은행은 점포가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에 밀집된 다른 은행과는 달리 모든 시·군·구에 있다는 점을 내세워 서민들의 접근성과 편의성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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