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명당’ 노원구 상계동, 전국 로또 1등 최다 배출
  • 황진희, 이다원 기자
  • 입력: 2012.09.29 09:36 / 수정: 2012.09.29 09:36

서울 노원구 상계동이 로또 명당지역으로 손꼽힌다./이다원 인턴기자
서울 노원구 상계동이 로또 명당지역으로 손꼽힌다./이다원 인턴기자

‘로또는 마라톤’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인생역전을 위해 꾸준히 로또를 구입해야 다가오는 행운과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는 말이다. 동시에 1등 당첨이라는 결승점을 넘어서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마라톤과 같은 로또 1등 당첨, 천원의 로또 한 장으로 한 주의 희망을 품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편집자 주>

[황진희 기자·이다원 인턴]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인생역전을 꿈꾸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른바 ‘로또 명당’ 지역으로 상계동이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무려 8곳의 로또 1등 명당 판매점이 위치한 상계동에는 2002년 로또 첫 판매 이후 모두 16회나 1등을 배출한 ‘전설의 명당’도 포함돼 있다.

◆ 높은 인구+편리한 교통=로또 명당?

<더팩트>이 27일 방문한 상계동의 첫 인상은 ‘거대한 아파트 단지’였다. 그만큼 인구 밀집도가 높아보였다. 7호선 마들역과 4호선 당고개역, 4·7호선 노원역을 중심으로 아파트가 빽빽이 들어서 있었고, 그 사이로 많은 사람들이 분주하게 오갔다.

실제로 상계동은 거주자가 가장 많은 ‘세대수 전국 1위’ 지역이다. 2011년 기준 22만8022가구가 상계동에 모여 살고 있으며, 그 중 상당수가 주공아파트 단지에 몰려있다. 이 단지는 대부분 99㎡(30평형)이하로 조성된 서민형 아파트로, 지난해 로또 1등 당첨자 평균이 99㎡ 이하의 아파트에 거주하는 것과 일치했다.

평일 오후에도 상계동 1등 당첨자 배출 로또판매점 8곳에는 사람들이 수시로 들락거렸고, 그 중 몇 곳의 판매대 앞에는 로또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1등 당첨자 16명을 배출한 상계동 S편의점에서 로또를 구입하기 위해 기다리던 한 50대 남성은 10분 이상을 기다리면서도 짜증난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그는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토요일 오후에는 두 시간씩 기다리기도 한다. 여기에서 로또를 사려고 멀리서 원정 오는 사람들도 많고, 택배를 보내기도 한다”면서 “워낙 많은 사람들이 로또를 구입하다보니 자동 번호의 순환이 빨라, 당첨 확률이 높을 것 같다고 느껴진다. 기다리면서도 사야한다”고 말했다.

상계동 로또 명당 판매점들이 지하철역에서 5분도 안 걸리는 자리에 위치해 있다./이다원 인턴기자
상계동 로또 명당 판매점들이 지하철역에서 5분도 안 걸리는 자리에 위치해 있다./이다원 인턴기자

밀집한 인구 외에도 용이한 ‘교통접근성’을 상계동이 ‘로또 메카’가 된 원동력이라고 꼽는 의견도 있다. 4호선 노원역 1번 출구, 7호선 노원역 5번 출구, 4호선 당고개역 1번 출구, 7호선 마들역 5번 출구. 상계동의 ‘로또 명당’ 8곳은 지하철 출구에서 5분이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했다. 지하철역에서 나온 사람들 중 상당수는 ‘빨려 들어가 듯’ 로또판매점을 향했고, 로또를 구입하고 나오는 시간을 모두 합쳐도 3분이 안 걸리는 곳도 있었다.

427회 1등 당첨자를 배출한 D마트에서 로또를 구매한 50대 남성 배모 씨는 “볼일이 있어 노원역에 왔는데 출구에서 내려오니 바로 로또판매점이 있더라. 1등 배출점이라는 현수막이 붙어 있어 들어와 한 장 사봤다”고 말했다. 이 마트의 종업원 최모(20)씨는 “출퇴근 시간에 제일 붐빈다. 지하철역이 바로 맞닿아 있어서 거주자가 아닌 손님들도 로또를 많이 사가는 것 같다”고 답하기도 했다.

S편의점 안. 로또번호를 신중히 적고 있는 사람들(좌), 로또구매를 위해 길게 줄 선 사람들(우)./이다원 인턴기자
S편의점 안. 로또번호를 신중히 적고 있는 사람들(좌), 로또구매를 위해 길게 줄 선 사람들(우)./이다원 인턴기자

◆ 상계동의 로또 이상열풍

강한 빛이 있다면 그림자도 있게 마련이다. 262회 나눔로또 추첨 이후 17번의 1등 당첨자가 나온 상계동에는 로또의 ‘이상 과열 현상’이 불고 있었다.

S편의점 앞에서 만난 60대 여성 문모 씨는 로또 4장을 구입해 나오며 “주위에서도 다 사는데 혹시 한 주라도 로또를 못 사면 불안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맞은편에 위치한 1등 당첨 판매점인 D마트로 가서 몇장을 더 구입했다.

일부 주민들은 “이상하게도 언제부턴가 상계동에 로또 사재기 바람이 불더라”고 말했다. 마들역 인근의 S편의점에서 1등 당첨자들이 무더기로 쏟아지기 시작한 이후 상계동 주민들은 로또 판매점 여기저기를 돌면서 ‘인생역전’을 꿈꾸기 시작했다는 것. 한 부동산 관계자는 “로또명당 타이틀이 오히려 상계동 주민들 사이에서 사행성을 조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371회차 1등 당첨자를 배출한 D슈퍼 사장 박모(31) 씨는 “이 지역은 로또를 한주라도 안사면 이웃들이 이상하게 여기는 분위기다”라면서 “난 경기도에 거주하는데, 거기에 비해 상계동 주민들은 로또를 정말 많이 사는 편이다. 그러니 당연히 당첨확률도 높아지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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