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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에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이 진출하며 중소업체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더팩트DB |
[ 황원영 기자] 스마트폰 시장이 가입자 3000만 명 시대를 열며 성장하면서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에 진출하는 중소기업이 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시장을 주름 잡고 있는 제조업체들도 휴대전화 액세서리 사업에 직접 뛰어들면서 중소 업체들의 한숨 소리가 커지고 있다.
◆ 액세서리 시장, 대기업 진출 활발
스마트폰 액세서리는 개성을 추구하는 하나의 패션 용품으로 주목받으면서 새로운 사업 분야를 개척했다. 이에 벤처 바람이 불며 중소 액세서리 전문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는 등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이 1조원 규모로 커지게 됐다.
액세서리 시장이 성장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애플 등 세계적인 업체들 역시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팬택은 지난 4월 IT 기기 시장에 진출했다. 자회사가 운영하던 모바일 IT기기 전문 쇼핑몰 '라츠'를 직접 운영하게 된 것. 팬택은 서울 종로 등에 매장을 내고 스마트폰 액세서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팬택은 스마트폰 액세서리 제작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팬택은 "스마트폰 액세서리와 케이스 시장이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어 사업에 직접 나서게 됐다"며 "팬택에서 직접 스마트폰 케이스를 제작하는 등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자사 스마트폰 전용 케이스를 따로 제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와 함께 전용 케이스인 '플립커버'를 선보였다. 이후 갤럭시S3 등 다른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전용 케이스를 함께 출시했다. 애플 역시 '스마트커버'를 출시해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 중소기업 업체들 '한숨'
애플, 삼성전자 등 글로벌 업체의 시장 진출에 국내 중소 업체들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스마트폰 액세서리 제조업체 M사 관계자는 "갤럭시S3 보조금 전쟁으로 휴대폰이 많이 팔려 관련 액세서리 매출도 덩달아 증가했지만, 삼성전자가 자체적으로 휴대전화 케이스를 만들어 판매하며 예상보다 매출이 덜 나온 것은 사실"이라며 "보조금 전쟁으로 휴대폰이 많이 팔리지 않았다면 적자를 봤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는 갤럭시S3 개통 시 삼성 정품 플립커버를 무료로 제공하는 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갤럭시S3 출시에 따라 매출액 상승을 기대했던 휴대전화 액세서리 업계는 월 50억에서 최대 100억가량 매출액이 축소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액세서리 제조업체 U사 관계자는 "중소 업체 대부분이 많은 수량의 갤럭시S3 액세서리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며 "휴대폰 유통업자들도 삼성이나 애플의 액세서리를 더 선호한다"고 불만을 표했다. 그는 "유통망과 브랜드 파워가 약한 중소업체로서는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휴대폰 제조업체 A사는 약 30% 정도 수익이 감소했다. 한 달에 1만개 팔리던 것이 현재는 7000개 정도로 줄었다는 것. A사 관계자는 "값싼 중국 제품 수입, 중소기업 간 스마트폰 액세서리 판매 경쟁 격화 등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휴대전화 제조업체의 액세서리 사업 진출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대기업에 물량을 대주는 제조사 B 역시 위탁판매 형식 때문에 자금난이 발생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결제일인 15일과 30일이 될 때까지 자금을 구하기가 어려워 제품 개발과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B사 관계자는 "벤처 기업은 유통망과 제품군을 다양하게 확보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며 "스마트폰 제조업체에 철저하게 의존하는 중소 액세서리 기업으로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의 어려움에 대해 기술 개발에 대한 경쟁력 확보가 미흡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국내외 제조업체들의 물량공세와 유통망 확보로 어려운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는 것은 여전히 문제점으로 제기된다.
A사 관계자는 "제품 개발 초기 투자(금형 설계)에 대한 대기업의 금전적 인정과 수출 시 자금 지원 등 중소업체를 도울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며 "중소업체 또한 많은 노력을 통해 시장에 뒤처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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