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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가 화장품 브랜드들이 1년 내내 세일을 진행하면서 가맹점주들 부담이 커지고 있다. |
[ 오세희 기자] 최근 포털사이트에는 저가 화장품 브랜드의 이름을 자주 볼 수 있다. 저가 화장품 브랜드가 매월 진행하는 세일 상품을 사기 위해 몰려드는 온라인 고객들이 많기 때문. 실제로 이런 행사들을 진행하면서 저가 브랜드들은 30%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가맹점주들은 행사로 인한 부담 비용이 커져 한숨이 짙어지고 있다.
◆ 저가 화장품 브랜드, 1년 내내 세일
저가 화장품 브랜드들은 365일 세일을 진행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페이스샵, 미샤, 에뛰드 하우스로 등으로 대표되는 저가 화장품들은 매달 정기 할인 행사를 비롯해 1+1프로모션까지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자연주의 화장품 더페이스샵은 지난 3일부터 7일간 최장ㆍ최고 폭 할인행사 '핫 썸머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전 품목 20~5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미샤는 매월 10일 미샤데이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번 달에도 10일부터 31일까지 전 품목 최대 50% 할인 행사를 계획 중이다. 네이처리퍼블릭 역시 지난달 29일부터 7월2일까지 30% 할인 판매를 했고, 홀리카홀리카도 매월 27일 진행되는 정기 세일 외에도 6월30일부터 7월8일까지 회원 대상 최대 50%까지 '핫서머 파워 세일'을 진행한다.
실제로 여러 저가 화장품 브랜드가 몰려있는 명동으로 가보니 세일을 진행하지 않는 곳이 없었다. 정기 세일 기간이 아닌 매장들은 일정 상품을 구매하면 다른 상품을 하나 더 주는 1+1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A브랜드 관계자는 "명동은 특수 상권이라 행사 영향을 덜 받는다고 해도 아무래도 세일하는 브랜드로 가기 마련이라 행사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실적과도 연관이 있다.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은 지난 2005년 이후 업계 1위 자리를 고수해 왔지만, 지난해 미샤는 노이즈마케팅을 내세워 7년 만에 선두 자리를 탈환했다. 이에 더페이스샵이 내놓은 카드는 세일이다. 그동안 50% 세일을 진행해 오던 미샤와 달리 노세일을 지향하던 더페이스샵은 10년 만에 프로모션 행사를 진행해 다시 왕좌를 차지했다.
◆ 가맹점주들 '울며겨자먹기'
1년 내내 세일이 진행되면서 소비자들은 혜택을 보고 있지만, 가맹점주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행사비와 판촉비 등 가맹점에서 부담해야 할 비용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원칙적으로 행사 상품의 손해율에 대해서는 회사와 50대 50으로 돼 있지만, 사실상 점주들이 지고 가는 손해는 더 크다. 부자재 비용은 가맹점에서 부담한다.
지하상가에서 저가 화장품 브랜드를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43)씨는 "보통 지하상가는 이동 인구가 많기 때문에 행사 기간에 아르바이트생도 더 필요하다. 현재 6명의 아르바이트생과 1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행사를 진행하면 상품 비용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자재 비용이 나가 가맹점 입장에서는 할인 행사 혜택을 거의 못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권이 비교적 떨어지는 지역일수록 할인 행사에 관한 부담은 커진다. 주거하는 아파트 근처에서 저가 화장품 브랜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정모(35)씨는 "안 그래도 여름이라 비수기인데 할인 행사까지 진행하다 보니 힘들다. 재고가 남아있어도 프로모션 하는 제품들은 할당량만큼 받아와야 하므로 오히려 20%가량 손해를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렇다고 할인 행사나 프로모션 행사를 진행하지 않을 수도 없다. 일반적으로 2년 계약을 진행하는 저가 화장품 브랜드는 회사와 가맹점주는 갑과 을의 관계다. 때문에 회사 정책을 따르지 않으면 계약 연장에 실패할 수 있다. 또한, 프로모션을 거부하는 가맹점에는 출고 정지 처분이 내리는 브랜드도 있어 가맹점주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행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
가맹점주들은 매월 진행되는 할인 행사에 대해 하나같이 '필요악'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브랜드들이 모두 할인 행사를 하고 있어 진행하지 않으면 손님을 뺏기고, 진행하면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4년째 토니모리를 운영 중인 성모(46)씨는 "올해 들어 불황이 겹치면서 할인 행사가 더 많아졌다. 하지만 이렇게 계속 세일만 하다가는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랜드 본사들은 가맹점주들의 요청으로 할인 행사가 진행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더페이스샵 관계자는 "가맹점주분들이 타 브랜드가 할인 행사를 하고 있으니 우리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요청을 많이 하신다. 또한, 이를 통해 매출이 평소 3~4배 정도 증가했고, 매장별로도 많은 곳은 7~8배까지 증가했다. 여러 상황을 고려해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즈포커스 bizfocus@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