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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왼쪽)와 삼성전자가 서울 강남구 학동사거리에서 격돌한다. /황원영 기자 |
[ 황원영 기자] LG와 삼성이 쇼핑의 랜드 마크 청담동에서 격돌한다. LG전자 ‘베스트샵 강남본점’이 삼성전자 ‘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과 횡단보도 하나를 사이에 두고 오픈하며 LG와 삼성 사이에 팽팽한 전운이 감돌고 있다.
◆ LG, 김태희에 원빈까지…규모로 ‘승부수’ 띄운다
LG전자는 15일 LG 베스트샵 강남본점 매장을 공식 오픈하며 국내 프리미엄 가전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섰다. 서울 강남구 학동사거리에 오픈한 LG 베스트샵 강남본점은, 플래그십 매장으로 방문객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체험존을 대폭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오픈 행사가 있는 오후 LG전자 강남본점을 찾으니 멀리서부터 음악 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가까이 다가가니 비보이 댄스와 마임 공연을 진행하는 등 대대적인 행사를 벌이고 있었다. 비보이들이 공연을 시작하자 지나가던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어 손뼉을 치며 호응했다. 길 건너 삼성 디지털프라자의 홍보 직원들이 공연을 관람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LG전자는 오픈 행사를 위해 초호화 게스트들을 대거 초대했다. 걸 그룹 소녀시대 팬 사인회도 진행돼 번호표를 받으려는 학생이 20여 명 가까이 몰렸다. LG전자는 소녀시대뿐 아니라 원빈, 이민정, 김태희, 조인성 등 유명 배우들을 대거 초대해 릴레이 팬 사인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베스트샵을 찾은 소비자 김진원(30)씨는 “전시관 내부 외부 모두 둘러보니 명품관이나 대형 디스플레이, 3D 레이싱 시뮬레이터 등 독특한 것이 많다”며 “LG전자가 대대적으로 오픈행사를 벌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베스트샵 직원은 비보이 공연을 보고 있던 소비자에게 “소녀시대뿐 아니라 김태희, 원빈도 온다”며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었다.
매장 규모 역시 삼성의 맞은편 디지털프라자를 의식한 듯 거대했다. 5층 규모의 LG 베스트샵에는 LG 시네마 3D 체험관과 커피숍뿐 아니라 동호회 모임장소로 대여할 수 있는 세미나실 등 부대시설이 마련돼 전자상가답지 않은 규모를 자랑했다.
유리 소재 건물과 1~4층을 연결하는 초대형 LED 디스플레이(미디어 폴)를 설치해 맞은편 삼성 디지털프라자를 압도하고 있었다. 각 층을 돌아보니 계단 등 이동 경로 곳곳에 ‘트릭아트’를 설치해 방문객이 매장을 둘러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한 것도 눈에 띄었다.
LG전자는 베스트샵 방문 고객에게 고급 골프공과 금액대별 사은품 등을 제공하며 규모 경쟁을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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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디지털프라자를 홍보하는 직원이 홍보 도구를 들고 LG전자 베스트샵을 바라보고 있다. |
◆ 삼성, 신경 쓰이지만 대응은 차분하게
LG의 대규모 공세에 맞은편 삼성 디지털프라자는 경계하는 눈초리다. 같은 날 삼성 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을 방문하니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도 LG 베스트샵을 견제하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었다.
지난달 서울 강남구 학동사거리에 6층 규모의 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을 오픈한 삼성전자는, 모바일ㆍITㆍ생활가전 등 테마별로 3개 층을 매장으로 구성하고, 서비스센터ㆍ제품 창고 등을 4, 5층에 입주시켰다.
디지털프라자 앞에는 사인스피닝을 통해 매장을 홍보하는 직원들뿐 아니라 피에로 복장 등을 하고 손님을 유인하는 직원들을 볼 수 있었다. 피에로 복장의 직원은 “디지털프라자를 한 번 둘러보고 가라”며 고객들을 불러 모았다.
삼성 디지털플라자 직원들은 횡단보도 한 가운데 서서 디지털플라자를 홍보하는 판을 들고 “삼성 디지털플라자로 오세요”를 외치기도 했다. 이에 소비자들은 잠깐 삼성을 바라보기도 했지만, 곧 LG 베스트샵의 화려한 퍼포먼스에 눈길을 돌렸다.
매장 문을 열고 들어가자 직원이 차분한 인사로 맞이하며 커피 무료 교환권을 나눠줬다. 매장 안에는 약 15명 정도의 손님이 매장을 둘러보고 있어 북적북적한 LG 베스트샵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전자제품을 판매하고 있던 직원은 “LG가 베스트샵을 맞은편에 내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에 신경이 안 쓰일 수 없는 노릇”이라면서도 “삼성 제품이 가진 경쟁력을 통해 소비자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디지털프라자 관계자는 “프리미엄 제품 진열을 확대하고, 신제품 출시도 가장 먼저 할 것”이라며 “화려하진 않지만 가정에서 편하게 가전제품을 구경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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