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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너시스BBQ가 그룹 안팎의 문제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
[ 오세희 기자] 치킨업계 선두주자 제너시스BBQ(회장 윤홍근)가 그룹 안팎의 문제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보유 브랜드 BHC가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코스닥 직상장을 눈앞에 뒀지만 상장 심사에서 탈락한 가운데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 역시 본사를 향한 불만의 목소리를 계속 내고 있기 때문이다.
◆계열사 몰아주기? BHC 직상장 ‘고배’
BHC는 지난 8일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장심사위원회의 상장 심사에서 미승인 판정을 받았다. BHC는 지난 9월 거래소에 상장 예심을 청구했다. 그동안 프랜차이즈 업체는 이익의 연속성을 충족하기 힘들어 상장이 어려웠던 만큼 이번 BHC의 상장은 많은 관심을 받아왔지만 결국 고배를 마셨다.
BHC는 지난해 매출액 813억원, 영업이익 106억원, 순이익 8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0년에는 매출액 602억원, 영업이익 37억원, 순이익 32억원의 실적을 올리며 성장했다. 일정기간 흑자를 유지해야 하는 상장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BHC는 ㈜제너시스푸드와 ㈜제너시스로지스틱스를 흡수합병하며 업계 최초 상장을 위해 달려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BHC의 상장 실패를 두고 사업성이나 수익 구조 등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그룹 내 자회사들 간 관계 및 내부통제시스템 등 구조적 원인이 발목을 잡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제너시스BBQ그룹이 그룹 내 BHC와 BBQ를 별도 법인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너시스BBQ그룹은 BHC에 이어 BBQ 상장도 준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제너시스BBQ그룹이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가 임박한 시점에 각 계열사 일감을 한 곳에 몰아줘 실적을 키운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BBQ는 지난해 매출 1560억원으로 BHC의 두 배에 달하지만, 당기순이익 17억원에 그쳤다. 보기에 따라서는 상장을 앞둔 자회사에 실적을 미뤄줬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 ‘손해를 배상하라’ 가맹점주 불만도 여전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 직상장에 실패한 제너시스BBQ그룹은 그룹 내 가맹점주와도 마찰을 빚고 있다. 부당 판촉비 전가와 고비용 원가 논란, 동종 브랜드간의 갈등 등이 계속 불거지고 있다. 지난 7월 BBQ 가맹점주 38명은 가맹본부인 BBQ그룹을 상대로 각각 300만 원, 총 1억1400만원을 배상하라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가맹본부가 지위를 남용해 판촉물 구매비용을 부담케 했다는 주장이다.
가맹점주들은 가맹본부가 2005년 튀김 기름을 올리브유로 바꾸면서 치킨가격을 인상했고, 13차례 판촉행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판촉물 29종 가운데 24종 구매비 71억9000여만 원을 가맹점측에 전가시켰다고 주장했다. 특히 가맹본부가 애초 계약과 다르게 판촉비용을 가맹점에 과다하게 부담시켰기 때문에 본부에 배상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 BBQ 가맹점주는 "BBQ 올리브유의 가격은 11만원이다. 이는 일반 식용유와 비교해 3.5배 비싼 것으로 알고 있다"며 "BBQ그룹에서 따로 공급하는 닭도 마리당 6000원에 가까워 일반 닭의 가격보다 2배가량 비싸다. 회사에서 사용하라고 하는 제품들의 원가 부담이 커 웬만큼 매출이 나오지 않고는 가게 운영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BBQ 사업 구조에 대해서도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BBQ는 배달·카페형 매장과 치킨앤비어 매장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 둘의 사업부가 달라 매장을 낼 때는 마찰이 일기도 한다. 실제로 BBQ 치킨앤비어 매장이 생길 때는 인근 BBQ 배달형 매장과 BHC매장이 반대해 들어서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BBQ 치킨앤비어 관계자는 "BBQ에서도 BBQ카페형 매장과 호프형 매장을 별개의 사업장처럼 운영하고 있다. 매출이 잘 나오는 배달형, 카페형 매장에만 신경을 쓰고 호프형 매장에는 관심이 없다. 알아서 잘하라는 식이다. 같은 그룹 내에서 운영하면서도 별개로 취급하는 행태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같은 사업 내 다른 브랜드로 매장 수만 늘려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BBQ 매장은 1800개에 달한다. BHC는 지난 9월 1000호점을 돌파했다. 단일 치킨브랜드가 오픈할 수 있는 매장이 3000개 정도인 것을 고려할 때 이미 제너시스BBQ그룹은 280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BBQ와 BHC를 각각 독자 브랜드로 보고 여전히 매장 수를 늘려가고 있다.
이에 대해 BBQ그룹 관계자는 "소송 건은 동일소송에 대해 2008년 패소한 사건을 소송인만 바꿔 재소송한 것이다. 이미 끝난 사안"이라며 "(BBQ그룹은) 고품질을 위해 좋은 재료를 사용한다. 닭도 시중 30%만 나오는 십오닭(951~1050g)을 사용하고 있어 가격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즈포커스 bizfocus@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