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불법 성인·도박 광고’ 전유물 전락?
  • 황원영 기자
  • 입력: 2012.11.27 10:17 / 수정: 2012.11.27 10:17
카카오톡이 불법 성인‧도박 광고에 악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카카오톡을 통해 받은 불법 도박 광고 메시지
카카오톡이 불법 성인‧도박 광고에 악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카카오톡을 통해 받은 불법 도박 광고 메시지

[ 황원영 기자]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각종 불법 성인‧도박 광고에 악용되고 있다. 특히 ‘친구추천’ 기능을 통한 각종 성인사이트 광고는 그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학생 김모(25)씨는 몇 달 전 성인사이트 광고업자 수십 명이 친구추천에 떠 곤욕을 치렀다. 낯 뜨거운 프로필 사진은 물론 사용자 이름도 ‘화끈걸’ 등으로 자극적이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일일이 친구 차단을 하느라 고생했다”며 “친구 차단이나 스팸 신고 등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일단 광고 메시지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기분이 좋지 않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직장인 이모(29)씨 역시 지난달부터 카카오톡을 통해 대출을 권유하는 메시지를 받았다. 이 씨는 메시지를 삭제하고 해당 사업자를 신고했지만, 대출 권유 메시지는 다른 스팸 업자를 통해서도 꾸준히 전달됐다. 이 씨는 “카카오톡을 통해 대출 메시지가 올 줄을 생각도 못했다”며 “개인 정보가 새어나간 것 같아 불안할 뿐”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톡을 통한 스팸 메시지는 불법 도박, 성인사이트부터 인터넷‧스마트폰 가입 권유 등 그 종류도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사업자는 메시지뿐만 아니라 사진과 전화번호 등을 보내 성매매를 유도하고 있었다. 특히 나이 제한 없이 다양한 사람이 이용하는 카카오톡에 무작위로 스팸 메시지가 보내지면 청소년 등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그 부작용이 크다는 지적이다.

카카오톡은 휴대전화 번호를 기반으로 친구등록이 이뤄지는 시스템으로 상대방 번호만 알고 있다면 누구라도 쉽게 친구 추가를 할 수 있다. 휴대전화 번호는 쉽게 노출되는 경우가 많아 누구나 스팸 업자의 목표물이 될 수 있다.

행정안전부와 건전미디어시민연대 등 11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사이버지킴이 연합회’는 지난 20일 카카오톡과 같은 메신저 앱이 음란물 유통 및 성매매 유도의 새로운 유통채널로 이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건전미디어시민연대 박승진 대표는 “음란물 규제가 심해지자 사업자들이 새로운 시장을 찾고 있다”며 “카카오톡이 스팸 사업자의 새로운 시장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카카오가 사용자 스스로 차단해야 한다고 얘기하지만, 일정 부분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 카카오가 스팸업자를 통제하거나 메시지를 모니터링 할 수 없지만, 개인에게만 책임을 전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불법 광고 등을 통한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스팸 업자가 메시지를 보내면 ‘스팸 신고’ 메뉴를 통해 차단할 수 있다”며 “여러 번 스팸 신고를 받은 업자는 시스템에 따라 카카오톡에서 자동으로 탈퇴된다. 카카오톡 사용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꾸준히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이버수사대는 카카오 차원에서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밝혔다.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스팸 업자나 개인 정보 매매자를 발각해 처벌할 수 있지만, 카카오는 단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기 때문에 스팸에 관한 책임‧권한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팸이 심한 경우에는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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