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산양분유와 관련이 없다는 문자메시지를 소비자들에게 발송해 논란이 일고 있다. |
[이철영 기자] 남양유업이 분유에서 검출된 방사성 세슘과 관련한 내용을 소비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동종업계로부터 눈총을 사고 있다.
최근 환경운동연합은 일동후디스의 산양분유에서 ‘방사성 세슘 137’이 검출됐다고 밝혀 논란이 불거졌다. 하지만 방사성물질 검출 검사를 진행한 조선대학교 산학협력단 김숭평 교수는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숭평 교수는 “식품검사 기준에 따라 계측시간을 1만초로 한 결과, 일동후디스 산양분유에서 ‘세슘 137’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고 의뢰자에게 통보했으나, 의뢰자가 다시 환경방사능 분석을 할 것을 요구해 와서 계측시간을 8만초로 다시 검사를 하면서 나타난 결과로 이는 잘못된 검사방법”이라며 환경단체연합의 발표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채 가시기도 전인 9일 남양유업은 방사성 세슘 137 검출된 제품과 무관하다는 문자메시지를 소비자들에게 발송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상도를 벗어난 홍보”라며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남양유업은 문자메시지에서 ‘남양유업 고객님 안심하십시오.…(중략) 산양분유 방사성 물질 검출 논란 제품은 남양유업 제품이 절대 아님을 알려드립니다’라며 관련 기사를 볼 수 있는 인터넷 주소를 함께 보냈다. 남양유업의 이같은 문자 발송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매일유업 분유에서 문제가 됐을 때에도 이번 문자메시지 발송과 같은 행동할 이력이 있다.
이번 문자메시지 발송과 관련 남양유업 관계자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대상자는 홈페이지를 통해 남양제품을 구매한 이력이 있는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했다. 문자 발송을 한 이유는, 일동후디스가 홈페이지 팝업을 통해 모든 제품에서도 검출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소비자들의 문의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문의가 없었다면 문자를 발송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양유업은 일동후디스 홈페이지에 게재된 내용은 마치 모든 분유에 문제가 있다는 것으로 오인할 수 있어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고 해명했다. |
남양유업은, 오히려 일동후디스가 다른 분유에서도 세슘이 검출됐다는 내용의 자료를 인터넷에 퍼뜨리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특정 아이디를 가진 누리꾼이 산양분유와 관련한 내용은 물론, 다른 제품에서도 소량의 세슘이 검출됐다는 글을 퍼 나르고 있다”며 “일동후디스가 전사적으로 나서, 업계를 끌고 들어가려는 물귀신 작전을 펼치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남양유업의 해명과 의혹 제기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여전히 남양유업의 행동에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도대체 상도가 없는 기업이다. 남양유업이 무서울 정도”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은 과거에도 같은 행동을 했던 이력이 있다. 남양의 이런 행동은 동종업계에 있는 기업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 상도덕을 생각한다면 이럴 수 있을 까 싶다”며 “사실 분유에 대한 엄마들의 정보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남양이 이런 문자를 보내면 소비자들의 불안만 키우는 꼴이된다”고 설명했다.
당사자인 일동후디스 또한, 남양유업의 행동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일동후디스 관계자는 “남양에 대한 인식은 동종업계 관계자들이 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른 기업의 문제를 자신들의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남양유업에 이용당한 것 같아 기분이 좋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남양유업의 이번 문자 발송이 결국은 산양분유 출시를 위한 포석이라고 보는 시각도 상당하다. 산양분유 시장에 진출하며 점유율을 가져오기 위한 마케팅의 일환으로 보는 것.
업계 관계자는 “이미 업계에는 남양유업이 산양분유를 출시할 것이란 소문이 파다하다. 산양분유 출시 소문이 나도는 가운데 이같은 문자를 보낸 것은 점유율을 가져오기 위해 문자 발송이라는 말도 안되는 결정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일동후디스 관계자 역시 “남양이 산양분유를 출시한다고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이런 문자를 발송한 것은 누가봐도, 점유율을 가져오기 위한 포석으로밖에 볼 수 없을 것”이라며 “아무리 그래도 동종업계에 있는 기업으로서 할 행동은 아니라고 본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남양유업은 산양분유 출시와 관련해 부인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산양분유를 출시한다는 소문이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출시할 계획이 없다. 출시할 계획도 없는데, 점유율을 가져오기 위해 문자를 보냈다고 해석하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cuba20@tf.co.kr
비즈포커스 bizfocus@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