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싸고 민망한 ‘비아그라’ 복제약 너도나도 출시
  • 이철영 기자
  • 입력: 2012.03.18 10:45 / 수정: 2012.03.18 10:45

▲오는 5월17일 특허가 만료되는 화이자의 비아그라.
▲오는 5월17일 특허가 만료되는 화이자의 비아그라.

[이철영 기자] 최근 발기부전치료제의 대명사 비아그라의 특허만료를 앞두고 국내 제약회사들이 너나할 것 없이 복제약 출시에 나선다. 현재 29개 제약회사들이 출시 준비를 마쳤을 정도로,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비아그라. 발기부전의 대명사로 불리는 이 치료제는 오는 5월 17일 특허가 만료된다. 특허만료에 따라 복제약 출시가 가능해진 것. 현재까지 국내 35개 제약사가 비아그라 복제약 생동성 시험 계획서를 냈고, 이 중 29개사는 시험 승인까지 받은 상태이다. 따라서 앞으로 허가를 받는 제약사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복제약이 출시될 경우 국내 발기부전치료제의 가격은 크게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비아그라의 가격은 100㎎ 1만5000원 선, 50㎎은 1만2000원 선이다. 그러나 복제약은 5000원 이하로까지 나올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재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은 화이자의 ‘비아그라’가 연간 500억원대 매출로 1위를 지키고 있으며, 이어 릴리의 ‘시알리스’ 300억원, 동아제약의 ‘자이데나’가 200억원대 규모로 약 90%를 점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바이엘의 ‘레비트라’와 SK케미칼의 ‘엠빅스’, 중외제약 ‘제피드’ 등이 있다.

또한, 발기부전치료제는 먹고, 물에 타고, 씹고, 입에 넣고 녹이는 등 종류도 다양해졌다. 이처럼 제형도 다양해질 만큼 남성들의 높은 관심(?)에도 불구 시장규모는 아직도 1000억원대 수준. 하지만 음성적으로 거래되는 발기부전치료제 시장까지 포함하면 2000억원 이상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2011년 상반기 밀반입하다 적발된 발기부전치료제는 1123억원 어치에 달했다. 이는 2010년 전체 밀반입 적발규모 916억원을 뛰어넘는 것으로, 2007년 적발금액 62억원에 비하면 20배 가량 급증했다.

이에 업계나 비뇨기과전문의들은 비아그라 복제약 출시가, 밀반입 등과 같은 음성적 발기부전치료제 거래의 사슬을 끊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출시를 앞둔 비아그라 복제약의 이름들이 특이하다 못해 부르기 부끄러운 이름들로 출시 전부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출시를 앞둔 비아그라 복제약의 제품명은 '자하자', '스그라', '쎄지그라', '오르그라', '오르맥스', '불티스', '헤라크라' 등이다. 이 같은 제품명은 소비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업계나 전문가들 대부분은 지나치게 선정적이어서 한 마디로 ‘19금’이라는 것.

제약업계 관계자는 “비아그라 복제약 출시가 많아진 것은 약가인하 등의 영향으로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는 원인이 작용한 것 같다. 그런데 제품명을 보자니 정말 말도 안되는 이름들로, 부르기조차 민망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 비뇨기과 전문의는 “제품명을 보면 일반인을 호도하려는 것으로밖에 보여지지 않는다. 발기부전치료제가 무슨 섹스 숍에서 오일 구매하는 것으로 착각한다”며 “발기부전치료제가 약국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극적인 제품명을 만들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한편, 발기부전치료제의 가격이 저렴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오남용’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제기됐다.

공단 일산병원 비뇨기과 이석영 교수는 “복제약 출시가 많아지면 접근성은 좋아지지만 반대로 남용될 우려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우 발기부전 유병률이 높은 것처럼 보여지는데 사실, 외국에 비해 많지도 않다. 약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진다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발기부전치료제의 가격이 내려가면서 구하기 쉬운 약물이 된다면 다양한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규제는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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