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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일랜드 캐슬은 준공 후 3년째 개장을 못 하고 있다.
[ 오세희 기자] 경기 북부 내에 세워지는 테마파크로 주목받던 아일랜드 캐슬이 3년째 개장도 못 하고 있다. 아일랜드 캐슬은 경기도 의정부시 장암동에 대규모 온천 시설과 워터파크를 갖춘 테마파크로 주목을 받았지만, 개장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소문만 무성하다. 인근 주민도 기대를 버린 지 오래다.
준공 이후 방치돼 있는 아일랜드 캐슬을 <더팩트>에서 직접 찾았다.
지하철 7호선 끝 장암역에서 내리니 멀리서도 한눈에 고성 같은 아일랜드 캐슬이 눈에 띄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앞에 두고 아일랜드 캐슬은 거대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하지만 역에서 아일랜드 캐슬까지 가는 대중교통은 없었다. 아직 개장하지 않은 탓인지 아일랜드 캐슬에 가기 위해서는 인근 버스정류장에서도 한참을 걸어가야 했다. 아일랜드 캐슬 근처에는 도로 공사 인부들만 있을 뿐 행인을 찾기 어려웠다.
아일랜드 캐슬에 도착하자 조용하고 한적한 모습이었다. 주변에 무성하게 자란 나무들만이 아일랜드 캐슬을 둘러싸고 있었다. 아일랜드 캐슬 안을 살펴보니 차 몇 대만 보일 뿐 사람은 찾을 수 없었다. 호텔 동은 물론이고, 건물 문들은 굳게 닫혀 있었다. 오랜 시간 누구의 손도 타지 않은 듯 건물 내부도 뽀얀 먼지로 가득했다. 1만3381㎡ 규모로 주목받았던 워터파크도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아일랜드 캐슬은 직원 한 명만이 관리자로 지키고 있었다. 관리자는 아일랜드 캐슬 출입을 막으며 "안으로 들어오면 안 된다. 아직 개장하지 않았다"며 취재진을 바깥으로 안내했다. 간혹 들리는 공사 소리에 대해 묻자 그는 "현재 콘도 쪽 내부 수리를 위해 인부 한 명이 작은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외에 시공사 관계자 2명이 매일 출근하고 있지만, 언제 개장할지는 아는 바가 없다"고 짧게 답했다.
아일랜드 캐슬은 인근 주민의 관심에서도 점점 멀어지고 있다. 아일랜드 캐슬 앞 건영 아파트에 사는 임 모(42)씨는 "개장한다는 얘기만 계속 돌고, 소문만 무성할 뿐 방치돼 있다. 오히려 없는 것만 못하다"고 불평했다. 부동산 관계자 역시 "아일랜드 캐슬이 지어질 당시만 해도 인근 아파트 시세가 오르지는 않았지만, 선호도가 높아 거래가 쉬웠다. 하지만 요즘에는 그저 흉물 취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 경매 유찰, 개장 미뤄지는 이유는?
아일랜드 캐슬이 개장 전부터 눈길을 끌었던 것은 경기 북부에 처음 들어서는 워터파크였기 때문이다. 아일랜드 캐슬은 전철 1호선 망월사역과 7호선 장암역이 가까이 자리 잡고 있고,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의정부나들목 동부간선도로와도 인접해 서울에서 30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다. 도심형 리조트를 표방한 아일랜드 캐슬은 12만2000여㎡ 부지에 콘도 531실, 호텔 101실과 하루 8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실내 워터파크를 갖췄다.
하지만 2005년 6월 롯데건설이 착공한 아일랜드 캐슬리조트는 2009년 11월 준공했으나, 리조트 개장을 둘러싼 사업 관련사 간의 이견으로 개장을 미뤄왔다. 결국, 시행사인 유니온브릿지홀딩스에 대출을 해준 외환은행은 지난해 9월, 아일랜드캐슬 1~2층 상가와 3층의 실내골프장, 4층 헬스장, 5~6층 목욕시설, 7층~14층 호텔을 경매에 내놨다. 경매는 5차까지 진행되고 가격은 최초 경매가의 40%인 149억원으로 떨어졌지만, 응찰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아일랜드 캐슬은 준공되기 전까지 많은 문제가 불거져왔다. 공사 진행 중에 아일랜드캐슬 일용직노동자 60여명은 롯데건설 본사 앞에서 150여명의 일용직 노동자들이 몇 달씩 임금을 받지 못해 고통을 받고 있다며 책임 있는 해결방안을 촉구하기도 했다. 또한, 수백억원을 투자한 개인투자자들과 콘도 회원권을 미리 분양받은 회원들이 개장 지연에 대한 책임을 묻고 항의가 빗발치며 삐걱 거렸다.
이후 아일랜드 캐슬은 준공 후 3년이 지난 올 1월 개장한다는 소문이 돌고, 이어 7월 개장한다고 다시 알려졌으나 이 역시 미지수다.
아직 아일랜드 캐슬은 시에 사업 등록신청도 하지 않은 상태다. 의정부시청 관계자는 "아일랜드 캐슬 측으로 사업 등록신청이 들어오지 않았다. 언제 개장한다는 소문만 무성하지 아는 바가 없다. 등록신청 여건만 충족된다면 허가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시공사와 신탁투자자 사이에 마찰을 빚고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시공사인 롯데건설은 "공사비 청구권 등 법적인 절차가 진행되고 있어 아직 개장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 정상적인 오픈을 해서 공사비를 받아야 하는데, 운영비용이 원활하게 해결되지 않아 개장이 늦어지고 있다. 공사 대금도 거의 받지 못한 상황이다. 개장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답했다.
아일랜드 캐슬 관계자는 "개장은 계속 준비하고 있다. 올 여름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올해 안에는 개장할 예정이다. 시공사와 신탁주자자 사이의 마찰은 물론이고, 운영 자금까지 모든 문제가 정리돼야 하는 부분이다. 아직 이렇다 저렇다 얘기할 수 있는게 없다“고 말했다. 비즈포커스 bizfocu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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