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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훼미리마트가 편의점 간판을 CU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가맹 점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오세희 기자
[ 오세희 기자] 훼미리마트가 편의점 간판을 CU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가맹점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BGF리테일이 사명을 바꾸면서 편의점 이름도 CU로 변경, 대대적인 간판 교체에 들어가면서다. 이 과정에서 회사는 로열티 비용을 줄이게 됐지만, 가맹점주들은 기존 브랜드로 구축해 놓은 이미지도 잃고, 회사 배불리기에만 동참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 CU로 변경, 훼미리마트
1일 BGF리테일(구 훼미리마트)은 CU 올림픽광장점에서 홍석조 회장과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CU 1호점 오픈 기념식을 했다. 지난 1일부터 BGF리테일은 훼미리마트 간판을 CU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지난 6월 '보광훼미리마트'에서 'BGF리테일'로 사명도 바꾸고 일본 훼미리마트와 라이선스 계약도 해지했다.
BGF리테일은 CU의 등장은 기존의 공급자 중심의 편의점 시대에서 벗어나 이용자 중심의 편의점으로 새롭게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간판도 연두색과 보라색을 사용해 새롭게 바뀌었다. 외부에서 점포 내부가 훤히 다 보일 수 있도록 통유리를 사용해 개방성과 공간성을 확보했다.
◆ 점주들 "새로운 변화" VS "불이익" 팽팽
실제로 CU를 찾아 점주들에게 물으니, 이번 상호 변경에 대한 점주들의 반응은 반반이었다. 10년째 훼미리마트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62)씨는 "회사에서 모두 교체해 주는 내용이라 따르고 있다. 새로운 변화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오래된 이미지를 버리고 신선함을 줄 수 있다는 것.
또 다른 점주 정모(58)씨도 "회사에서 간판 교체 비용을 비롯해 앞치마, 의자, 파라솔까지 모든 비용을 지급한다. 가맹점으로서는 간판만 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크게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손님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고, 지금의 인지도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주장과 달리, 사측의 일방적인 브랜드 변경이라며 반박하는 점주들도 나타났다. 본사가 점주들에게 서명만을 강요하고 쌍무계약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점주 공모(40)씨는 "회사가 여러모로 준비를 많이 했으니 점주들은 따르라는 식으로 동의서를 받아갔다.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항의했다.
오랜 기간 사용해온 상호 변경에 손님들이 줄었다는 불만도 나온다. 오모(31)씨는 "사실 훼미리마트라는 이름 때문에 계약을 한 것이 아니냐"며 "이런 와중에 본사가 간판 교체를 강요해 당황스러웠다. 실제로 간판을 바꾸고 나니 새로 생긴 브랜드냐고 물어오는 손님들도 여럿 있어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를 두고 BGF리테일 관계자는 "간판 교체와 관련해서는 점주들의 동의서를 받고 지난달 말부터 간판 교체에 들어갔다. 브랜드 교체를 원하지 않는 점주들은 하지 않고 그대로 훼미리마트 간판을 사용해도 무방하다"며 "7400여개의 점포가 있다 보니 점주 분들의 만족을 다 채울 수 없어 발생한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 로열티 미지급, 점주들 혜택은 없어?
또한,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상호 변경으로 점주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다. BGF리테일은 이번 상호 변경으로 일본훼미리마트에 매출액의 0.05~0.25%를 로열티 형식으로 지급하던 것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게 됐다. BGF리테일은 2010년 34억원, 2011년 36억원에 달하는 브랜드 사용료를 계속 지불해 왔다.
때문에 점주들은 이렇게 로열티 지급을 하지 않게 됐으니, 가맹점에도 혜택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점주는 "회사 매출은 2조원이 넘지만, 우리 가맹점들은 아르바이트생들 쓰는 것을 비롯해 매출까지 줄고 있어 손해를 보고 있다. 이름까지 바뀌면 점주들에게도 혜택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장모(49)씨 역시 "현재 본사에 매출액의 30~40%나 되는 수수료를 내고 있다.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게 된 대신 판매장려금을 인상해주거나 수수료를 인하해 주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간판 교체를 원하지 않고 있지만, 재계약에서 불이익을 얻을까 점주들 처지에서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BGF리테일 관계자는 "일본 훼미리마트에 내던 로열티는 본사에서 지급해 왔던 것이다. 점주들이 투자한 부분이 아니다"며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게 됐다고 해서 이것이 수수료와 연결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점주 분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광고, 홍보 활동을 적극적으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즈포커스 bizfocu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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